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이희재 씨가 그린 만화의 주인공이 지하도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

예전에 본 <여섯 개의 시선> 중에 <대륙횡단>(여균동 감독 작)이 제일 좋았다. 영화는 광화문 사거리를 주인공이 무단횡단하며 끝나는데 나는 굉장히 자동화되어, 도식화시켜, 처절한 상징으로 읽었다. 엊그제 몇 년 전까지 실제로 광화문 사거리에 지하도밖에 없었으며 사거리를 건넌다는 것이 그냥 상징같은 게 아니고 사실이란 걸 알게 되었다. 지하도로 건널 수 없는 장애인들은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1km를 돌아가야 했다고.

 

최옥란 씨에 대한 만화는 또 자동화되어 눈물 주르륵. 나의 자동화된 반응이 지겨운데 으으.. 그래도 슬픈 걸 어떡해. 난 도저히 최옥란 씨가 죽어야만 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내가 가만히 있는 사이에. 어찌 이런 일이.

 

최호철 씨 만화의 표지는 역동적이었는데 본문은 좀더 흐릿한 느낌이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구나. 거기서 보통 시민으로써 자신의 이익에 위험되는 불법체류자를 꼬질르는 할머니도 자동화된 인간일 뿐 악한이 아니다.

 

어제 나에게 자동화된 반응을 보인 숭당에게 심하게 화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으례 어떤 이유일 것이라며 지겨워하는 반응. 예전에 숭당도 나에게 지적한 적이 있다. 어떤 소식들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거. 매우 지겨워한다. 아아 자동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는 내 몫의 고민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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