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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걔가 계속 생각난다. 너무 끊임없이 떠오르잖아...
내 인생에서 나를 제일 좋아한 사람
1위 순이
2위 얘
나한테 제일 집착한 사람
단독순위 얘
생각나면 꼭 입에서 습관적으로 '미친년' 소리가 나온다. 서로 입을 열면 욕으로 불렀으니까. 그건 좋았다 욕을 하는 애들이 별로 없어서.
자기 입으로 자기가 원래 뭐 하나 좋아하면 미친듯이 집착한다고 했는데 과연 미친듯이가 무색치 않을 만큼 집착했다. 다른 친구들이랑 놀지 말라 그러고 내가 다른 애 앞에서 우니까 왜 내 앞에서 안 우냐고 지랄하고.
얼굴이 예쁜 여자도 이런 또라이가 있구나... 큰 앎을 선사했다. 크리스티나 리치 닮아서 내가 영화잡지 가지고 가서 너하고 닮았다고 보여줬었는데 시큰둥했다 아이들에게는 윤미래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과연 고삼때 생방 보러 가서 얘 친구랑 나랑 윤미래 나왔을 때 미친듯이 웃었다. 너무 똑같이 생겨서; 어떤 애는 내가 얘처럼 생겼다면 이러고 있지 않고 연예인 하겠다고 했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도 베스트 5에 들 정도로 잘났음
근데 며칠 전에 졸업사진 봤는데 살쪄가지고 돼지같애 ㅎ 나중엔 뺐지만... 어디 사이에서 증명사진이 몇 개 나왔는데 바로 그 돼지같은 졸업사진이 있었다 얘 걸 내가 갖고 있단 건 나도 줬단 거잖아... 둘다 고삼때 살쪄서 돼지같이 나왔는데 뭐 좋다고 교환하고 난리야-_- 돼지같은 게 교환하러 우리 반 찾아왔을 때도 무슨 선심쓴다는 듯이 다른 애들이 달라는 거 안 주고 너 주는 거니까 고마운 줄 알라고... 미친 또라이
고이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때 다른 일도 있었지만 내 학창시절 중 제일 즐거운 한 해였다. 뭐때문에 친해졌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내가 걔한테 찍혔다. 혼자 나를 점점 좋아하고 있었음-_- 이미 다른 친구들이랑 패거리가 다 형성된 1학기 중반에 다가와 다른 애들이랑 놀지 말라고...=_= 나중에는 친구들이랑도 관계가 좀 불편했다. 걔네들은 걔네들대로 얘랑 논다고...-_- 그 패거리에도 정말 정말 전국적인 미녀가 있었는데 걔가 수첩샀다고 보여주는데 거기 내 이름이 4번째로 적혀 있어서 엄청 충격받았던 게...-_- 떠오르네 ㅋㅋ
중학교 때 보충 수업 짼 거 말고는 수업 짼 적 한 번도 없는데 얘하고 엄청나게 수업을 쨌다... 호기심도 있지만 이 여자는 싫다는 말이 안 통했다. 싫어.라는 대답이 안 통하는 상대는 처음 만났다. 싫어 이 미친년아 꺼져 싫어!!!! 절규해도 끈질기게 조르고 졸라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만다. 내가 얘 때문에 끈질긴 사람한테 엄청 약해졌다.
수업 째고 한 일은 당구장 가기 커피숍 가기 오락실 가기. 그딴 거였는데 너무 신선해서 자발적으로 수업을 째게됐다. 다른 애들 수업 듣는데 밖에서 논다는 게 왠지 우쭐거리게 만들고.. 영/수가 이동수업이라서 그때마다 책상을 뒤로 빼놓고 쨌다. 그게 5/6 교시라서 그럼 점심시간 뒤인데 수업째고 만두를 먹으러 간 일도 많다... 그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내가 만두를 좋아해서 자주 사줬구나.
