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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4
    장목단의 [워크 온 워터]를 읽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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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보통 10대 소년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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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목단의 [워크 온 워터]를 읽고

※ 미친 챙빠 주의

4권이란 분량은 납득이 안 되게 지루했다. 미보소에서 한 문장도 쓸데없는 문장이 없다고 작가에게 감탄했던 것을 비웃듯, 중복되고 반복되고 번복되는 문장과 표현이 많았다. 씬도 지루해서 씬을 거의 스킵하면서 보았다. 책을 완독한 후 씬만 또 찾아 읽는 나에게 어찌 이런 일이...; 짧았다면 작가도 독자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고 괜찮았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가 불필요하다기보다는 그 섬세한 낱낱의 묘사들이 너무 지루했다. 그래서 막권에서 같은 사건을 다른 주인공이 회상하는 건 오히려 재밌었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끝까지 읽었다. 끝난 뒤를 상상할 여지가 있어서 좋기도 하다. 결국 대부분의 연애물의 결말은 두 주인공이 마치 영원같은 햄볶을 성취했다이지만.. 내가 아는 현실 속의 대부분의 연인들은 결국 헤어졌다. 한 사람이 보통 연애를 몇 번씩은 하니까, 대부분의 연인들이 헤어지는 것이 일반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소설이 끝났어도 이 사람들이 현실에 있었다면, 뜨거운 열정이 바스라지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겠지. 또 그 사랑도 끝나겠지. 뭐 그런 생각이 든다.

 

어떤 로맨스의 끝도 결혼(이나 그에 유사한 것)이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결말은 그렇다. 내가 원하는 다음 이야기를 써보자. 일단 줄거리는 어릴 때 자신이 게이임을 깨달은 '맥퀸'이란 사람이 (단순화하자면) 아빠에게 반항하며 포르노 배우라는 극단으로 치닫고 포르노 영화 제작사를 차리고 포르노 업계 대마왕으로 불리지만 예술에 대한 갈망을 놓지 못 하는데, 그래서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않고 그렇다고 자기가 하는 일을 혐오하는 건 아니고, 그런 긴장을 갖고 산다. 암튼 이 사람의 제작사에는 스트레잇이 자위하거나 동성과 섹스하는 것도 다룬다. 여기에 몇 억원에 빚에 허덕이는 '박여운'은 스트레잇이지만 (단순화하자면) 자신이 잃을 것도 추락할 데도 없다는 마음으로 돈을 벌려고 찾아와서 둘이 사업상 마주치다보니 진짜 사랑에 빠짐....<

 

이렇게 경박하지 않다 -_-;; 기본적으로 작가님이 글을 잘 쓰시기 때문에. 그러니까 첫문단에 이러쿵 저러쿵 써놓은 것은 내 기대치에 비해서라는 거지, 기본적으로 잘 쓰심. 암튼 내가 굳이 경박하게 줄거리를 축약한 것은 챙 얘기를 하고 싶어서임...ㅜㅜ 

 

박여운이 빚에 시달리는 건 박여운 인생에 악인으로서라도 그에게 어떤 의미이길 원하는 '챙 리우'에게 일정 책임이 있음. 꿈을 잃을 만큼 아팠던 박여운의 1년간의 치료비로 대출해준 챙은(챙이 업자는 아니고 업자의 부하임) 원래 어릴 때부터 아는 동네형..; 근데 챙은 아마 자기가 얘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서는 그 마음을 찍어내리기 위해 얘를 증오하고 증오를 받고 그랬던 게 아닐까... ㅜㅜ 암튼 개괴롭히지만 결국 여운이 게이 포르노 찍은 걸 안 뒤로, 또 에스코트 서비스를 다니는 걸 안 뒤로 급분노 -> 사랑한다는 마음을 감추지 못함. 너무 좋다......<

 

그래서 말도 못 하게 나쁜 놈이지만 결국 무너지는데... 박여운은 좁은 틈도 주지 않는다... 그리고 맥퀸이랑 햄볶하게 쿵짝 소설이 끝나버린다. 하지만 연애라는 것은 결국 생각지도 못 하게 끝을 맞게 되어 있다. 그래서 지리멸렬하게 결혼하는 거 아닌가? 그러나 결국 결혼한 사람들에게 남는 것은 경제적 이해관계(공동체) 뿐이다. 운이 좋으면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구축하겠지만, 그게 깨지고나면 그게 얼마나 얄팍한 환상이었나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깨어부숴져버려아!! 그리고 챙이랑 사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 그리고 챙이랑도 결국... 깨지겠지 ㅜㅜ 왜냐면 맥퀸을 못 잊을 것 같다. 깊은 신뢰와 애정을 주고 받았는데, 챙이랑은 그런 관계는 만들지 못 하고, 항상 가해자인양, 피해자인양 시달리다가 극복을 한 듯 하지만 맥퀸과 주고 받던 그 관계는 안 될 것이야!!

