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가부장 있다

(성명서를 몇 주 째 미루다가 오늘은 꼭 쓰고 말아야지 하고 쓰려고 앉았는데 대가리 속에 가득 든 말이 왜케 안 풀리니...ㅜㅜ 그래서 잠깐 블로깅으로 샥신을 도모하자)

 

나는 집에 거의 매일 늦게 들어가는데 결혼한다고 해서 스케쥴이 더 줄 것 같진 않다. 최대한 함께 사는 생활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겠으나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일은 많지 않겠지...ㅜㅜ 사실 결혼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바빠서 만날 시간이 별로 없엉 ㅜㅜ

 

결혼해서, 아니 결혼 전에도 원래, 나는 맨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가면서도, 우리 애인이 그러는 건 왠지 싫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마치 내가 없어도 괜찮다는 듯이 그러는 게 싫다. 반면에 나는 걔가 없어도 괜찮아서 그러는 게 아니고 다 사회 생활이다. 그렇다면 걔도 사회생활이고 음... 서로가 없이도 즐거운 부분도 있는 거고. 알고 있는데 싫어... -_-

 

혼자 사는 애인이 술 마시고 늦게 택시 타고 집에 들어가는 것도 싫은데 같이 살 때 그러면 더 싫을 것 같다. 게다가 택시비나 장거리를 이유로(인천에 살 거다) 외박을 한다면 으음... 실은 어제도 외박을 했다는데 뭐야!! 젠장!! 흥!!

 

내 심보가 지는 바깥에서 술마시고 전화도 안 하고 늦게 들어오면서 부인은 못 그러게 하는 가부장같다. 꾹 참을테다.

 

결혼하면 필연적으로 내가 가사노동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런 각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도 그런 각오를 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누가 이기는지 두고 보자. 

 

애인이 혼자 더 오래 살고, 집안일에 훨씬 더 익숙해진 다음에 결혼해도 좋을텐데, 자기 말로는 지금 좁은 집에 살아서 그렇지 넓은 데서 살면 깨끗하게 살 수 있다는데, 설거지도 사실은 잘 할 수 있다는데, 빨래도 사실은 잘 널 수 있다는데, 겁나 못 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사실 집에 빌붙어 살기 때문에 혼자 사는 쟤만큼도 안 하지만 나는 사실은 다 잘 할 수 있다. 서로를 못 미더워하고 자기는 지금은 아니지만 결혼하면 진짜 잘 할 수 있다고 각자 생각하고 있다. 뜻이 통하는구나 우리 사이... 아무튼 각오도 되어 있는 한편, 사회적으로 남녀 불평등이 심하니 사회적 평균을 맞추기 위해 우리집은 남자가 백배 많이 가사 노동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도 없지 않다. 캬캬. 우리가 분업이 안 될 것 같진 않은데 오랫동안 관찰한 바 자기에게 할당된 일은 잘 하지만 그 외에는 절대 하지 않는... 바보멍충아 불같이 화를 몇 번이나 내면 '화 좀 내지 마' 이러고 있다 아유... 예를 들어 내가 요리해 주는 날에 밥 다 됐으니까 반찬 꺼내놔~ 이러면 반찬만 냉장고에서 띡 꺼내놓고 뚜껑을 일 개도 안 열어놓는 거임. 그러면 뚜껑은 왜 안 열어!!!! 그러고 막 화내면 조용히 뚜껑을 연다...; 그런 일이 많았다. 이제는 그러지는 않는 것 같지만 사실 1년 이상 전부터 거의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내가 너무 잘 해 주는 것 같아서...;;;;;;;;; ㅋㅋㅋㅋ 하지만 결혼하면 다시 잘 해 줘야지.

 

아아.... 이거 쓰다가 시간이 다 갔어. 사실은 다른 내용을 쓰다가 재미없어서 다시 써보았다. 흠 훨씬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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