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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의 부장들]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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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은 거 짧게 감상

만화편<

설희 12, 13

신간이 나오다니!!!! 강경옥 쌤 아프시다던데 ㅜㅜㅜㅜ 부디 무탈하시길 .

설희가 금요일에 나왔는데 무려 일요일에 뒤늦게 알게 되어 퇴근길에 적절히 샀다! 너무 좋았다 >ㅅ< 그간 궁금해궁금해 해왔던 게 마이 나왔쪙 두 권 연달아 나온 게 처음이라 그런지 전개가 빠르게 느껴졌다. 20권쯤 갈 줄 알았는데 15권쯤에서 끝날라나. 선생님 무탈하소서 iㅁi

 

薫りの継承

한국말로 향기의 계승인데 단행본 디게 이쁘게 나왔네 아주 고급져 가격은 다른 거랑 같음 리브레랑 오오타가 나카무라 아스미코 데뷔 15주년 기념해서 이것저것 하던데 저번에 하기오 모토 선생 단행본도 그렇고 요즘 일본 만화 출판사들은 띠지나 광고지로 같은 작가의 다른 출판사 작품도 광고해 주는 게 몹시 신기하다.

이 책은 형이랑 동생이랑 웅...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스포일러 →☞ ) 최근 단편들 그리시는 것도 새드가 많던데 이것도 뭐 새드랄 수 있을 듯. 한국 1차쪽이 너무 강제적 해피 엔딩이라 사실 취향이랑 굉장히 안 맞는데.. 나카무라 아스미코님 새드 주구줄창 그려주시오.. 어떻게 생각하면 제이의 모든 것의 모건도 작품이 끝나고 외전이 나오는 시점까지 끝까지 짝사랑이라 이쪽도 새드 요소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군 초기작부터 말이다. 최근 단편들이 실릴 단행본이 아주 기대가 된다.

 

おはよう楽園くん(仮)

별 생각 없었는데 재밌었다. 낙원이란 잡지가 있나본데 거기에 핀업걸처럼 낙원군이라고 만들어달라고 의뢰를 받고 작가의 모에를 잔뜩 불어넣어 만들었던데.. 끝까지 얼굴이 나오지 않는 나레이터(?)가 친구인 낙원군과 대화하며 1인칭 시점으로 그려졌는데 (물론 연출은 제3의 앵글로도 잡는다만) 나는 첨에 낙원군에게 말 거는 게 여자인 작가 자신인 줄 알았어...;;; 가상 인터뷰하는 형식인 줄 알았는데. 여튼 컬러도 잔뜩 들어있고 안경모에라면 아주 즐길 수 있을 듯 나는 안경은 전혀 모에하지 않아...< 하지만 아스미코님 캐릭터는 모두다 모에모에하지롱

 

하라다갓라다

요즘 읽었다기보다 요즘 보고듣고맛보고즐기는 왼갖 작품 중 단연 가장 중요한 작가- 왜 갓라다 갓라다 그러는 줄 알겠다, 갓라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나의 동인력을 가볍게 누르는 초변태.. 이 정도면 그냥 변태가 아니고 신이다 정말 한 경지를 이루었다 존경한다.. -ㅁ-

 

갓라다는 변태의 끝까지 가보는데 제아무리 변태라도 상업지에선 변태의 도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인지라는 게 있는 거임 갓라다가 와 이 여자 진짜배기다 진짜 변태가 나타났드아~~ 어디 가서 나 변태라고 명함도 못 내밀게 기를 퐉 죽이심

 

하지만< 나도 작가 때문에 긴히지파가 되었는데... 뭐 하루코가 그리는 긴신도 좋아하지만 (최근작들은 좀 별로다, 야해졌는데 재미가 없어져) 사실 은혼 커플링은 관심 없었..; 근데 작가가 히지긴 그것도 긴 총수로 동인을 시작했다는 걸 알게 됐다 럴쑤.. 세상은 파괴되었다!!! 히지긴으로 데뷔라니!!!! 이럴 수가아아아 세상은 꿈도 희망도 없어ㅜㅜㅜㅜ