그러고보니 어느날 좋아하는 음식을 세 개만 적어보래서 만두/탕수육/?? 뭔지 기억 안 나는 걸 적었는데 며칠 뒤에 집에 놀러오래서 갔더니 만두랑 탕수육이랑 뭐를 시켜놨다. 그때 어머니를 처음 뵀는데 난 얘가 탈선하는 게 집안에 문제가 있어서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엄마 너무 좋으신 분이라서 당황스러웠다. 암튼 이 미친년이 니가 이거 다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엄마한테 쫄라서 준비해놨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이 미친년아 내가 언제 너네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어ㅜㅜ 젠장 차마 말은 못하고 다 먹었다.
엄마는 날라리도 아닌데다 공부 잘하는 나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시며 자주 놀러오라고...하셔서 자주 놀러갔다; 얘 공부도 좀 봐주라고 그러셔서 공부도 봐줬다 둘이 같이 공부하는 것도 재밌었는데. 근데 의외로 엄마가 집에 잘 안 계셨고... 그러고보니 수업째고 집에 가서 잔 적도 있구나 얘네 집이 몹시 가까워가지구.
그러고보니 의외로 학교가 되게 허술하네...-_-
한 번은 자기는 얼굴이 들켜서 안 된다고 학교 코앞에 있는 슈퍼에 가서 3학년인 척 하고 담배를 사오라고 시켰다. 역시 싫다고 난리치며 거절했지만 결국 했음. 당당히 거절당하고 나왔는데 얘가 뭘 하고 있었냐면... 밖에 있는 뻥튀기를 훔쳤다. 이 미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하고 사이좋게 뻥튀기를 먹고 같이 담배꽁초를 주웠다. 그것도 학교 안 에서... 가끔 돈이 없으면 꼭 주웠다. 학교 둘레 나무 있는 데나 하수구??? 뭐 그런 데서 선생들이 피우고 버린 걸 주우면서 얘는 미친새끼들 학교에서 피운다고 어떤 선생이 존나 꼴초인가를 마구 떠들었다.
얘는 어디 숨어서 담배 피웠는데, 숨는 것도 아니고 학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서 피웠다. 학교로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담배꽁초 버리고 간다고...-_- 한 번은 반지하 빌라 방에서 소리쳐서 둘이 도망친 적도 있다. 나는 안 피웠다. 지금도 안 피고... 기본적으로 나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했지만 자기한테 물드는 건 바라지 않아서, 나를 이렇게 저렇게 입혀서 나이트에 가고 싶다, 화장을 어떻게 해서 술마시러 가고 싶다, 고 말만 하고 한 번도 가자고 안 했다. 다른 친구들이나 담임은 내가 탈선할까봐-_- 걱정했지만. 우리 언니도-_-
우리 언니는 얘를 미워했다. 물론 그 천사같은 얼굴에 속아서 첨엔 좋아했는데 같이 명동에 스크림 시사회 보러 갔다가 정원초과로 못 들어가고 대충 놀다 집에 온 날, 걔가 가방 없다고 나한테 준 담배...를 들킨 거다. 언니는 코트 빨으려고 했다가... 한 번도 주머니 뒤지고 그런 적이 없는데 타이밍도 염병.
맙소사 반도 안 썼는데 벌써 길어-_-
야자를 쨌을 때도 낮에랑 비슷했는데 밤에 퐁퐁 탔던 걸 잊을 수 없다. 장성한 고딩은 퐁퐁을 안 태워주니까...-_- 밤에 퐁퐁 있는 곳에 몰래 들어가서 들킬까봐 소리도 못내고 둘이 미친듯이 퐁퐁을 탔다 하늘로 튕겨올려지면서 하늘에 별이 있고 둘이 웃긴데 소리도 못내고 웃고... 지금 생각해도 참 좋다.
근데 둘다 미친... 운동화를 타고 올라가서 다음날 운동화 자국때문에 아저씨가 알게 됐다. 걸리진 않았지만 다시는 못탔다.
돈이 있을 때마다 나한테 이것저것 사줬지만 가끔 너도 돈 좀 내!!! 하고 지랄했다. 가끔은 나도 냈지만 당시에도 가진 돈은 전부 만화책 사는데 쓰던 애라 ㅇ<-< 별로 돈이 없었다. 그래서 애들한테 백원 이백원씩 받아서 1500원짜리 커피숖에 가서 미친듯이 공짜로 나오는 과자를 뜯어먹었다. 그 커피숖 싸서 참 자주갔다. 그것도 낮에만 1500원이라서 낮에만 갔음.
