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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엄마도, 삼촌도, 외할머니도 모두가 한때는 아기였으며 어른인 채 태어난 게 아니란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살아 있다< 누구도 처음부터 어른은 아니야. 어른이 되었다고 아기 시절과 단절적인 것도 아니야.
우리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는 내가 0대 때도 할머니였고 10대 20대에도 계속 할머니라는 게 너무 슬펐다. 너무 일찍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로 생각하면 특별히 이른 것도 아니다.
외할머니와는 어릴 때부터 살아서 친했는데 어느날부터 할머니는 입맛도 없어지고 그저 늙은이로서 나에게 약한 모습만 보여주게 됐다. 어릴 때는 나에게 약했어도 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뭔가 관계가 약자와 강자의 관계가 되어서 나는 지랄 떨고 할머니는 응응 받아주는... 할튼 이 얘기 할라는 게 아니고, 할머니는 같은 시기의 다른 여자들처럼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았고... 예전에 안경 할머니의 자식이 미국인지 부산인지 떠나는 바람에 안경 할머니와 강제로 헤어져야 했을 때는 노인의 거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바가 있긴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 나는 낭만적인 상상을 전제하고 있었아. 낭만적이라... 그냥 현실을 몰랐다고.
친할머니랑 살게 된 이후로 여러가지로 놀란 건, 어떤 부당한 것을 시정할 때... 그 부당함을 겪는 당사자가 결코 아름다운 상황은 아니라는 거... 뭐래 뭐라고 말해야 해????
암튼 굉장히... 뭐라고 쓸 수도 없다. 프라이버시라서. 그냥 노인 문제에는 내가 전혀 알 수 없었던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고 어느 한 부분도 낭만적으로 생각해선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뭐라고 해야 돼??? 몰라ㅜㅜㅜㅜ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했던 얘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다. 하루에 몇 번 마주치지도 않는데 어느 하루 빠짐없이 똑같은 얘기 뿐이라면. 그리고 어느날 함께 있는 시간에, 지난 번에 함께 있었던 때 이미 수십 차례 했던 얘기를 똑같이 반복한다면. 진짜 짜증이 난다. 하루에도 그냥. 할머니가 말 거는 것만으로 화가 치민다. 올초부터 같이 지내면서 집에 같이 있는 대부분의 날들에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말을 하는 할머니가 너무 짜증난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나보다 더 많이 겪어야 하며, 그래서 더 많이 화나고 그래서 더 많이 할머니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어떤 가족을 보면 더 화가 치민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에게 너무 스트레스고 내가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겪을 줄은 생각도 못해서 너무 더 스트레스다<
할머니는 너무 부지런하셔서, 하지 말라고 해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시는데, 할머니는 세제를 안 쓰고, 설거지를 하면 안 하는 것보다 지저분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설거지를 하면 지저분하다는 얘긴 할머니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거다. 그래서 모두 돌려서 말하며 하지 마시라고 하고 짜증도 내는데 밥먹자마자 설거지가 안 되는 상황이 할머니에겐 이해가 안 가는 거 같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무리 아파도 손걸레로 마루를 매일매일 훔쳐야 직성이 풀리시는데, 그 손에 힘이 없어서 걸레는 오히려 더럽고, 그렇지만 누구도 그 걸레를 항상 깨끗이 해놓을 만큼 부지런하지 않고 그렇게 하래도 그러고 싶지도 않고.. 가끔 밥먹을 때 내 다리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고 꼼꼼하게 빼놓지 않고 청소하시는 할머니가 너무 싫다.
뭐 그렇다는 얘길 써보았다. 또 이렇게 대충 끝냄. 근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쓸 수 없는 이야기들이 백배는 더 스트레스라서.. 할머니가 한 달 정도 다른 자식네 집에 머무신 적이 있는데. 그땐 정말 너무 좋았다... 너무 슬프다. 잘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함께 산 우리 외할머니라면 다를까? 한 번도 친했던 적이 없고 그 많은 손주들 중 내 이름만 잘 모르던 친할머니... 아무 애정도 없는 상태에서 같이 살게 된 친할머니라는 , 근데 너무 가엾은 일을 겪고 너무너무 약한 친할머니는 근데 나에겐 스트레스일 뿐이다 못 된 나라서 더 스트레스고... 아마도 보통 착한 사람들은 괜찮을 거야...
