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빨래

굳이 면생리대를 고집하고 있지만 사실 엄청난 민폐를 끼치고 있다. 면생리대 쓰지도 말라는 비난을 오십 번 가까이 들었다. 비난을 감수하고 계속 게으르게 쓰고 있다. 가끔은 매일매일 빨지만, 어떻게 매일매일 손빨래를 하냐긔?!

 

그러다가 획기적인 걸 알아냈다. 하지만 환경파괴를 시킨다는 점에서 써도 되는지 의문이다. 근데 빨래비누도 엄청 안 좋다던데..? 암튼 맨날 빨래비누로 박박박박 손빨래를 해도, 방금 흘린 피가 아닌 이상 깨끗하게 면이 빨아지질 않았다. 그래서 빨다가도 다시 담궈놓고... 삶을 줄 몰라서 언니한테 해달라 그러고(맹비난 크리)

 

그러다가 어느날 생리대 담아놓은 대야에다 합성세제?? 뭐지?? 그런 걸 넣었다. 그게 원래 화장실에 없는데 누가 썼는지 작은 게 있어서 반 숟가락 퍼서 대야에 부어놨다. 그러고 다음날 오니까, 빨지도 않았는데 깨끗해!!!!!!!!! -ㅁ- 사실 손빨래 하고도 안 지워지는 피를 귀찮아서 삶지 않고 다시 썼었는데 그런 지지난 번 생리 자국까지 말끔히 사라졌다.

 

놀라웠다. 슈퍼 파워 크리 !! 근데 이런 건 물을 얼마나 더럽히는 거지? 그니까 빨래비누보다 초강력 더럽힌다면 쓰지 않고 비슷하다면 써야지 조물조물하지 않아도 완전 깨끗해져서 참 쥬았다.

 

요즘 자연미인 수치가 점점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아아... 살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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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당 철거.

오늘 12월 1일 남일당 철거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용산 참사 당일, 그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해서 1400명을 죽이고 있을 때였다. 무력하게 매일매일 죽는 사람 숫자를 세며 매주 1회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했는데, 3차 촛불집회 날이었다. 그날 촛불집회를 마치고 지금은 없는 600.. 뭐더라;; 뭐라는 분이랑 둘이 용산에 걸어갔다. 가서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뛰쳐나온 그 500명쯤 되는 사람들과 함께 걸었다. 걷다가 프락치 잡는 것도 구경하고... 열받아서 미칠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많은 사람들이 왜 팔레스타인 집회에는 안 올까.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그 날 행진하면서 오랫동안 미워하는 사람과 마주쳐서 나에게 이것저것 말을 거는 걸 보고 불편했다. 나중에 내가 부당하게 미워했음이 드러났다<

 

용산 투쟁은 1년이나 계속됐지만 구경꾼처럼 한 두 달에 한 번 쯤 갔다. 가서 정말 그냥 구경만 하다 나온 적도 많다. 용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래도 나에겐 용산이 뜻깊은데, 사람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하고 다양한 집회를 하고 그리고 나처럼 진짜 그냥 구경하러 잠깐 드나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이 문제를 잊지 않았다고 현재진행형인 문제라고. 그 공간을 잊혀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도 갈 결심을 하였다. 외국인 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심한 이스라엘과 고립감을 느끼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이 잊혀진 공간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용산처럼.

 

협상이 타결된 후 용산 근처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 때마다 모든 이가 다 빠져나간 남일당을 봤는데 그냥 무서웠다 거기 그 건물이 텅 빈 채 서 있는 것이. 수업이 끝나고 더는 안 봐도 되서 마음이 놓였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용산 집행부로 있었던 진보넷 이종회 대표가 4년형을 구형 받았다. 대법까지 갈 문제지만 혹시라도 실형을 살게 될까봐 눈물이 초큼 났다. 이미 구치소에서 지냈지만 그래도 감옥에 가게 되면 나는 너무 슬플 것 같다. 없어도 나는 잘 지내야지...<

 

오늘 남일당 철거 소식을 듣고 정말 뭔가 하나가 끝나는.. 뭐 그런 느낌이었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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