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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30
    끝나지 않는 러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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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일삼국지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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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6/01/26
    삼국지가 울고 있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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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러브송

우리들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매달릴 상대를 찾아낸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지금은 그럴 수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원제 - 終わりのないラブソング

-구리모토 카오루栗本薰 작(작가 홈피)

 

나는, 왠지, 지친 기분으로 가로 누워 있었다. 사람의 폭력이나 적의는 물론이지만, 호의나 친절도 결국 같은 식으로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것은 내 쪽에, 그러한 것에 어떤 식으로 응해야 될지 모르는 결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붙임성 있지도 않고 상냥하지도 않으며 애정이 깊지도 않다. 분명 마음이 차가운 것이다. 그것은 이미 그러한 인간이니까, 가만히 두었으면, 고독한 채로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한다.

 

가장 싫은 것은, 이러한 타입의 녀석이 결코 알수 없는 것은, 내쪽은 전혀, 조금도, 완전히, 눈꼽만치도, 성장하고 싶다, 따위 생각은 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 었다. 나는 성장따위 하고 싶지 않다. 구조받고 싶지도 않다, 이해받고 싶지도 않고 손을 뻗어주길 원하지도 않다, 적어도 이녀석에게는. 유우스케에게 느끼고 있는, 뜨거운 연정과 모순된 초조함의 근원도 결국은 거기에 있다. ---옳은것도 옳지 않은것도 아무것도 아닌 것. 인간이, 인간을 구원한다니, 대체 무슨 주제넘 은 말인가. 성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대체 누가 결정한거냐. 성장해서, 대체 어쩌란 말이야.

 

 

 

 

결말은 해피..인지 어쩐지 아직 5권이나 남았으니 알 수 없지만. 읽으면서 읽고나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 나와 나의 고통은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을 만나서 온전히 치유될 수 있을까? 나는 그걸 믿었고, 그렇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있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단 한 명 내 끔찍함을 내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준 유일한 인간을 만나서 행복하게 연애하고 있지만, 도움은 되지만, 없으면 지금보다 더 못견뎠겠지만. 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고통을 지워준다는 것이 아무리 사랑하는 두 사람이더라도 불가능하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저 자식은 예전에 알아차린 듯..

 

그렇더라도 소설 속에서는 너희들은 충분히 괴로웠으니까 고통이 지워졌으면 좋겠구나하는 생각이다. 그만큼 괴로웠으니까. 사랑이란 것도 나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에 나는 지금 난감하지만(암튼 그걸 왜 이제야 깨달았냐-_-?) 그- 구원이라는 것은 순간적으로만 가능하고, 나는 그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종국적인 걸 바라지 말고 그때그때 상쇄해 가자..라는 가벼운 결론. 예전에도 낸 결론.

 

예전에도 낸 결론이다. 나는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구나. 아이고오...

읽고나서 내 옛날 내 고통 나의 끔찍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하지만 역시 사랑이 있어서 행복해♡ 아니 나 말고 얘네들-_-

 

그러고보니 위에 발췌한 것은 쪼까.. 왕창 부정적일 뿐이로군아.. 핫핫핫 나는 주인공 후타바의 독백에 공감하면서도 소년의 냉소가 안타깝기만 하고..

 

아악..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생략. 나는 아직도 내 추악함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다. 소설에서 둘이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가슴이 설레기도 했지만, 인간이란 건 놀랍구나 정말. 정말 이 생각 저 생각 상반되는 갖가지를 느끼며.. 마치 이런거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도 밥은 꾸역꾸역 넘어가고, 심지어 맛있기까지 한 거. 이것도 한때 나의 고통이었는데 완전 치료됐다(소설과 관계없는 얘기자나-_- 생략!)