갑자기 외숙모가 나에게 너가 보기엔 너네 외할머니가 약하고 불쌍해 보이겠지만 나에겐 (심한?? 뭐라 그랬더라?) 시어머니이다. 라고 말했떤 게 생각나는구나 뜬금없고...<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인간다움을 지키는 싸움을 하고 싶은 | 2024/01/24 |
2020/04/15 | 2020/04/15 |
참을 수 없이 | 2019/11/16 |
불법촬영 ㅅㅣ부랄 | 2018/08/02 |
한숨 | 2018/0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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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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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인 지 대충 알 것 같아요. 아무리 사랑하고 애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요...부가 정보
앙겔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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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복잡해요. 솔직히 말해서 차별하고 있는 거 맞고... 이런 것도 사회구조적으로 해결이 될라나?? 옛날옛적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접받던 시절엔 어땠을까. 그런 때가 있긴 있었나 모르겠지만... 늙은 권력자는 어떨까?? 뭐 이런 소리를 쓰고 있음 -_-;;부가 정보
숲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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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부모님 집에 가면 딱 하루만 괜찮아. 하루 이상이 되어버리면 결국 스트레스에, 얼렁 떠나고 싶어서ㅎ, 물론 보고 싶은 좋은 마음에 가는 거고 멀리 떨어져있음 그런 맴이 새록새록, 후후. 최근까지 동생과 부모님이 같이 살았는데 거의 웬수지간, 아플 땐 서로를 돌봐주는 돈독한 사이지만 평상시 말은 정 떨어지고 그래 동생한테 얼렁 독립하라고, 부모와 자식은 같이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럼 누가 같이 사는 걸까?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그 나이를 먹기 전에 우린 얼마나 알 수 있을지, 어디까지 공감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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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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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하루만에 -_-;;; 우리 아버님은 아직 젊으셔서 그런지 나를 절대 독립시켜주지 않는구만... 아 아니다 내가 내 돈 벌어서 독립하면 나가라고 그랬지;;나도 늙을텐데.. 난 죽는 게 너무 무서워서 늙는 것도 무서웠는데, 단지 죽음에 다가가는 상태로서 무서웟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무서웜....ㅜㅜ
어쨌든 님이 먼저 늙을테니까< 알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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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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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엄마가 잘 설명하지 못하거나 '그거~저기 거기에 있는 그것좀 가져오라고'는 형식의 말을 할때면 속에서 뭔가 욱~하고 올라옵니다. 틱 안좋은 소리를 할때도 있고 가끔 면박을 하곤 합니다. 엄마는 말귀 못알아 먹는 어린날 이날 이때것 키워왔는데... 받는건 익숙해도 주는건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럴땐 나중에 엄마가 더 나이가 들면 더 갑갑할텐데.. 그땐 어쩌나.. 몸이 약해지면 맘도 약해져서 내 큰소리에 상처받고 소외감느끼는거 아닌가 벌써부터 걱정이 되곤합니다.전에 아빠가 그러더라구요. 딸들은 엄마가 입맛이 변해 김치를 달게 담아주면 엄마가 담아준 김치만큼 맛난게 없다고 하면서 가져간다구요. 그 말에서 진한 뭔가가 느껴지더라구요. 그게 배려고 사랑이다 싶었어요. 제가 그런 깊이 있는 인간이 될런지 걱정입니다. 그런걸 보면 보통착한사람 되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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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외할머니 옛날에 같이 살 때 어느날부터 입맛이 없다고 반찬을 만들어줘도 간도 안 보고 막 만들어 주시더라구요...; 엄청 달았는데 난 단 걸 좋아해서 좋았지만, 원래 음식이 달아지는 건가봐요??늙음이라는 상태변화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없어서 짜증이 나는 게 아닐까... 그게 진짜 어떤 건지 모르니까. 뭐 그런 생각도 들어요. 글구 대부분의 자식들이 청소년기부터 엄마를 구박하던데 아닌가요 ㅎ 난 고등학교 때 세상에서 제일 착하다고 생각한 내 친구가 자기 엄마한테 막 대하는 거 보고 역시 다 그러는구나...< 하고 정리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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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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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이네요 글이 솔직해서 보기 좋았어요 참 늙는다는게 무섭죠 어른이 되는것 그렇게 바랬으면서 늙는다는건 왜 이렇게 두려운지 ^^; 저는 어렸을땐 할머니를 굉장히 따르고 좋아했지만 지금은 입원하셨는데도 전화 한통만 몇분 딸랑 하는 후레자식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도 그렇게 슬프지도 않고.. 그런 제가 싫어질 때가 있어요.늙으면 더욱더 생각이 깊어지고 지혜가 늘어가겠지만 나이 드신분들 특유의 몇몇 안 좋은 행동을 볼때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져요. 약자이시고 배려해야하는 분들임에도 틀림없는데도 불쾌한 기분이 드는 제가 더 불쾌하죠ㅋㅋ 시간이 흐른뒤 제가 할머니가 되면 저도 그런 행동들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포스트 잘 봤습니다 3년전 글이네요 와우ㅋㅋ 따뜻한 봄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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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조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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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랜만에 이 글을 봤네요. 이 글을 쓸 때보다 지금이 그래도 날선 마음을 감출 수는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느 때는 덜컥, 이러다 할머니 돌아가시면 내가 얼마나 후회하고 스스로를 미워하게 될까 무섭기도 했었고.. 돌아가신 다음 내 상태까지 걱정하는 이기심이 더 짜증나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까지 추하게 되는 것이 할머니 존재 때문이라고 할머니가 더 밉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익숙해진 건가.. 이 때만큼은 안 힘드네요. 참 신기하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