그러다가 학교 올라오는 길에 있는 팬시점에서 가지고 싶은 걸 고르라고 했다. 니미 돈도 없는 게... 별로 갖고 싶은 게 없는데 고르라고 지랄을 해서 하나 골랐다. 그리고 며칠 뒤에 학교 오니까 책상에 그게 올려져 있었다. 편지랑. 그게 개구리 모양 시계였는데 얘가 눈이 큰 게 좀 개구리같이 생겨서 골랐는데. 근데 그 시계 잃어버림-_-
자주 이벤트식으로 뭔가를 해줬다. 한 번은 자기네 별장에 가자고 했다. 가서 자고 오자고... 그때까지 수학여행 가족여행 말고 집밖에서 잔 적 한 번도 없는 나를 기어코 끌어냈다. 내가 대체 부모님한테 뭐라고 하고 허락을 받은 건지... 그때까지 한 번도 허락 안 해줬는데.......
별장이래서 티비에 나오는 좋은 델 상상했는데 그건 아니고 어딘지도 모르겠다 얘네 아빠차 뒤에... 그 큰차... 뭐지 봉고는 아니고-_- 암튼 그뒤에 앉아서 진짜 한참을 갔다. 날 데리고 간 건 거기 천체망원경이 있다고 그걸로 별을 보면 이쁘다고... 근데 얘는 그거 다룰 줄 몰라서 별은 잘 볼 수 없었고-_- 달은 자세히 봤다. 아주 낭만적이었냐면... 너무 추운데다 조작도 못해서 잠깐 보고 내려와서 이거 뭐... 집도 너무너무 추웠다는 것밖에 기억 안 남
얘랑 친해질수록 담임이랑 사이가 멀어졌다. 이유를 모르다가 내가 수업 짼 게 들켰단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얘는 뒷뜰(?) 청소 담당이고 나는 서기라서 청소 안 했는데, 학급일지 금세 쓰고 얘 청소하는 곳에 놀러갔더니 얘가 나를 황급히 숨겼다. 4층 복도에서 담임이 장승같이 서서 노려보고 있었던 거다. 아주는 아니어도 대체로 담임이랑 사이가 좋았는데 그것도 있고 다른 것도 겹쳐서 사이가 극악으로 치달았다. 서로 말도 안 하게 됐음. 서긴데...;; 그것때매 꼭 필요한 대화는 했지만-_-
아아 뭐 이렇게 길어 끝도 없이 쏟아지네. 이제 잘라내고 결말
뭐? 그 미친새끼한테 돈 내라고 하라고... 막 지랄하며 전화하는 걸 들었다 집에 놀러갔을 때. 친구가 임신을 해서 낙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왜 남자가 돈 다 내야해? 물어보니까 안에다 싼 건 무조건 남자 잘못이라고 했다. 콘돔 어쩌고 미친 병신 막 욕하고.
자기는 절대 안 울지만(딱 두 번 울었다 내 앞에서) 술 마시고 취하면 낙태한 게 떠올라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거에 대해선 자세히 얘기 안 해줬다 다른 건 미주알 고주알 꼬치꼬치 얘기하고 꼬치꼬치 캐묻고... 내가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얘한테 배웠다.