 

 

빨리 일본어 섭렵 + 이 소설을 사서 미친듯이 읽고 싶.. 총 9권짜리 야오이=ㅁ= 굉장하다. 굉장한 작가분이다, 지금 연재하는 판타지 소설 <구인사가>한 작품만 100권이 넘었다-ㅁ-!!! 상도 많이 받고 야오이 쪽도 조금(?) 관계하고 신기한 사람이네. 한국에는 4권까지만 피투피로 돌아댕기고 더 이상은 아무도 구할 수가 없..;ㅁ; 어서 빨리 일본어를.. 흑흑 그보다 돈..-_-

서점에도 검색이 오지게 안 되어 1권 링크해둠 http://www.7andy.jp/books/detail?accd=19363718

내가 및.. 한국에도 있어 어떡해 2월에 사야겠군=ㅁ=

예스24

커헉 교보 싸다-_-;;

교보+

 

추가

서평을 검색해보면 강간으로 시작된 사랑,이라는 분류에 넣는 사람이 많은데 상황은 같아도 구성물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내가 강간으로 시작된 사랑류를 경멸하는 건 강간이 주는 몸의 쾌감에 취해 몸으로 강간자를 느끼고 자연스레 마음도 주는 쓰레기같은 환상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강간을 당하면서 몸은 전혀 가까워지지, 심지어 익숙해지지조차 않았고 마음은 더욱 그랬다. 다만 주위 사람들 증언;;대로 태어나 버림받은, 사랑받지 못한 고통이 닮아있다. 그걸 서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 이해는 구체적이거나 서서히 오는 게 아니라 어느날 문득 아! 그런 거구나!하고 찾아오는. 아니 뭐 서서히 올 수도 있고. 그게 좀더 우주적인 깨달음이라고나 할까; 책에서 후타바는 갑자기 느낀다. 사랑, 그 충만함과 괴로움, 이사람의 사랑스러움, 이사람을 사랑하는 내마음의 사랑스러움, 행복하지 않아도 상관없음 같은 거. 본래 일인칭 시점을 안좋아하는데 그건 설명된 마음이 내 마음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인데, 그걸 인지하고 있는 주인공의 힘겨운 발화, 아니 그 이전에 내면세계의 거침없는 폭풍같은 게 좋았다. 사실 코노하라 나리세 작품이라고 써있어서 받았는데 한 문단만 읽어도 전혀 아니었고 훨씬 좋았다. 마음을, 아니면 고통을 도망가지 않고 훑는 작업은 <잔혹한 신이 존재한다> 이후 오랜만에 보았다. 이 소설과 잔혹신과 나를 섞어서 마구 생각이 몰아친다. 아, 암튼 강간당하다가 사랑하는 건 맞지만 강간때문에 사랑이 싹트는 쓰레기류가 아니다,라는 노파의 말쌈. 전혀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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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삼국지 7~9

몰라몰라 그냥 한 번에 쓸램

 

7권에서 관우가 죽고, 조조님이 죽는 그 중요한 장면이 나오나 별로 감흥이 없었다. 조조님 불쌍햄;ㅁ; 바보바보 바아보오오오 난 바보같은 당신이 좋아효

 

그보다 7권에서 아주 중요한.. 크흑.. 내가 이 얘기만 기억하고 누구 얘긴지 몰랐던 너무 좋아하는 얘기... 황제가 된 형님 조비셰끼가 동생 조식을 불러서 니가 시를 그렇게 잘 짓는대매 내가 시제 내는 걸로 즉석시 지어바바 못하면 콱 그냥!

 

이 대목.. 시제는 소(소싸움이었나-ㅁ-?), 이 때 7걸음 걸으며 7언시를 만드는 동생님 조식;ㅁ;

조비셰끼가 한 번 더 형제로 형제 글자 없이 지으라니까 그 유명한 한 콩깎지에서 났는데 뭐이래?라는 시를 읊어주시는.. 크흑;ㅁ; 멋있어

 

이 비극적이고 압박 센 장면을 어릴 때 누구한테 듣고 너무너무 좋아했는데, 이게 조조님의 아들 두 놈의 얘기였어!!! (조비 개셰끼) 이 조비때문에 막내동생 조웅이 죽기까정.. 세 형제(둘째 조충은 왕따)의 슬픈 부조리엇갈려극.. 왕좋삼좋삼 (조웅은 조비를 좋아하고 나머지 감정은 뒤얽히는 게 핵심임)

 

어.. 글구 중요한 게 뭐더라? 제갈량님에 대해서 아주아주 많은 생각을 하고 심지어 집에 있는 그지같은 책도 찾아서 읽었다. 중국고전의 인간학인가? 제갈량편이 있는데. 그건 현대 기업경영에 인간 어떻게 쓸지 말하자면 용병술(?) 중심 분석이라서 그지같다는 거다. 그지같긴 하지만 나름대로 제갈량님이 쓴 책을 잘 정리해 놓아서 도움이 되었다.