 

첨에 번역본 [변애]만 봐서는 갓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동인지도 그렇고 변애도 원본이 더 재밌음 딴소리지만 일본에서 한~~참을 계속해서 쉴 새 없이 그림에 검열을 하고 자빠졌네 정말 동인지까지 그래야 하는 거냐규 동인지에 대한 검열의 철퇴를 뿌러트려 달라규 ㅠㅠㅠㅠ

 

동인편<

연→ㅇㅐ→ㅅㅣ→ㄷㅐ

끄아 꺄아 뚜와 불어로 고백하는 장면에서 꺄

막 나도 모르게 절로 함박 미소가 지어짐 -ㅅ-;;;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고 내려서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길에 만면에 웃음이 사라지질 않아서 아주 고생했네 -ㅅ-;;;; 하지만 더 보다가 짜게 식었다 짧았으면 엄청 재밌게 흐뭇하게 읽었을텐데 너무 길어서 읽다가 반절 읽고 관둠;

 

ㅂㅣ탈길

뜨아아 꺄아아아< 끝까지 재밌게 봄 우왕 ㅜㅜㅜㅜ 나도 왕년에 사랑 좀 해봤는데 ㅜㅜㅜㅜ 정말 신기하게도 일은 할 수 있더라고 미쳐버릴 것 같은데 업무시간에는 그냥 일하고, 오히려 업무시간 중에 짬이 나면 더 힘들기 때문에 ㅜㅜ 모든 것을 잊고 업무시간은 집중하고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ㅇ<-< 휘몰아친다 파도가 넘친다 철썩처얼썩 아유 ㅜㅜㅜㅜ ㅈㅔ흔에게 감정이입돼서 헐쿠ㅜㅜㅜㅜ 미촤버려ㅜㅜㅜㅜ 이런 거 너무 좋음 한 사람이 미친듯이 순정을 오래오래,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자기 마음을, 짝사랑을 모두 태워버리고, 다 태운 다음에 미련 없이 버리고 남은 사람이 뒤늦게 땅파고 후벼파고 땅굴을 기냥 파대면서 죽기 직전으로 개로와 하고 아오 개로와 개로와 너무 개로와 너무 좋아 ㅇ<-< ㅋㅋㅋㅋ 이러구선 가슴 찢어지게 끝까지 안 받아주면 좋을텐데... =ㅅ=;;;;

 

반칙

모든 시간을 잠재우고 나를 미촤 버리도록 휘몰아친 엄청난 작품이 나타났드아~ 사실은 이거 사서 내가 구하고 있는 다른 좋아하는 작가 작품이랑 교환하려고 산 건데 ㅜㅜㅜㅜ 근데 너무 좋아 나 미촤 부러 ㅇ<-< 취향을 넘어서는 재미란 것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어떤 훌륭하신< 분이 이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사상을 정리해 주시기를, "어찌어찌하는 사건들을 통과해서 가해자들의 연결 고리에 들어있는 남자들의 계열 중에서도 최강자와 사랑을 명분으로 얽히고 나중에 신분과 재산을 공유하면서 남자의 힘을 획득하는게 해피앤딩"이라셨는데 딱 그랬다. 딱... 내가 짱 싫어하는 ... ㅇ<-< 근데 너무 재밌어 이게 뭐야 어쩜 이래 ㅇ<-< 그래서 나는 결국 이러저런 패턴을 더이상 싫어한다고 할 수 없는 몸이 되얏다 ㅜㅜ 무담시 걸어다니면서도 두사람 얘기를 회상하고 더 상상해보고 그럼 어린이같이...; 수의 아빠가 역대급 캐릭턴데 외전이 필요해 외전 우어어어어어어어어 사실 많은 경우에 아 이 작가는 현실을 몰라 그냥 현실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라 아니 물론 몰라도 돼 몰라도 되는데 모르는 걸 설정에다가 넣지 마 날 오그라들게 하지 말아죠... 이러는데< 이 작가님은 설정이 아주 탄탄해서 이런 식으로 몰입이 깨지지 않았다. 며칠은 캐릭터들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는데 시간 쫌 지나니까 헤어나옴< 그리고 대박 성실연재! 앞으로 이분 신작은 무조건 사는 거다