 

근데 그걸 한계로 느끼면 안 됨. 사람들은 다 다르고 같은 관계를 만드는 건 불가능함. 그러면 맥퀸이 줄 수 없었던,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걸 찾아야 하는데, 이 챙은 근본 나쁜 남자라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겄다........ 나 뭐 함... 챙이랑 어떻게든 엮어줘 내 상상 속에서만이라도 엮어줘...ㅜㅜㅜㅜㅜㅜㅜㅜ<

 

그럴라면< 맥퀸이랑 헤어지고 바로는 안 되고, 이 남자 저 여자를 만나봐야 함. 그럼으로써 사랑이라는 게 반드시 운명적이고 벼락 맞는 것 같고 손이 곱고 마음이 간질거리고, 그게 다가 아님을 알고 맥퀸에거 돌아가...면 안 되고 -_- 사랑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니라, 상황적으로 주어지는 것일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리고 더 나이가 들면 알게 될 것이야 인생에서 연애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대에는 너무 크지만, 점점 줄어든다는 걸. 근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긴 하다 사람들 말 들어보면은.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나 연애라는 행위가 최소한 다른 중요한 것들과 같거나 낮은 비중이라는 걸... 알게 되겠지. 

 

근데 그 사이에 챙 리우와는 연락을 거의 주고받지 않고... 그럼 챙은 뭐하고 있지? -_-;;;; 그걸 모르겠노라. 악랄하게 돈 계속 벌고 보스 쳐내고 그래야 하나... 그럼 장르가 달라져... ㄱ-;;;; 몰라.... 혼자 나쁘게 살면서 연애도 못 해 봄?? 근데 현실에 챙같은 케이스가 있다면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지?? -_- 설마 이런 사람 없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악독하게 군 거야!! 좋으면 좋다고 하지!! 하긴 그게 되면 애초에 그랬겠어?? ㅜㅜ 막 이럼<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지 못 한 것을 탓하자 챙이여... 어째 여운 너란 남자는... 남자의 순정이란 걸 모르는 것이냐.. 나는 아는데.. 나는 챙의 마음을 알겠는데 ㅜㅜㅜㅜㅜㅜㅜㅜ<

 

어쨌든 챙이랑 되어도 결국 헤어진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챙이랑은 안 될 것 같네... 챙같은 남자여...... 보통 일본 야오이 만화를 보면 주연급 조연이 인기가 있으면 그 조연으로 가지 친 얘기를 새로 만들어서 다른 놈팽이랑 엮어서 그 남자를 반드시 햄볶하게 만들던데.. -_- 챙의 그런 얘긴 듣고 싶지 않다 박여운이랑 잘 되어야만 해.. 이글이글...

 

이러면 어떨까. 챙은 보스를 쳐내려다가 외려 암흑 세계ㄱ-;;에서 추방당한다. 그래서 막 세탁소나 카센터같은 건실한 일을 하면서 살게 됨.. 깜빵도 한 번 갔다와서 이제 아무도 죽일라고는 안 함.. 아 너무 구태의연하다.. -_-

 

아니면 차라리 보스가 우연히 죽고, 이제 여운이랑도 안 되는 이 판국에 염원했었던 중국으로 가서 산다. 중국으로 가서도 제 버릇 개 못 주고 악당질..하지 말고 의외로 대학에 가서 길림성에서 1등하는 엘리트가 된다< 그리고 막 출세해서 정치가 되면 ㅋㅋㅋ 중국 정치가 싫어 하지맘... =ㅅ=;;;;

 

하지만 악당의 미래로 어울리는군. 근데 중국 정치가가 되면 여운이랑 어캐 엮임?? 안 되겠다 -_- 그냥 중국 가서 대학도 나오고 엘리트긴한데 평범하게 연구원같은 거나 해라. 이과가 어울릴 것 같다. 무기 개발하는 건 싫으니까 순수 과학 쪽으로.. 화학실에서... 안 돼 그럼 무기 개발하게 되는데...< 잘 모름;;;; 이과는 뭐하는 데지;;

 

안 되겠다 내가 직업 세계를 잘 몰라... 나의 한계로다. 크억.. 암튼 멀쩡한 직업을 중국에서 갖고, 여운이랑은 연락도 안 되다가 홍콩이나 대만같은 데서 마주침. 왜 마주칠까.. 설마 인생 살면서 거기 갈 일 없을라규.. 아니면 중국 대륙 어딘가도 된다. 뭔가 몽골도 괜찮겠다. 그레 외몽골에서.. 몽골 가고 싶다... 말 타고 싶다.. 그래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도 가능하다. 오히려 이런 일이 현실 세계에는 있더구만. 나도 겪었음 상황은 다르지만 ㅎ

 

그래서 같이 말도 타고 찌프 빌려서 타고 댕기다가 사랑에 빠짐. 이미 이 때 여운은 맥퀴관의 관계에서 단물이 쭉 빠진 상태...가 아니라 다른 사람 사겨야 한댔지;; 뭐 그렇게 새로운 사람에게 가볍게 실연을 당한 상태에서 삼십살 언저리에 만나서 둘이 사랑에 빠져. 하앍 이건 가능하겠다...<

 

