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롬

  • 등록일
    2009/03/20 14:51
  • 수정일
    2009/03/20 14:51
  • 분류
    마우스일기
최근 오랫동안 알고지낸 사람을 내가 괴롭혀 왔다는 걸 알게 됐다.
굉장히 충격받았었다. 일주일 정도 엄청 울었다. 미안하고 괴롭고 죽을 것 같았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괴로워 죽을 것 같던 마음은 딱 멈췄다-_-;;;; 내 맥시멈인 것 같다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내내 괴로워할 수 있는 맥시멈

암튼 내용적으로, 내가 보여주는 배려없는 모습들, 단정적으로 부정어를 사용하고, 빨리빨리 서두르며 추궁하고 기다려주지 않고, 잘못한 게 있으면 마구 지적하고.

예를 들면

1. 무배려 : 뭐 여러가지가 있다. 물론 내가 꼭 배려없단 건 아니다. 내 일이 아니다 싶으면 완전 쌩깐다. 이건 내가 일부러 쌩까는 게 아니고 그냥 관심 영역 밖인 것이다. 있는 줄도 모른다. 그럴 경우 누군가는 하고 있다. 정리정돈같은 게 그렇다. 나는 대충 큰 건 했는데, 자잘한 것들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앞으로 다른 친구의 행동을 유심히 경찰(?)한 뒤 카피레프트를... 퐈이야

또 얼마전에 내가 그릇을 깨먹었는데, 십수년만의 일이라 당황해서 우왕좌왕할 때 다른 친구가 커다란 조각만 주워준 게 아니고 눈에 안 보이는 유리파편을 치운다며 휴지로 바닥을 한 번 싸악 닦았다. 그때 깨달았다 아!!!! 나같으면 조각 정도는 같이 치워줘도 꾸부리고 앉아서 파편은 안 치워줄텐데. 왜냐면 지가 깼으면 지가 치워야지?

이 얘기를 순이한테 했더니, 그럼 네가 설거지를 왜 했냐고, 같이 일할려고 모여서 밥먹고 한 거 아니냐고, 근데 어떻게 너 혼자의 일이랄 수 있냐고 했다. 어찌나 큰 깨달음이 파도처럼 밀려오든지...

2. 부정어 단정 : 나는 싫어! 그건 아냐! 반대야! 이런 얘기를 잘 하는데, 뭐 이래놓고도 결과가 내 뜻대로 안 돼도 따르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한 건 아니고 그랬던 거 같다. 그리고 그냥 솔직히 싫어서 싫다고 한 건데-_-;; 내가 싫어! 그러면 더이상 어떻게 말을 못 붙이겠다고...;ㅅ; 이미 이런 스타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내가 싫어! 그러는 게 그냥 내 스탈이라며 어려워하지 않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도 있는 거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나한테 싫은 소리도 못하고 숨죽이고 있었...;ㅅ; 미안해라..

우리 언니는 취직한 내게 일할 때 네가 그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도 일단 따르라고 그랬다. 해보고 안 좋으면 안 좋은 거고, 좋을 수도 있는 거라고. 역시 나에게 유용한 말이로다. 숨죽이고 살아야지< 뻥이고 그래 난 그냥 내 의견을 솔직히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힘들 수도 있고, 혹은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가 가로막는 걸 수도 있고. 내 생각에 나는 말을 하기 전에 3초 정도 쉬는 게 어떨까?

3. 다른 사람을 기다려 주라 : 뭐 난 내 할 말 있으면 하고, 있어도 하기 싫으면 안 하고, 그러니까... 다른 사람도 그럴 줄 알았다. 물론 그런 얘기를 한다면 아니란 걸 아는데, 실제로 대화할 때는 그걸 가정하고 있던 거임. 생각이 있어도 말로 꺼내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나도 자리에 따라서는 할 말 있어도 안 할 때 있는데. 그리고 다들 속도가 다른데 내가 너무 빨리빨리 그러고.

4. 추궁그만 : 말을 너무 추궁고 몰아세우는 형식으로 한다. 왜 그러지?? 성격이 급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뭔가 싸우고 있으면 나는 말을 다다다다 하고, 상대방도 거기 다다다다 해주고 나도 다다다다 하고 그러길 바라는데 상대가 천천히 하면 막 답답해서 더 추궁하고. 그리고 난 그냥 질문한 건데 상대는 추궁이라 느낄 때도 있고. 이건 이번에 아니고 다른 데서 지적받았었는데 이번에 내가 정말 그랬다구 깨달았다.



에에... 잘못한 게 있으면 반성하고, 바뀌고 그러는 거야. 나때문에 오래 힘들었지만 나한테 말 한 번 안 한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내가 말해도 못알아들을 것 같아?? 하지만 그런 말을 못하게끔 내가 어떻게 했을 거 아냐. 난 진짜 별 생각 없이 진상...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리고 추가로 내가 사과해야겠다 생각하고도 안 한 적이 많은데, 나는 사과를 잘 하는 편인데, 상대가 화내지 않거나 웃어주면 괜찮나보다 하고 별 생각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

비교적 가볍게 썼는데, 말하자면 지금은 다까진 아니어도 잘 해결됐달까. 나한테 안 좋은 점, 화났던 것을 조곤조곤 말해주고, 나도 반성하고...ㅜㅜ 인간 사이에 진심을 통하리라는 믿음이 있는데, 그래도 진심이 통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각오도 했는데, 다행이다 ㅜㅜㅜㅜㅜㅜㅜ ㅜ진짜 마음에 묵직한 게 사라졌긔.

더불어 작년에 급미워하게 돼서 또 괴로워서 울고불고 했던 친구가 있는데 ㄱ- 나 혼자 울었던 것임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미워져서. 근데 최근 눈녹듯 마음이 풀었다 얼어붙은 겨울은 가고 봄이여 내게 오라 뜨끈한 여름이여 포레범★

암튼 난 진짜 지대 반성하고 새로 태어났다. 새로 태어나서 새로운 범죄들을 창출하고 있...ㄱ-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말로 하자면 아닌 줄 알지만, 행동할 때 다들 나같을 거라고 전제하고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잘 이해 안 갈 때도 많다. 꼭 그게 나쁘게 나타나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게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왜 안 좋아할까 이해가 안 가고, 내가 싫어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대체 어딜 어떻게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가고.. 암튼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포레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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