 

유정

내가 좋아하는 ㅅㅌ님이 이게 왠 말이오ㅜㅜㅜ 십삼이라는 것도 옛날에 엄청 재미없어서 싸게 팔아버렸는데 이것도 못지 않다 ㅜㅜ 왜 낱권으로 도는지 알겠슝 흑흑 삼월보름이나 좀 구하면 소원이 없겠다만은

 

환상단편뭐뭐뭐

ㅇㅇㄹ님의 단편집 한 권 구했다. 20대 초반에 쓴 건데.. 한 편 읽었는데 주인공이 일호구미 주인수랑 너무 똑같은 작가의 분신.. 남들이 오해할 법한 자기 자신을 고대로 이해하고 사랑해줄 사람을, 그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 심리까지 굉장히 구체적으로 그린다는 점이 아주 놀랍다. 비문 오타 많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수준은 조금 떨어져도 역시 재밌게 잘 쓰신다. 잘 구했어 참 잘 했어 나

 

노말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사실 아직 읽고 있스빈다 ㄷㄷ 문체가 안 맞을까봐 걱정했는데 완전 몇 쪽 읽었는데 캐좋음 캐괜찮음 캐간지 막 하드보일드 문학이라고 하면 몇 개 안 읽어봤어도 나의 하드보일드랑 전혀 맞지 않게 문체들이 형편 없어서-ㅅ- 아예 추리니 뭐니 안 읽는데 이 작가님 멋쪙 다 읽을테야 월드를 구축할테야..라고 썼었는데 더 유명한 다른 작품은 번역이 그지라네 휴...ㅜ

 

검은 수첩

내가 이렇게 불성실하게 세이초님의 글을 읽다니... 자격이 없다 죽어야 된다. 심지어 중간에 아이디어 노트 메모하는 법 알랴주신 부분은 너무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나도 본격 사회파 ㅇㅇㅇ를 쓰고싶어하는 입장에서 세이초 사마의 소설쓰기를 초큼이라도 엿봤다. 바리가 선물해 준 세이초 사마의 소설도 언능 읽어야지 ㅇㅇㅇ에 밀려서 읽지 않고 있다늬이... 덕심이 불타오르는 시기가 있기에 내가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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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할아버지의 술, 오키나와 노트, MW

오키나와 가고 싶다<

 

혼 불어넣기
혼 불어넣기
메도루마 슌
도서출판 아시아, 2008

 

오키나와 출신 작가의 글을 읽는 건 기억하기로는 처음이다. 오키나와를 무대로 한 단편소설집이다. 

 

작품을 배치된 순서대로 읽어보면 왠지 이제 사라진 옛날의 오키나와가 그립다가 오키나와란 공간이 본토로부터 차별받고 있다고 해서 피해자로만 정체화할 수 있게 동질적이고 단일한, 그러므로 내부에서 평등한 집단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쉽게 여기든 저기든 다 똑같애, 뭐 그런 건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쓸데없이 일본 만화를 통해 오키나와를 이국적인(이미 일본이 나에겐 이국인데-_-) 정취로, 아름다운 풍광으로 이미지하고 있는 자로서... 뭐 그렇다고 반드시 꼭 그랬다고 할 수만은 없는 게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오키나와 투쟁에 대한 다큐도 옛날에 보고 그래서 꼭 그런 이미지만은 아니었다. 그냥 오키나와에 대해 모른다. 고 써 깔끔하게 -ㅅ-. 왜냐하면 나는 오키나와를 일본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오키나와로 생각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다 정말 모른다. 그런데 이 소설을 보니, 나는 일본 만화와 특정 소설들을 엄청 좋아하면서도 한국, 심지어 내가 한국인의 정서랑 크게 맞닿아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런데도 나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엄청 다르다고 생각해왔는데, 오키나와는 정서가 비슷하구나.. 적어도 나의 정서와 비슷하구나 신기하다. 왜 일본은 신들의 나라라고 하지 않는가. 이 책에도 생활에 녹아있는 미신적인;;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데 그게 일본 신들같지 않고 내가 한국에서 미신 믿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졌다.

