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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콧구멍 그속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 등록일
    2005/10/21 10:10
  • 수정일
    2005/10/21 10:10
  • 분류

저기 추악한 얼굴들을 보라

거의 풍뎅이보다 더하다

오물을 갈겨대고 다시 그 오물을 마시는

추잡한 얼굴들을 보라

그들이 내쉬는 숨마다

시커먼 검뎅 알알이

공기를 더럽히고

어린 생명에 들어가

검뎅은 전염된다

 

검뎅을 거르려 길어진 콧털

콧털에 엉겨붙은 점성의 코딱지를 보라

어린이의 콧구멍 속에 당신이 만든 세상이 있다

추악하다 니 얼굴 완전 추악하다

 

 

 

 

 

 

재작년에 전철에서 아기의 코딱지를 보고 썼다가 제목은 마음에 드는데 시가 꽝이어서 내비뒀다가 어제 공책을 보고 일필휘지로 새로 썼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더 많아진 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려 속눈썹이 길게 태어난다는데 콧털도 길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 행이 완전 잘 썼어 므흣 내 분노를 적확히 표출했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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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훼스의 창

 

내일은 이사날... 그래서 만화책은 전부다 박스 안에 넣고 내년까지 안 보기로 결심;ㅁ;

그래서 올훼스의 창을 몇 권 보았는데. 시대의 감성이라는 건 말이죠, 그러니까 지금은 이 만화가 너무나 웃기지만 당시에는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말들이었으니 삼사십년 지나면 다시 우습지 않은 시대가 될 수도 있는 걸까요?

 

아니면 나의 탓이냐? 나는 중학교 때도 원수연씨의 풀하우스의 詩틱한 나레이션들에 왕닭살이 돋고 아주 싫어했었지러... 올훼스의 창을 나는 작년엔가 처음 본 것 같다. 암튼 어른이 되고 나서 이미 초딩고학년들이 좋아할 법한 소녀적 냄새는 완전 웃기다라는. 한 장면 한 장면 어찌나 웃긴지 전부다 스캔해서 내 분류 중 "숭당이 웃은 이야기"에 전부다 넣고 싶다라는 강렬한 욕구...

 

그러나 오늘 할 얘기는 그런 것이 아늬다라는... 뭐가 어찌됐건 나는 드라마만 괜찮다면 아주 재미있게 보는데 이 만화도 참 재미있지요.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가 죽어 버리는지=_=

 

여자 만화가들이 그리는 여자 주인공들 중에 강한 여자들은 지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해지는 모습이 많다. 나약이 아니고 여성스러워지는 건가? 이 만화에서는 그것이 아주 심한데, 남장여자인 주인공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여유있는 멋진 남성을 연출하지만 정분이 통한 남주인공이 조국 러시아의 혁명을 위해 조국으로 떠나겠다고 하자 다짜고짜 "나도 데려가"라며 히스테리컬하게 울며 난동을 부리는데... 나라도 떼어놓고 가겠다-_-

 

상황이 안 좋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리고 평소에 남자로 연기하는 것이 버거웠다는 것도 알지만 그렇게 추하게 무너져야만 하는가? 왜지? 왜왜왱? 강한 남성의 보호 하에 있고 싶은 것은 어떤 마음이지?

 

쓰다보니 내가 너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구려. 그래 별 거 아니다. 그럼 딴 얘기를 하겠다.

 

...할 말이 없다.

 

그래 객관적인 척은 그만두고 내 얘기를 하겠다. 나는 너같은 여자들이 싫다. 근데 그런 여자가 진짜로 있냐? 미안... 있을 것 같아-ㅁ-

갑자기 내가 싫다고 말하는 어떤 사람들에게 몽땅 미안한 마음이 샘솟음을 느낀다. 미안 미안 ㅠ_ㅜ

 

적어도 내가 본 상업만화 중에 여성주의의 향기가 나는 작품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전부다 대마초 여자들이 와글거린다. 꼭 여성주의가 아니어도 좋지만 마초는 완전 사양. 드라마가 좋고 그림이 좋으면 그냥 좋아해 왔지만 갈수록 못 견디겠는 나의 마음은 단순히 마음이 더 비좁아지는 건지 아니면 감수성이 더 섬세해지는 건지? 둘 다 아니냐? 그럼 뭐~~냐?

 

마초란 무엇이냐? 여성을 직접적으로 억압하는 꼬라지가 나와야만 마초냐? 아니아니 여자를 보호하고 사랑해주고 아름답게 여기는 거 전부 다 마초다. 여자를 남자와 구분하는 게 마초다. 그렇다고 여자를 보호하고 사랑해주고 아름답게 여기는 마음이 나에게는 없느냐? 당연히 있다. 나는 맥락이 다르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쳐본다. 주장에 걸맞는 근거는... 천 원밖에 없는 고로 피씨방을 나서야하는 관계로 생략. 다만 "대상화"라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를 살며시 던지며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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