처음에 친해지고 얘 친구들이랑 얘 없이 놀다가 얘가 남자랑 자봤다는 걸 알게 됐다.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내가 정말 남자랑 잤어?? 그랬더니 얘 친구들이 실수했구나 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친구들한테 얘기 듣고 나한테 와서는 너가 모르길 바랬다고... 그러면서 백번도 더 잤다고-_- 그러더니... 별 얘기를 다해줬다 자기가 안 해본 체위가 없다고. 오///랄이 뭔지 아냐고. 오///랄 얘기는 꺼내놓고 안 가르쳐줘서 그거 구두의 아냐?? 그랬는데 집에와서 영어사전 찾아보니까 과연 구두의...라고만 적혀 있었다; 행위에 대해서는 자세히 얘기 안 하고 이것저것 친구랑 친구 남자친구랑 셋이 자다가 둘이 뒹구는 걸 라이브로 지켜봤네, 여럿이 자는데 한 놈이 너무 찝쩍대서 하기 싫은 걸 꼼짝도 안 하고 한 번 대줬네... 글구 교련책에 실린 남자 성기보고 완전 똑같이 그렸다고.....-_- 그건 단면적을 그린 거였는데 암튼;
가끔 원조교제를 했는데, 어디서 건수를 물어오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기 말로는 같이 밥만 먹고 5만원을 번댄다.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했다. 그때는 나도 너무 어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괴로워서 이런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한 번 크리스마스때 일정이 취소되고 원조교제를 하게 됐는데 지 친구들이랑 논다고 나랑 안 논다고 그러더니 11시에 전화가 왔다. 나오라고.......... 나갔다 아오...
아주 예쁘게 화장하고 있었는데, 나보고 이상하게 입고 나왔다고 지랄을 하더니 좀 울었다. 그냥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만 하고... 그러더니 같이 스티커 사진 찍자고-_- 미친놈아... 어이고... 같이 웃으면서 찍었다 이 미친놈이 또 나 사진 병신같이 나왔다고 지랄했다.
남자랑 자지 마. 그랬더니 아주 감동했다. 그런 말 해 준 건 니가 처음이라고. 너무 감동하길래 이제 안 자려나...했지만 계속 그랬다. 맨처음 좋아했던 남자애한테 준강간 식으로 당한 것 같다. 중학교 때, 섹///스가 뭔지도 몰랐는데 그 남자랑 몇 번을 하고 버림 받았다고. 여자는 첫남자를 못잊는다는 미친 소리도 했다;
그거랑 낙태랑... 청소년이라서 섹///스를 한다는 건 완전히 금지되어 있어서.
한 번 미술 선생이 미술 수업 시간에 추워죽겠는 미술실로 오라 그러더니 개소리를 했다. 남자랑 자는 애들은 선생을 선생으로 안 본다고. 옷 벗으면 똑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러면서 막 비난했다. 너무너무 황당한 게 나도 선생을 선생으로 본 적 없그등... 이딴 식의 발언이 애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거 아닌가. 별로 일탈하고 있다고 멋있게 즐거워하는 애들 하나도 못 봤다. 티비에선 봤지만. 자기도 모르는 방식으로 괴로워하는데.
괴로워하는 걸 보는 게 너무 괴로웠다. 얘가 해대는 미친짓, 재미에 미친듯이 몰두하는 거 다 괴로움에서 도망치려는 발버둥이었다고 생각된다.
대학에 간 뒤에도 몇 번 만났다. 물론 흰새벽에 전화해서 나오라고 했다. 미친놈아... 그때 바텐더 할 거라고, 밤에 혼자 일한다고 자주 오라고 했는데 한 번만 갔다. 칵테일 뭐 마실래... 그러는데 마셔본 적 없어서 아무거나 달라니까 이 또라이가 진토닉밖에 못 만든다고 만들어준 게 말도 못하게 썼다. 그뒤로 진토닉 절대 안 마심
가끔 새벽에 전화해서 텔레토비를 불러달라고 했다. 자다가... 미친 전화를 받고 나 역시 미친년처럼 화를 냈지만 결국 불렀다, 졸려 죽겠는 목소리로. 그때 이 또라이가 열라못한다고 비난해서 욕하고 끊었는데; 점점 뜸하게 연락하게 되다가 안 하다가 몇 년 뒤에 딱 한 번 통화를 하는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백화점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그 성격에. 그 미치광이 성격으로...-_- 고객한테도 끈질기게 구냐 너 돌았냐 그랬는데 그냥 웃기만 하고 리액션이 없어서 더 놀랐었다. 목소리도 어른스럽고. 많이 좋아진 걸까. 곧 만나기로 하고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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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렇게 적고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적지 않은 추억담이 마구 떠올라 미치겠네 ㅇ<-< 나 왜이래 아아아앙아아아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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