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 - 배경 편

역시 꼭 작품에 관한 얘기라기보다

 

중2쯤부터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시스트'라는 걸 알고 있었어도 만화를 만화가가 혼자 그리는 건 줄 알았다. -_- 어느날 어시들이 배경을 그린다는 걸 알고는 너무 충격받았다. 만화는 오직 만화가에게 속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긔. 물론 만화가가 지시 감독하는 것이지만, 뭔가 배경을 남이 그린다니 배경은 만화가 아닌가? 충격적이었음

 

(참고로 우리 모로호시 선생은 자기가 다 그리는 듯? ㅋㅋㅋㅋ<)

 

[기생수]와 [히스토리에]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이와아키 히토시1의 단편집 [뼈의 소리] 맨뒤에는 작가가 '카미무라 카즈오'의 어시였을 시절 어떤 화려한 배경도 압도하는 카미무라 카즈오 인물 그림의 존재감에 대한 얘기가 실려 있다. 조으다...< 그건 그것대로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카미무라 카즈오 만화 사왔는데 다 안 읽었음... 보고 싶다 -_-)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오랫동안 많은 만화 잡지를 구독하면서 만화가들의 후기나 쪽만화같은 것도 열심히 읽었기 때문에 만화에서 배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뭐랄까 낮게 여겨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인물보다 말이다. 영화에서는 안 그런 것 같은데.. 일단 배경 그리는 건 품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일단은 말 그대로 배경이다. 실제로 배경을 거의 생략하고 인물만으로 진행되는 콘티나, 그런 만화 자체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갑자기 다른 얘긴데, 오바타 타케시는 스토리 작가가 콘티까지 다 짜서 구도까지 다 정해서 밑그림 그려주면 그거 위에 아름다운 인물들을 입히던데.. 깜짝 놀랐었다 물론 비쥬얼도 중요하지만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이건 진짜 완전 스토리작가의 작품이 아닌가..)

 

그래도 내 맴 속은 괜히 찜찜했다. 너무 좋아하고 정신 잃고 즐겁게 만화를 읽어댔어도 뭔가... 그렇다고 불만이 있거나 생각이 구체화됐던 건 전혀 아니고 그냥 뭔가 이프로 부족한듯 만듯 그러다가 오토모 카츠히로 사마의 [동몽]을 보고 ㅇ<-< 기절함 내가 그리고 싶었던 만화2는 이런 거구나, 근데 오토모 사마가 이미 그렸구나 그것도 내가 상상도 할 수 없게 훌륭하게!! 그래서 나는 눈오는 날 마음이 한껏 고양되어 집에 돌아가며 눈을 밟으며 아 이 충만한 기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랬는데 진짜 그때의 감동 못 잊음

 

[동몽]은 서민들 모여사는 아파트에서 초능력자 할아버지랑 어린이가 배틀 뛰는 내용인데< 아파트라는 공간이 작품에서 중요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만화에서 배경이 바로 내용이 되는 걸 처음 봤다. 뒤에 있으면 시각적으로 즐겁긴 한데 이야기 진행에 없어도 되는 그런 게 아니고, 그러니까 그냥 실제로는 '바다'라고 써놓기만 해도 얘기 읽어나가는 데에 하등 지장이 없는 그런 배경이 아닌 거.. 또 만화적 클리셰들을 최대한 배제한 것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내용도 정말 세상에... 아키라 얘기를 하자...<

 

좋아하는 작가지만 박흥용 작가의 [빛 Phos]라는 작품은 한창 좋아할 때도 재미없게 봤었는데, 간만에 다시 읽으려고 펴보니 배경이 눈에 거슬려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3 본격(?) 컬러 만화에 세밀한 배경들이라 다시 그리기 힘들어서일까? 아니면 디지털로 그리는 만화인 만큼 이용하는 매체의 성격대로 복사를 해야한다는 철학이 있었던 건지.. 이 작가님은 매우 신뢰하는 작가여서 좋게 해석하고 싶지만, 여튼 배경같은 거 신경쓰는 나란 독자로서는 차마 화딱지가 나게 같은 배경이 계속해서 사용되고, 심지어는 다른 장소인 척 좌우반전해서 쓰는 것까지 보니 짜증이 팍...

 

근데 예전에도 함 쓴 일이 있을 것 같은데, 배경이고 인물이고 복사해서 붙이는 거 진짜 싫어함... 아 그 복사해서 확대 혹은 축소해서 가장자리선 조잡한 거 ㅜㅜㅜㅜ 진짜 너무 거슬림-_- 일찍이 요시나가 후미 선생은 동인지에서도 완전 똑같은 정지컷도 다 그려대지 않으셨던가. 그런 반면 마르크 앙투완 마티에의 [3초]는 대체 어떻게 그린 건지 궁금하게, 우리가 터치 스크린 확대할 때처럼 같은 컷(?)이 무한 확대되는데 대체 어디가 원본이고 어디가 복사임?? 궁금햄...<

 

생각해보면 장르의 특징일 수도 있다. 음... 요시나가 후미도 배경 진짜 안 그리는데, 그렇다고 뒤가 비어 있는 느낌은 아니다 인물만으로도 아니 심지어 대사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꽉 채우는 작가니까.. 메카닉 쩌는 작품들 보면 배경이 훌륭하지.. 그러나 현실일리 없는데 현실 공간으로 느껴지는 건 오직 오토모 사마의 작품 뿐이다. 아키라도 그렇다. 라며 아키라 얘기 결국 없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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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들이 기생수는 알아도 작가 이름은 못 외우더라. 왜죠...텍스트로 돌아가기
  2. 옛날에 생각으로만 만화가 지망생이었음텍스트로 돌아가기
  3. 뭔가 쓰고 보니 내가 너무 까탈스럽게 느껴지지만... -_-텍스트로 돌아가기

