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리로 가냥께

  • 등록일
    2013/10/09 22:47
  • 수정일
    2013/10/09 22:47
  • 분류
    마우스일기

이런 비슷한 제목<의 고갱님의 그림이 있다 참 좋아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 찾아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 조으다 큰 그림으로 보고 싶어

 

제목을 나는 누구인가로 하려다가 돋아도 너무 돋아서 참았다... ㅋㅋㅋ

 

주말에 와우북 페스티벌 간 건 만화책 살려고 들른 건데.. 시공사에서 내주는 닐 게이먼의 꿈 시리즈 [샌드맨] 남은 권들은 이미 금요일에 50%로 사놨었다. 다른 책들 더 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토요일 저녁에 왕피곤한데도 갔는데 방금 쓴 마쓰모토님의 책을 잔뜩 사고 무거워서 다른 데 잘 보지도 못 하고 집으로 GG

 

그 전에 가볍게 둘러보다가 문학과 지성사 부스에 들러 시집이 잔뜩 꽂혀 있는 걸 보고 말았다. 라고 말한다면 그 전에는 서점 안 들른 것처럼 말하네. 뭐 서점 가는 횟수가 말도 못하게 줄은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지난 몇 년간 시집도 안 읽고 문학이나 철학같은 것은 완전 피해서 살았었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생각은 났지만 갈증도 없었다. 그쪽은 다른 사람한테 받은 영향이 너무 커서 내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근데 지나다가 문지 시집을 보는데 장정이 바뀐 거라. 게다가 대체 한 쇄를 몇 권씩 찍길래 시집들이 막 3쇄씩 됨 -_- 대충 봐도 내가 시를 읽던 시절에 인기 있던 작가들 위주로 나와서 작품은 다양하지 않았는데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 사버리고 싶었다 -ㅁ- 두 권만 사왔음 왠지 뭔가.. 이젠 읽어도 된다, 기보다 읽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읽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살 이후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된 나라면, 그래서 그것들이 더이상 나같지, 내 꺼같지 않았따면, 그럼 이십살 이전의 나만이 진정한 나인가?? 그런 질문에 봉착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다운 건 나쁜 것밖에 남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격렬하게 미워하고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나. 이건 온전히 나 자신임... -_-;;

 

친애하는 무연에게 테리 이글턴의 [우리 시대의 비극론]을 선물받았다. 읽던 책 두 권을 읽은 뒤 읽으려고 했는데 몰아쳐라 마쓰모토 세이초여;; 그러다가 이달 말에 캐나다에서 오는 크리스챤 시오니즘 연구자를 만나게 될 것 같아서 갑자기 [바울의 정치신학] 읽고 있음;; 이거 읽다 말았었는데 그쪽 개념 아무것도 몰라서 심지어 난 바울이 누군지도 모른다 그래서 읽다가 바울 찾아보느라 인터넷 하다가 이러고 있음< 바울 유대인 아닌 줄 알았는데 유대인이었긔 -ㅁ- 암튼...;;;; [우리 시대의 비극론]을 받고 집에 있는 [문학 이론 입문]을 들쳐본 뒤 이 책이 내 책이 아님을 알았다. 덧붙여 당시에도 이 책을 다 읽지 않았었음을 알게 됐다 -ㅁ-;;;; 아놔... ㅋㅋㅋ<

 

얼마전에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잊고 있었구나 깨닫기도 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어딘가 적고 싶었는데 적을 공간이 없어서 이 정도만 해 둔다. 뭔가 한국어 못 하는 친구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 한국어로 길게 적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그게 무슨 마음이람... 아무도 읽기를 원하지 않지만 읽힐 수 있는 공간에 쓰고 싶은 마음... 그래도 읽히지는 않기를 바라는 그런 알 수 없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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