 

특히 표제작인 <혼 불어넣기>. 일본 만화를 통해 이미징해왔던 오키나와 섬의 무당들과 느낌이 달랐다. 더 몸을 옹송그리고 더욱 더 작게 더 작게... 내가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아무래도 역사적인 경험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도 한국에서 자란 나의 추체험은 일본 '본토'보다 오키나와에 가까운 것이다. 그걸 이 소설을 읽으며 처음으로 느꼈다. 좋아하는 것이 내 정서랑 비슷하다고 느끼는 일은 거의 없는데.

 

그리고 오키나와에 가려면 오키나와 말을 배워야 하나 진지한 고민이 드는데.. 오키나와에 가서 한국인이 일본말로 떠드는 게 어떤 의미일지... 모르겠는 것이다.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도 그렇고 <혼 불어넣기>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눈물이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혼 불어넣기>랑 <투계>의 격렬한 싸움 묘사도 음.. 뭔가 하나가 하나이기만 한 게 아니고 겹겹이 쌓이고 깊고 깊게 오랜 시간을 두고 ... 뭐라는 거임 ㅠㅠ 글이 전부 좋았다.

 

굳이 민중문학이라는 게 아니어도, 아니 오히려 어떤 패턴화된 글을 싫어하면서도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글은 또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안성맞춤..< 이었음. 아 나의 천박한 말로 더이상 책을 욕보이지마 그만 써 -_-

 

책 제목을 검색하니까 책이 안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찾아보니 2쇄(인지 재판인지) 찍으면서 표제작이 바뀐 듯 하다. 사실 일본에서 나올 때 원제가 <혼 불어넣기>였는데 왠지 한국에선 두번째 단편인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을 표제로 삼았다가 다시 원제를 제목으로 삼았다. 왠지는 모르지만.. 바뀌면서 제목 디자인은 거의 안 한 듯한 느낌의;; 책 표지로 바뀌었다. 내가 가진 책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을 선물해 준 무연에게 고맙심다. 찾아보니 메도루마 슌님의 다른 책도 두 권 더 나와있네 다 봐야긔.

 

오키나와 노트
오키나와 노트
오에 겐자부로
삼천리, 2012

 

어차피 일본 문학을 많이 읽은 편도 아니긴 하지만 뜻밖에도 이 책이 내가 처음 읽은 오에 겐자부로의 글이다.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을 다 읽고나서 오키나와에 대한 게 더 읽고 싶어서 저번에 사뒀던 이 책을 펼쳤는데 아뿔싸.. 나는 르포르타쥬같은 건 줄 알고 샀는데 전혀 아니었다. 작가가 오키나와에 자주 왔다갔다 하며 글쓰는 시점의 문제들을 다루지만 70년대 초까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읽어야 재밌을, 작가의 생각을 적은 글이었다. 아주 기초적 배경만 갖고 있는 내가 읽기에 힘들었고, 문장 자체가 잘 안 읽혀서 읽은 문장을 거듭 읽어야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시 읽어보면 어려운 문장도 아닌데. 전체적인 상이 안 잡혀서 그런 것 같은데.

