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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사이에 농담으로 던진 날 위해 죽을 수 있냐는 말에 그것도 좋겠다며 전철에 뛰어들어 죽은 전 애인을 가진 사람도, 그 사람의 비어 있는 눈알을 보고 자기 뼈를 부러뜨리며 부서지지 말라고 안아주는 사람도, 둘다 전혀 내가 아니다. 감정이입하는 게 아니다. 나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이 만화가 나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읽을 때마다 무서울 정도로 느낀다. 설명할 수도 없고 나도 잘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만화는 나랑 너무... 그래서 볼 때마다 컷에 머무는 시간이 비정상적이다.
오랜만에 빌려줬던 이 책을 돌려받으면서 표제작이기도 한 마지막 작품을 보고 내가 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확인하는 것도 무서웠다. 그래서 며칠을 미루다 오늘 봤다. 있지도 않은 심장의 뼈를 긁히는 이 느낌. 이거 진짜 아직도 유효하고 아직도 모르겠다.
뼈의 소리 - 이와아키 히토시 단편집 이와아키 히토시 애니북스, 2006 |
마지막에 작가의 일종의 스승이랄 수 있는 카미무라 카즈오를 회고한 짧은 페이지를 다시 보며 다시 완전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2년 전에 사온 <동거시대>를 아직도 읽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됨. 괜히 애장판을 사서 너무 두꺼워서... -_- 읽어야지. 압도적인 그림... 그나저나 오늘 만화 별로 읽지도 않으면서 감히 이와아키 히토시 사마의 그림이 후잡하다고 까는 장재익씨에게 불같은 노여움을 느꼈다...< 이 글 볼라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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