하긴 뭐 이런 게 아니어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변할 수밖에 없다. 단물이 빠지든 단단함이 물러지든. 그러니까, 그것만으로도 미래에 만나서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진작 이 생각을 할 것을 하앍... 인간을 고정불변의 존재로 보는 것은 형이상학이다 by 우리 애인< 형이상학 겁나 싫어하심 ㅋㅋㅋ =ㅅ=;;

 

결국 아름다웠던 감정들도, 아름다웠던 신념들도, 바래고 작아지고 사라지고, 변할 것이다. 꼭 나쁜 쪽으로만이 아니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던 그런 아름다운 것들, 그 아름다움은 퇴색될 거라교. 그리고 남는 게 뭐가 있을까. 신뢰와 존중. 그거 새로운 사람 나타나면 깨질 거임... 하지만 여운이 맥퀸과 바람 펴서 헤어질 것 같진 않고, 사람이 변하는대로 관계도 그에 맞춰 변화시키기 위해 인위적 노력을 겁나 해야 하는데, 보통은 그걸 실패하지 않음? 누가 나빠서가 아니라,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황적으로 같이 못 변하지 않음?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박여운은 챙과 한 번은 이어질 거고, 그 관계가 다시 끝나더라도, 아니 오히려 챙이 더 무뎌지고 다른 의미로 인간적으로 단단해지는 그런... 그래서 다음 번에는 새로운 사람과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나는 그냥 챙이라는 남자를 햄볶하게 만들어주고 싶어ㅜㅜㅜ


 

(2013.4.3 추가) 역시 내가 누구를 너무 사랑하는데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면, 사랑하는 것도 숨겨야 한다면 나도 챙처럼 할 것 같다 죽도록 괴롭힐 거야.. 죽도록 날 죽이고 싶을 만큼 하지만 그런데 나랑 절대 떨어져 살 수는 없게.. ㅋㅋ 나는 마음이 약해서 하다가 집어쳤겠지만 -ㅅ-;;;; 글구 원래 이 관계는 절 대 안 돼!! 막 이러면 더 좋고 잊을 수 없고 더 죽을 것 같고 그런 거라고..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면 숨기지 말구 발산 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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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통 10대 소년들

블루 스카이/ 이소라
 

 

장목단님 소설. 이걸 읽으니까 이제 다른 야오이 소설은 읽기 싫다.

엄청 잘 썼구나. 이렇게 긴 걸 호흡이 흐트러짐없이 연재해서... 무려 800페이지=ㅁ=!!! 프로 해도 손색이 없겠다

외전들도 아주 인상적이고... 자꾸 읽게 돼서 봉인해 버렸다. 박스에 넣어버렸심. 어차피 효리사마의 책이기도.

 

읽은지 쫌 됐는데도 불현듯 떠올릴 때 가슴 막 찢어지고-ㅁ-

너무 좋다. 아 이거 제대로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좋아서 쓰기 싫음 정말 최고 최고 진짜 잘 써 완전 최고심 첨에는 미국 이민 2세대 게이 작가의  자전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아 정말 800페이지를 어쩜 흐트러짐없이 그렇게 잘 쓰냐 아아 블리스으으으하고 울 때 꺄아아아 아 미치겠다

 

오래된 연인을 보는 애틋한 아픔... 아 이런 것도 쓰고 이민자들과, 그들과 추억을 가진 미국인 기타 등등 아 진짜 동인계 뿐만 아니라 근래 본 소설 중 최고였다.

 

많은 소설의 주인공이 자기가 게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사회적으로 차별받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 눈도 무섭고. 이런 패턴은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다. 내용이 아무리 무거운 듯 보여도 소설에서 이건 그냥 소재다.


반면 이 소설은 주인공이 왜 게이일 수 없는지 이해하고 마음 아프다. 본인이 그걸 부정하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게 안타깝기도 하고. 이것은 구체성의 승리다. 지우(주인공)가 맺는 인간관계, 가족, 배경 어느 하나 지우를 얘기하는 데에 버릴 것이 없다. 대단대단. 지우만이 아니라 왜 칼릭스는 블리스처럼 지우에게 할 수 없었는지, 왜 칼리스의 아버지 칼슨이 이주노동자인 페이린을 신고할 수밖에 없었는지...

미국이라는 다인종 사회에서 이 사람들이 왜 어떤 고민들을 하며 어떤 고통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게 동인소설의 기초인 호모관계로 다 표현된다. 이 어찌 놀랍지 아니한가...

칼릭스의 아빠 커플을 다룬 1권 외전은 압권이다. 이렇게 짧은 내용으로... 왜 사랑은 이렇게 쓸쓸할까.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 좋아하는데도 왜 이렇게 쓸쓸할까. 세상에 두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니까.
열병같은 사랑이 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 오랜 시간 함께한 낡은 양탄자같은 조금 쓸쓸하고 따뜻한 2권 외전도 너무 좋다. 세상에 두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서 쓸쓸하지만 더 좋은... 아 몰라;;

이런 소설은 동인소설로만 내면 절대 안 되고 출판사에서 내서 만인이 읽어야 한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 너무 야해서 일반인이 읽기 힘들 것이다-ㅁ-

일반인까지 내가 생각해 줄 건 없고;; 나나 갖게 내년엔 꼭 재판됐으면 좋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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