 

오키나와에 대한 다른 책들을 본 뒤에 다시 읽을 셈이다. 기본적으로 작가의 입장이 완전 수긍이 간다. 오키나와에 '연대'하는 일본인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작가가 얘기하듯 오키나와의 역사에 대해 쉽게 자기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죄책감 따위는 오히려 독이다. 작가는 안주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오키나와로부터 거절당하고, 그 거절을 지지하며 곱씹고 괴로워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으로 윤리적인 태도는 이런 것이다. 괴로워해 마땅할 상황인데 어떻게 괴로워하지 않고 나도 피해자입네 하면서 자기 치유나 하고 앉았나? 하지만 오늘날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건강하지 못하다거나 국가와 개인을 동일시한다거나 내가 하지 않은 일로 왜 괴로워하냐는 이딴 소리나 하고 앉았다. 실제로 이런 얘기를 꺼냈다가 이런 반응들을 받았었다. 이런 건 피학적인 것도 아니고 자존감을 붕괴시키기 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직 나는 이런 얘길 할 자격은 없는 것 같으니 이쯤 하자 자격 있는 자가 이런 소릴 하는 걸 보니 참으로 반가운가봉가

 

여러모로 오에 겐자부로가 보여주는 '본토'의 반응은 끔찍한데 특히 오키나와에 연대하는 이들마저 '본토의 오키나와화에 반대한다'는 슬로건을 걸었다는 게, 정말 쓰레기같다. 전반적으로 그냥 읽다가 이 부분은 너무 화딱지가 났다. 이 말은 오키나와가 어떤 상황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리고 오키나와는 그래도 되고 본토는 안 된다는 생각을 거짓없이 드러낸다. 진짜 추하다.

 

지지난 주에 베트남 반전 운동을 하며, 일본으로 와 탈영하는 미군들을 돕는 활동을 했던 JATEC의 활동가의 발표에 참가했따. 일하느라 대왕 늦어서 상황 파악 못 하고, 탈영 병사들 면접을 위해 베트남에 왔다갔다 사람을 파견했냐는 엉뚱한 질문을 던졌는데 공중에 하이킥을 날리고 싶다 -_- 암튼 가기 전에 나는 그런 건 줄 알고, 우와 이런 운동이 있었는데 나만 몰랐어? 우와 이랬는데;; 아니었긔. 암튼 대부분의 미군기지가 오키나와에 있는 상황에서 오키나와랑은 어떤 연대가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이미 멍청한 질문을 해버려서-_- 질문을 못 했다. 그리고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안 했다. 질문을 할 걸 그랬다. 이 책 읽으면서 그게 계속 궁금했다 반전 세력은 오키나와 문제에 어떤 입장으로 어떻게 운동했는지. 그리고 미국에 점령당했다 본토에 반환되기 일보 직전이었던 당시에 도대체 오키나와에서는 그 운동을 어떻게 평가했을지도 상당히 궁금하다. 내가 공부를 많이 해서 직접 알아내자<

 

뮤 MW 1 뮤 MW 2 - 완결
뮤 MW 1
테츠카 오사무
에이케이(AK), 2009
뮤 MW 2 - 완결
테츠카 오사무
에이케이(AK), 2009

 

일본만화에서 오키나와를 주로 접했기 때문에 집구석에 만화를 뒤져보다가 불현듯 MW가 떠올라서 만사 제끼고 이것부터 다 읽었따;; 먼저 이 훌륭한 만화가 절판된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 너무 느므 아쉬워

 

테즈카 오사무 사마는 1969년 7월 8일에 있었던 미군의 카데나 탄약고의 독가스 유출 사건을 가져와 오키나와 어딘가의 가상의 섬(같다 검색해도 안 나옴) 오키노마후네(沖之船)섬의 주민 800명이 집단사한 것을 극화로 만들었다. 이때의 독가스가, 니네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본토로 이전해 왔다교!! 그래서 당시 오키노마후네 섬의 유이한 생존자 중 하나인 유키는 독가스 후유증으로 뇌의 어떤 부분이 망가져서 인간성을 잃고 순수하게 악마가 됐고, 살인, 섹스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독가스를 손에 넣고 인류를 절멸시키려 한다

