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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ㅁ이가) 티비 틀다 록키 마지막 부분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궁금했다. 록키가 챔피언에게 오지게 뚜들겨 맞다가 반격해서 거의 다 이겼는데 판정승으로 진다. 왠지 애인 사람이 경기가 다 끝날 때 경기장에 들어오고, 마침 판정패를 당한 록키가 황소처럼 애인을 부른다 "에이드리어어언-!" 조급하게 링으로 향하던 애드리언은 벗겨진 빨간 모자를 주울 겨를도 없이 록키에게 다가가 링 위에 올라 사랑한다고 록키를 끌어안아준다. 찐하게 키스하며 뙇 끗 도대체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간절히 부르는 걸까, 가드할 체력도 남지 않은 몸으로 15라운드를 뛰고도 갈비뼈를 부러트릴 만큼의 힘은 어떤 연유로 나온 걸까, 더이상 시합은 하지 않겠다고 자긴 할 만큼 했다고 기자에게 대꾸하는 건 이 시합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건가 (혹시 슬램덩크의 다 태워버리고 전국대회 못 나가는 결말이 여기서 따온 건가), 어떤 갈등들이 대체 이토록 전형적으로 하지만 강렬하게 해소되는 걸까 고양되는 음악에 나도 고양돼서 글구 오랜만에 ㅁ이랑 죽이 맞아서 영화를 봤다. 2시간이나 돼서 보다 잘 줄 알았는데 다 봄 킹오브짱 재밌었다.
그런데 결말을 보고 당연히 있겠거니 생각한 등장인물들 욕망의 충돌-갈등 따위 없었다. 이렇게 심플쌈박한 스토리가 있다니 진심 놀랐다. 예를 들어 막 권투선수로의 생을 방해하며 수금깡패로 록키를 부리는 그 동네 악질적인 (듯한) 고리대금업자.. 이 남자가 록키 경기 연습에 쓰라고 500달러 쥐어줄 때까지도 나중에 저 남자 때매 트러블 있겠거니 상상했는데 전혀 없어-ㅁ- 오히려 저 남자도 응원하러 왔어-ㅁ- 좋 좋은 남자였어 채무자의 손꾸락을 뿌러뜨리는 것도 오직 비지니스일 뿐 악랄해선 아닐 것이야 우와... -ㅁ- 글고 이 고리대금업자의 운전기사가 록키를 넘 싫어하고 자꾸 모욕하는데 그래서 막 흥분하는 록키를 말리며 고리대금업자가 한단 소리가 "이유 없이 사람 싫어하는 사람 없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다"길래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맥거핀.. 일종의 맥거핀인가...-ㅁ- 6년간 쓴 라커를 말도 없이 치와뿌고 10년 전 간절히 필요로 할 때 외면하던 관장님이랑도 그냥.. 아무래도 괜찮아! 극적인 건 오직 록키 이 남자가 링 위에서 펼치는 거다! 그 경기마저도 15라운드로 넘 기니까 대충 넘긴다..!! 경기도 내내 뚜들겨 맞다가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든가 하는 것도 아님 그냥 처음부터 아주 잘 싸움ㅋㅋㅋㅋ 비등비등하다 마지막에 승기를 잡았는데 아쉽게 7 대 8로 판정패당함 그리고 무엇보다 애드리언이랑 아무 문제 없음 그런데도 그렇게 황소처럼 간절히 불러댄 거임 이게 뭐얔ㅋㅋㅋ 애드리언이랑 경기 전날까지 아무 갈등이 없어서, 아니 저 여자는 경기 당일에 록키를 괴롭히는 건가 그렇게 안 보이는데 나쁘네? 생각했지만 그런 거 아님 그냥 대기실에서 얌전히 기달림 기달리다 그냥 끝날 때쯤 나온 거임 떨어뜨릴 모자를 챙길 수도 없이 그에게 달려가야만 하는 거창한 이유도 없긔... 대.. 대다나다-ㅁ- 내가 넘 후져서 후진 예상을 하며 본 것이다 이 영화 넘 신기해
그래서 애드리언의 수동적인 변화 과정도 별로 문제적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다만 대체 록키는 애드리언을 집에 초대하고는 한겨울에 덥다며 웃통을 벗어제낀 건지 이해가 안 감;;; 뭔가 외로운 영혼이 다른 외로운 영혼을 만나서 록키가 말했듯 서로 채워주는 느낌인 건 알겠는데... 대체 웃통 벗는 맥락이 뭐냔 말이다 계속 왜 저러지??? -ㅁ- 뭔지 모르겠음 뭔가 유혹도 아니고 진짜 더워서 벗었나 보다...-ㅁ-;;;; 저렇게 여자를 몰라? 아닌가 결국 넘어왔으니까 여자를 잘 아는 건가-ㅅ-
록키야 자기 생을 쭉 살아왔겠지만 처음 보는 관객에게는 그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는 모습,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습해서 농담을 던지는 모습, 어린 소녀를 계도하려다 망신당하는 모습, 남의 빚 수금하며 손꾸락을 안 부러뜨리는 마음 약한 모습, 권투장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면서도 연애나 생각하는 한심한 모습 등이 쭉 나온다. 그 과정에서 나왔던 뭔가 나중에 매듭지어질 줄 알았던 다른 인물들과의 갈등은 이미 말했지만 특별히 뭐 없다. 록키 인생의 어느 특정 시기, 그 인생의 전성기의 클립을 잘라내서 보여준.. 그래서 굳이 그 안에 모든 사건이 전개되고 해소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1개월간의 연습 기간에 어떤 특이한 드라마도 없다. 있다면 다리 힘 풀린다고 애드리언이랑 잠자리 안 하겠다는 트러블 정도..;; 그거 진짠가-ㅅ- 운동선수들 경기 전에 ㅅㅅ하면 안 된다는 거 정말 기력이 소진되나? 그러고 애드리언이 오빠랑 드디어 격돌!해서 록키네 집에 와서 살게 된 거? 그거 그냥... 그냥 자연스럽게... 잘 진행된다<
그 1개월간의 준비 기간 동안 열심히 연습하며 항구를 달리고 그 희열에 찬 음악과 달리 너무나 감동적으로 승리하거나 패배하지도 않고, 인생의 한 매듭을 대단히 짓는 것도 아니고... 뭐 물론 영화 이후의 록키의 삶은 또 아주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2편도 찍고 3편도 찍고... 그랬겠지. 1편의 각본을 주인공인 실베스타 스탤론이 썼다. 우와 이 사람 (읽어보진 않았지만) 글을 이렇게 잘 쓰는구나.. 대사도 (번역이 제대로 안 돼 있어서 다 캐치하지 못했지만) 좋았고 연기도 정서도 분위기도 거리도 항구도 록키가 다니는 모든 곳이 다 좋았다. 이 영화에서 록키가 등장하지 않는 곳은(꼼꼼히 보지 않아서 확신할 순 없지만- 신랑이랑 보는데 꼼꼼히 볼 수 있을리가 없지 우리 신랑이랑 대화하면서 봐야 하는데-ㅅ-) 상대방인 챔피언네 사무실 정도다. 이것만으로도 얘기할 것들이 있는데 오늘 밤은 또 신랑이랑 술을 마셔야 하고 마침 신랑이 술을 사갖구 들어와서 이것으로 마침; 애드리언 역이 [대부]의 코니였다 다른 영화에서 첨 봐서 반가웠다 글구 실베스타 스탤론 아빠 쪽이 이태리계더라 글구 1차 세계대전 때 미국 징병 포스터 흉내내는 챔피언 꼴배기 싫었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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