장고, 분노의 추격자Django Unchained, 2012

장보고라고 쓸 뻔 했다...< 일요일 아침 보던 추억의 장고 애니도 생각나

 

적어도 한국에 개봉된 타란티노의 영화는 다 봤다는 걸 알고 깜짝 

타란티노의 자기-캐릭터-학대하는 변태같은 면이 너무 좋다. 바이러스로 자기 고추 썩어 떨어지게 했던 거나(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에서), 시체가 되어 머릿가죽이 벗겨지거나([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ㅋㅋㅋㅋ 정말 멋있다 이번에는 다이너마이트로 자기 몸 폭파시킴 -_-;;;;; ㅋㅋㅋㅋ 졸라 웃었음;; 근데 이번 건은 의외로, 폭발씬이 너무 위험해서 배우한테 시키기 쩜 그래서 자기가 했다네... -ㅁ-;;;; 의외다 이 남자... 좋은 남잘 것 같긴 했지만..

 

나는 영화를 (아주) 진지하게(는 아니고 강도로 보면 약중약 정도로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즐겨 보는 모든 영화 감독들이 나보다 훨씬 영화를 진지하게 대하기 때문에, 감독들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를 매우 진지하게 본다. 영화만이 아니라 만화도, 이 작가가 장르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비고: 말로 설명은 못 함 -_- 진지하지 않은 거 시럼) 영화광으로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도 즐겁게 보면서, 한편으로 이 사람이 사랑하는 영화를 나도 막 사랑할 것만 같은 거였다. 근데 오마쥬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IMDB 이 쓸모없는... 별로 내용 엄슴 차라리 씨네21기사가 낫네: 장르와 계보의 무규칙 이종교배

 

ㅎㅎㅎㅎ 옛날에 [스위트 스위트백스 배대애애애애 쏭]이란 영화를 보고 개감동받았지 말입니다, 이게 흑인 영화구나!!!하고. 지금도 몇 개의 장면은 생생하게, 그리고 그 리듬감은 흐릿하지만 감동만은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장고]에서 여주 이름 '샤프트'가 보여주듯 타란티노가 블랙스플로이테이션(위 씨네21 기사 참조) 장르의 시초로 꼽는 영화는 [샤프트]이지만, 스윗 배대애애애쏭을 꼽는 사람들도 있나보네 (Sweet Sweetback's Baadasssss Song, released in 1971, with the invention of the blaxploitation genre while others argue that the Hollywood-financed film Shaft, also released in 1971, is closer to being a blaxploitation piece and thus is more likely to have begun the trend. 위키에서) 그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고도 장르 자체를 찾아볼 생각을 못 했었네, 실제로 씨네21 기사를 통해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이란 장르가 있단 것도 이번에 첨 알았다.

 

영화를 재밌게 보며 내가 생각한 것은, 화려하고 씨원하고 신나는 피튀기는 총격씬을 위해 영화 전체가 짜여져 있다는 건데, 감독 인터뷰를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노예 제도에 대한 비판, 역사에 대한 감독의 고민이 주인공들을 통해 드러난다. 다만 내가 보기에 영화에서는, 타란티노 특유의 끈적이지 않고 약간 묽은 편인 혈액이 낭자하는 통쾌한 액션씬이 영화의 중심에 있는 걸로 보인다. 그게 꼭 영화 구성상 클라이맥스라서 당연히 그렇다기보다 -_-;;;; 그거야 당연히 그렇고;;; 윤리도 정치도 필요 없고 그저 신나게 쏴대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도 주인공도 불편하지 않은 절대당위가 필요하고, 그를 위해 복수해야만 하는 모든 상황이 짜여진다는... 타란티노의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건데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겠따 (좀 비겁한가?). 이게 까는 말은 절대 아니고.. 얼마전 [일대종사]를 봐서 오랜만에 생각난 우리 이소룡 형님의 영화도 악당들을 쳐패는 게 무척 중요하지만, 그러나 영화를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이러저러한 사건을 배경으로 시간이 앞에서부터 뒤로 일직선으로 흘러가거든. 근데 타란티노 영화는 그렇지가 않다는 건데 왜 그럼? 모른당께 =ㅅ=

 

그러나 [바스터즈] 볼 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는 역사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석과 평가... 그게 올바름의 문제로 관객들의 생각이 반드시 귀결되는 게 아니라 오락물로써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기의 비판적 관점을 전달하는, 그런 균형을 잘 잡고 있구나.. 그런 생각은 했다. 근데 대단히 적극적인 줄은 인터뷰 읽어보고 알았네. 뭔가... 내가 생각했던 그런 남자가 아니야 훨씬 더 바르고 훌륭한 사람이야 -_-;;;;;;

 

백인으로서 흑인에게 가지는 동경이 좀 위험할 수도 있는데, 이 사람은 예술가라서 그런가, 그런 거를 신경 안 쓴다기보다는 (그냥 인터뷰 읽어보고 나서는 왠지 신경 쓸 것 같아졌다) 그런 위험에서 좀 자유로워 보임... 정치적인 입장으로 다른 사람을 쉽게 규정하곤 하는1 나같은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달까..

 

여튼 말이 길어져서 다음에 다시 하기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점점 좋아진다. 그리고 [장고]를 보고는 내가 타란티노의 팬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원래는 왠지 계속 부정해 왔었음... ㅋㅋㅋㅋ 이쪽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장르 영화들 좀 찾아봐야겠당 요즘엔 헐리우드에서 대통령도 흑인이니까, 이런 장르 안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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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론 안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ㅅ=텍스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