 

이 바탕이 되는 사건에 대해 좀 알아보다가 일본어 읽기 싫어서 관뒀다. 작품에선 미국을 '어느 나라'라고만 하는 것도 재밌었다. 처음 읽었을 땐 몰랐는데, 작품에서 독가스를 본토로 이전시키는 게 굉장히 통쾌했다. 아무튼.. 이 만화 진짜 재밌는데 ㅠㅠ 다음에 실제 사건, 특히 고자(오키나와시의 이전 이름) 폭동에 대해서 좀 찾아보긔.

 

오키나와 가야지 내년에. 가서 어딜 가고 누굴 만날지 벌써부터 대왕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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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 - 상실의 시간들

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한겨레출판, 2014

 

벌초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게 엄마 산소를 관리하는 공원 측에서 주기적으로 벌초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에 뒤늦게 생각이 미쳤다. 일년에 세네번 가면 잡초나 좀 뽑을 뿐 항상 깨끗하길래. 하지만 겨울에 쌓인 눈까지 치워주는 것 같진 않다. 흰 눈에 덮여 십센치쯤 높아진 무덤은 왜 그렇게 추워 보일까. 어느날 ㅁ이가 무슨 얘기 중이었는지, 무덤 속에 너네 어머니가 계시냐고 핀잔을 줬던 일이 있다. 개숑키야...<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마치 그런 듯 느껴왔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그러니까 무덤 위 꽁꽁 언 눈을 맨손으로 쓸어내렸겠지. 책을 읽으면서 엄마를, 엄마가 죽고 내가 겪었던 시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가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있었던 건 아니다. 장례행위의 주체가 되기에 사회적으로 나는 어렸고, 그래서 나는 사회적 죽음으로서 엄마의 죽음을 경험하지 못했었다. 엄마의 죽음은 나에게, 우리 가족보다도 나에게 닥친 지독하게 개인적인 불행이었다.

 

죽은 사람이 정말로 죽기 위해선 그가 죽은 뒤 사회적으로 그를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여줘야 한다. 사망 신고를 하고 보험을 해지하고 인터넷 아이디들 삭제하고. 시신을 깨끗이 닦아주고. 장례식을 치르고 왼갖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나는 어떤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어서(있다면 장례식장에 와서 우는 내 친구들을 웃겨 주려고 노력했던 것 정도) 책을 통해 알게 된 과정들이 흥미로웠다. 수동적으로 겪어냈던 과정을 반추하며 그때 이런 게 있었겠구나 아빠가 혼자 이런 걸 다 겪었구나.. 아빠는 내게 언제나 아빠고 처음부터 어른이어서 그냥 당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너무 내 얘기만 하는데ㅡㅡ 소설 속 엄마, 우리 엄마랑은 전혀 다른 엄마의 죽음 통해 우리 엄마의 죽음, 내가 제대로 겪지 못했던 죽음을 다시 겪을 수 있었다. 단지 간접체험이 아니라, 소설을 읽으면서야 내가 엄마의 죽음을 지금까지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게(마치 화자 석희의 아빠처럼 말이다) 내가 그걸 한 번도 직시하고 마주한 적이 없어서라고, 제대로 겪어내서 소화(?)하고 화해한 적이 없어서라고 알게 됐다. 이젠 뭐 다 겪은 것 같고 이런 게 아니고ㅡㅡ 엄마의 죽음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어른이 되며 엄마의 얼굴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엄마가 궁금해지고 그런 엄마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하긴 했지만, 여전히 엄마는 나에게 우리 엄마로, 나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내게 존재하고 있었고 그래서 여전히 엄마의 죽음은 내 가장 개인적인 사건이고 고통이었다. 나는 엄마를 잃은 경험을 한 이들과도 나의 경험을, 고통을 나누는 것을 너무나 끔찍하게 여겨왔고 전애인의 조언에 따라 이걸 남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조금씩 얘기하며 무게를 덜어보고자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다 실패한 상태였다.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할 순 있는데 그 이상은 조금의 진전도 없었다. 그게 이십년 가까이 내가 엄마 죽음을 내 개인의 불행으로 규정하고 그걸 꽁꽁 싸매고 있었을 뿐이란 거,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을 겪어보지 못해서라는 거, 우리 엄마라는 사회적 존재가, 나하고, 언니하고, 아빠하고, 엄마 친구들하고 관계를 맺고 이 나라의 국민으로, 현대사를 담지한 결과물로, 인류가 쌓아온 관습 속에 존재해 왔던 유적 존재가 소멸했다는 거, 내가 세계의 일부이자 세계가 나의 일부이고 엄마는 내 세계의 일부이고 반대도 마찬가지고 세계가 붕괴되지 않은 게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거. 몇날 며칠을 몇년을, 몇십년을 생각하고 곱씹어도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의 죽음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한 것 같다.

