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등록일
    2007/08/09 10:32
  • 수정일
    2007/08/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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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문학 한 편 읽고 싶어서 빌렸다. 호모적인 내용은 쪼금이라서 아쉬웠지만... 역시 거장이라 불리는 사람다웁구나. 동인계에서 호모문학, 하면 일인자로 거론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많은 우정호모물에 나오는바 지나친 우정은 애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연애대상으로서의. 너무나 친한 소꿉친구가 애인사이로 발전하는 것은 비단 이성애자 사이에서만이 아니다. 후후훗

 

그러나 어떤 계기가 필요한 건데, 주인공 한스와 하일르넌가?? -_- 걔가 틀어졌다 다시 친해졌었지만 걔가 사라지고 한스는 인생의 빛을 잃고... 그러니까 이건 뭐 ㅜㅜ 둘이 만났다면 호모문학으로 마무리됐을텐데 아쉽다ㅠㅠ

 

암튼 아무거나 보고 호모호모하는 것 좀 자제해야지... 뭐 이건 아무거나까진 아니다. 이미 훌륭한 호모문.. 퍽

 

하일르너(그냥 가자... 불확실하다-_-)같은 이질적인 존재에 온 감수성이 뒤흔들릴만큼 한스는 여리고 약했는데. 한스 이 작자는 얼마나 느린 소년이던가? 난 이 느린데다 감수성 풍부한 소년을 보면서 순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대목에서 또한번 순이에게 내가 있어서 괜찮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감상을 다시 한 번 하지 않을 수 없다.

 

아... 배고프다

 

수레바퀴는 번민같은 건가...?? 난 왜 주인공이 수레바퀴에 뛰어들어서 죽는다고 알고 있었던 걸까. 누군가의 재미없는 농담이었던 건가? 나의 연상인가? 아니면 누군가 문학적이라구 수레바퀴 밑에 깔려 죽었다고 말해 본 거??

 

아... 참다운 인생따위 관심없고 참 어쩜 이리 잘 쓰는지... 맨날 잘 쓴대< 난 묘사를 참 싫어하는데, 그건 특히 서양식 자연묘사는 간질간질거리기 때문이다. 헤세는 별로 안 간지럽고 참 신기하고 진짜 진리같고 그렇다. 막... 난 막 종달새 울고 신록이 반짝이고 이딴 거 아무리 잘 써도 싫은데. 이 소설에선 참 좋았다. 문학소녀로 회귀하는 느낌...////ㅅ/////

 

번역도 참 잘한달카. 번역자의 능력을 떠나서도 참 잘 쓴다고 생각하지만. 소설번역이 제일 어려울 것 같다, 정말 뭔놈의 단어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야. 거의 한국소설맨치롱 단어를 구사해대는 것을 보면 번역자가 탁월하기도 하고 독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를 참 많이 아는구나 경탄스럽기도 하다. 아니면 어느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도 좋을 수밖에 없는 걸 작가가 쓰는 걸까???

 

하서명작선으로 읽었다. 아아... 아름다운 대낮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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