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 등록일
    2008/04/02 21:19
  • 수정일
    2008/04/02 21:19
  • 분류
    마우스일기
취업용이 아니어도 자기소개같은 거 싫다.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자기소개하는 것도 참 싫다 간단히 하면 이름(별명)/ 직장(단체)/ 어떨땐 나이 등 객관적(?)인 것들로, 자세히 하면... 그것도 참 신기하다 자세히 소개를 하는 사람들

자기소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해보겠다

안녕하심미까 제가 뎡야핑입니다는 옛날에 예수가 했던 말이고... 동네에서 집집을 찾아다니며 안녕하심미까 제가 예숩니다라는 사람을 봤었다

아. 뭔가 대충이라도 써보려고 했는데 쓸 말이 없다.ㅜㅜ

그니까 특히 취직용은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써야 한다는데...ㅜㅜ 싫어 안 잘났어 아니면 잘난 척 하면 끝장나게 할 수 있는데 재수없어서 도저히 뽑을 수 없을 정도로...ㅜㅜㅜㅜ

저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지나친 과보호 속에서 자라나 손에 물 몇 번 안 묻히며 자기 한 몸 돌볼 줄 모르는 자로 성장하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술을 드시다가도 내가 먹을 포도를 씻어놓기 위해 귀가하여 잠시 포도를 씻어놓고 다시 술자리에 돌아가는 그런 과보호 어머니셨습니다. 맛있는 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성정으로 인해 밥상에는 거의 고기와 생선이 올라왔고 급기야는 심한 편식으로 잘먹고 자랐는데도 키가 크지 않는 불행이 닥치고 말았습니다.
가부장적 착취 구조에 민감하면서도 착취 구조에 기생해서 남이 차려주는 밥만 쳐먹고 살았습니다. 지금도 반찬이야 꺼내서 차려먹지만 집안일에 손끝도 안 대며 할 줄 아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내가 밥을 해먹어야 할 상황이 닥치면 사먹고 마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사실 자립적으로 살자고 생각한 이후로는 변하려고 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잘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생활적인 면에서는 무능력하지만 사실 일적인 면에서도 무능력합니다. 뭐든 좋아하는 것은 잘 합니다만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못 해내서 대체 얘 뭐야라는 분노를 자아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내가 싫어하는 일은 안 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나는 더러운 일을 싫어합니다. 더럽다는 것은 남을 착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금만 착취해도 짜증이 치솟아서 착취하는 구조를 내가 다 착취하고 싶어집니다. 사실 살아있는 것조차도 착취인 것만 같아서 가끔 인간은 모두 죽어버리라고 무섭게 폭발하기도 합니다만 가끔은 아니고 진짜 아주 어쩌다가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무해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싫은 사람에게는 냉정을 넘어서 죽어버리라고 저주를 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저주했다가 누가 죽은 일이 없어서 계속 해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시점에 부모님이 중산계급이 되어 있었고 어린 시절에도 밥만은 잘 먹고 자라서 안전하게 자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서적으로는 굉장히 안정되어 있는데 모두 궁핍함을 겪지 않은 채 부모님과 기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격이 딱히 무난하지는 않지만 둔한 와중에도 묘하게 사람 심정을 짚어내는 특기를 가져 학교 때는 인기가 꽤 많았습니다. 리더 타입은 아니, 그런 특기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것도 아닙니다만. 선량하게 생긴 얼굴 덕을 많이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자에게 사랑받는 것만은 자신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에게도 연애대상으로 보일 자신은 없습니다 옘비
눈썰미가 좋아서 대충 봐도 대충 잘 따라합니다. 정신없이 여러가지 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복잡한 일이 여러개 터져도 능수능란히 대처할 자신이 있으나 복잡한 일이든 단순한 일이든 어찌 된 게 반드시 실수를 한 두 개씩 하고 말아버리므로 조금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일에는 투입되기 곤란합니다. 처음 하는 일도, 남들이 먼저 시작해서 뒤쳐진 일도 금방 따라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건 뭔 근거없는 자신감입니까.
허무하거나 비관적이거나 좀 그런 것 같지만 그런 쪽으로 자세히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것마저 딱히 관심은 없습니다. 내가 하는 작은 행동이 그리고 연대를 통해 세상이 바뀔 거라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동에 운동에 의미가 있다면 그게 어떤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무언가를 바꿀 수 있어서가 아니라 저항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얘기는 아주 길고도 생각을 많이해서 말해야 하는 건데 요즘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생략하겠습니다.
아주아주 개인적이고 조직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염려를 많이 들었지만 솔직히 누가 나를 어떻게 찍어누를까 궁금하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모욕당한 일이 별로 없어서 모욕당하는 것에 아주 취약합니다. 모욕당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나도 모르겠고 기대됩니다. 꾹 참게 되더라도 괜찮게 생각합니다 참아본 적이 없어서, 참아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샐러리맨 교실에서 배운 것을 실행해 보고 싶습니다 크크크.
잘 부탁드립니다. 옘비... 자기소개 왜 쓰는 겁니까?? 나 근데 어디 취직할까나...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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