 

장황하게 쓰자니 쑥스럽구만.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부모가 죽을 때마다 엄마를 생각하며 속이 문드러지게 한 번씩 울었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는 문드러지게 울지 않고 조금씩만 울 수 있었다. 굉장한 경험이었다, 오히려 이 글 쓰는 게 더 눈물이 나네ㅡㅡ

 

이게 가능했던 것은 소설의 화자 석희가 신랄하리만큼 꼼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비슷한 과정들, 모든 것이 엄마의 죽음으로 귀결되는 모든 종류의 생각들을 적당한 슬픔으로 뭉개지 않고 꼼꼼하게 꼼꼼하게 더듬어서 기원을 추적하고 맥락을 구체화하고 현재적 의미를 되짚고 연결 고리를 찾아내고 그렇게 찾아내서 피하지 않고 적어내려간 글들이다 이게 다 읽어 꼭 읽어봐봐 ㅠㅠㅠㅠ 엄마의 죽음을 내가 비겁하게 회피해 왔구나, 나 원래도 어리광 개심한데 자기한테도 어리광(우웩) 부리며 슬픔과 고통에 날 방치하며 변명해 왔구나.. 참 많이 깨닫네 ㅡㅅ ㅡ

 

신랄함은 아버지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그래서 석희는 두루뭉술 엄마를 잃은 아버지를 연민하거나 효심 돋으면서 적당히 타협(!)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찰나생 찰나멸, 아빠의 삶과도, 엄마의 죽음과도 꼼꼼한 화해를 하는 것이다.

 

소설을 두 번 읽었는데 처음 읽을 때는 매일 팔레스타인에서 사람들이 살해당하고 있었고 세월호 관련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어서 죽음과 애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두번째엔 내 생각을 어째 더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책에서 배웠던 소설의 순기능을 문자 그대로 경험했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서 이것저것 메모해놨었는데, 특히 주옥 같은 문장들. 넘 주옥이 많아서 세 개만 적는다. 나중에 또 다른 얘기를 적어야지.

 
 
- 누군가 죽은 사람을 죽여야 한다. - 17쪽
 

- 엄마는 목숨을 잃었다. 남편을, 자식을, 친척들을, 친구들을, 고향산천을, 평생을 살아온 원주를, 집을, 기억을, 감각을, 욕망을, 시간을……, 엄마는 생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 엄마는 원래 엄마로 태어나지 않았다. 아버지를 만나 우리를 낳아서 키우느라고 엄마인 엄마가 되었다. 모든 존재엔 역사가 있다. -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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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읽는 중

작년 국정원이 댓글 조작 등 정치 개입으로 물의를 빚자 국회에서 국정원 개혁 논의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국정원을 어떻게 바꿀까에서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을 지원할 것인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로 프레임이 바뀌었다. 현재 법률상 국정원은 휴대전화를 감청할 수 있지만, 국정원이 주장하기로는 감청할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국정원의 감청 설비를 자사 장비에 부착할 의무를 지어 국정원이 휴대전화를 감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적 공분을 샀던 사건이 오히려 국정원 권한 강화로 막을 내린다면 이거 뭐랄까.. 남의 집 불구경하는 심정으로는 흥미롭고, 동시대인으로서는 참담하다. 2월 내에 쇼부를 본다는데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어서 국정원의 감청 역사 타임라인 과 휴대전화의 감청 방식을 설명하는 페이지를 만들어 보고 있다.

 

그런데 국정원(의 전신들 포함)의 감청 관련 상세 내용은, 안기부 '미림팀'의 행보와 김대중 정부 때 외엔 별로 밝혀진 게 없어서 내용을 구성할 만한 게 별로 없다. 말이 나와 덧붙이자면, 내내 한나라당인지 신한국당인지 공화당계 정당이 정권을 잡다가 처음으로 민주화 세력이 정권을 잡은 게 김대중 정분데, 그런데 정권 교체 후에도 국정원은 하던대로 각종 정치인 등을 도감청하며 청와대 보고라인을 유지한다. 여기에 문제제기하는 것은 이미 그 시스템을 수십년간 이용해 왔으며, 그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들인 한나라당인지 뭔지였다. 내가 하던 짓을 니가 나한테 고대로 하는 게 다 보이는데 그냥 지나갈 수 있겠는가? 그 시스템을 그대로 운영한 게 잘 이해가 안 되는데(김대중 전대통령은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국정원이 관성적으로 유지했다는 기사를 봐서 일단 지움;), 어차피 잘 이해할 만큼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도 모르니까 넘어가자.

 

아무튼 중정/안기부 시절 자료 조사 차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감청 관련해서 크게 건질 게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재밌다. 너무 재밌어서 삼키듯이 읽고 있다.

 

내가 주로 편협한 인간이라, 어린 시절에 역사책을 읽으면 산업혁명 이후부터는 아예 읽지를 않았고, 현대사, 특시 동시대사에 대해서는 요약 정리 수준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직업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현대사에 관심이 없다라?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며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애쓰려고 애쓰고는 있었지만*-_-*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어 디테일한 근현대사를 공부한다는 게 솔직히 고역이었다.1 어린 시절 티비에서 하던 재미없는 정치 드라마를 보는 느낌? 불과 얼마 전 야스히토 요시카즈의 만화 [왕도의 개]를 볼 때도 윽 뭐야 아저씨들 보는 만화.. 이런 느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마쓰모토 세이초 선생의 일련의 작품에 빠져들면서 현대의 정치 음모 책략 괴략(?)도 재밌다!!고 드디어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남산의 부장들]을 읽자니, 관련 자료들을 보자니, 재밌다! 이렇게 재밌는 걸 왜 나만 모르고 살아온 것이야?! 막상 읽어보니 다른 게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사실 책을 사기 전에는 과연 이걸 내가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스러워서 읽고 아빠 줘버릴라 그랬다 ㅋㅋ 아빠한테 카톡으로 중앙정보부와 안기부 시절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재밌으니 다 읽으면 빌려드릴까요? 물었더니 '응 가져와'라는 답변이 왔다. 난 우리 아빠가 뭔 말만 하면 왜케 귀엽지? 응 가져와라니... 너무 귀엽잖아 ㅇ<-< 실제 말투랑 달라서 웃길 때도 있고, 실제 말투가 연상돼서 웃길 때도 있고 ㅋㅋ 나이 들면서 계속 귀욤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우리 아부지... 사실은 이 마지막 문단 적으려고 글을 쓴 거임.. ㅎㅎ 예전에 [삼성을 생각한다] 줬더니 그것도 엄청 즐겁게 보시는 거라. 그래도 뭐 여전히 박근혜찡 짱 좋아하는 우리 아버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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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은 역사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은 나의 무식함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ㅅ=;;텍스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