 

제갈량 생각할수록 좋다. 처음에는 한족의 정통성 운운하는 모습이 역겨웠는데, 그건 난세라고는 하지만 대대로 한황실의 봉록을 받아먹은 유교형 신하들이 한황실 배신하고 조조님께 붙어먹은 것을, 그 당사자들이 죄책감을 갖고 있으니까 거기를 공략한 것일 뿐. 그러니까 그거 운운한다고 싫지 않다고라.

 

이 사람은 모든 사람의 자(字)를 알았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당대에 이름을 조금이라도 날리는 자는 모두 알았다는 거겠지. 여기서 이 사람이 얼마나 섬세한지 엿보인다. 이 사람은 천재같은 게 아니다. 치밀하게 모든 정보를 모아서 분석하는 거다. 어릴 때는 왜 제갈량은 항상 한 수 앞서서 상대방의 계책을 꿰뚫는가 의문스러웠다. 그건 적장의 성품, 행동패턴같은 걸 모두 데이터화해서 이용하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다. 아니 뭐 다 내 추측이지만, 사실일 거라는;;;

 

중국고전의 인간학인지에 나오는 걸 보면 엄청 치밀하다. 자기 머리속은 더 치밀했을 거야. 작전짜는 거나 조직통제하는 거나 수신하는 모습까지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이 완벽주의자!!! 이 결벽증!!! 너무 심각하게 잘나서, 백성한테까지 손을 쓴 사람! 모든 백성이 사랑했다. 제갈량에게는 어떨까 이 냉혹한 남자는 백성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름 짚이는 구석이 있으나 억측인 듯도 하여 때려침.

 

바둑을 둘 때는 세 수를 앞질러야 이긴댔나? 바둑은 안 둬서 잘 모르지만, 제갈량은 바둑을 엄청 잘 뒀겠지. 근데 혹시 네 수 앞질러서 지고 그러는 거 아냐? ㅋ 전쟁에서는 거의 승리. 왜 다섯번이나 북벌을 감행했는가, 약소국으로서 최선이었을 그걸 맨날 고민하고 계획했을 제갈량을 생각하면 물론 지는 재밌어서 한 것도 크겠지만, 그래도 불쌍하다.

 

그렇게 말하자면 일단 제갈량이 남벌하는 바람에 죽어버린 약소국 사람들은 얼마나 불쌍하냐. 처음에는 남벌해서 한 번에 3만명을 불태워 죽이고 자기가 너무 심했다고 우는 제갈량을 보며 죽여버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문열을 찾아보니, 정사에는 남벌을 해서 성공했다고만 나온다고. 휴우... 다 옛날 사람들이 지어낸 얘기였어 다행이야;ㅁ;

 

잔인함때문에 죽여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위선적인 모습에 죽여버리고 싶은 거다. 그건 그렇고 사후대책도 잘 안해놓고 죽다니 그 점에 집중. 병권을 두고 양의랑 위연이 다투고 둘다 씁쓸하게 죽잖아? 에이.. 제갈량은 너무나 뛰어난 사람이지만, 역시 이런 사람이 있는 집단은 위험하다. 그 카리스마 리더가 사라지면 끝장이다. 너무 안 좋은 시스템이얌.

 

지금 세상에 살아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신승원이랑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신승원 + 호승심. 호승심? 음.. 승부사기질. 걔는 그런 게 없어서. 끙~ 그러니까 제갈량은 역시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을까나. 좌파 카리스마 보좌관으로 명성을..

 

사마의랑 제갈량이랑 병법으로 승부하는 장면들은 너무나 재미있었다. 아마도 제갈량은 기존의 진을 약간씩 변형해서 펼쳐서 사마의의 장군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 평소에 진을 만들고 병사들을 훈련시켰을 모습을 생각하면,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지휘자처럼, 제갈량의 손짓 하나에 병사들이 좌로 우로 신비로운 진을 펼칠 걸 생각하면, 아으.. 좋아라;

 

위나라가 사마의 아들들한테 넘어가며 9권이 끝난다. 죽써서 개줬네라는 속담이 적확히 들어맞는 씬이다. 아 그리고 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는 제갈량 말을 안 들어 패전한 마속, 친동생같은 마속을 군기강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제갈량이 죽인데서 유래한 거였구나. 몰랐.. 마속 불쌍..

 

그리고 사마의랑 제갈량을 보며 라이벌의 사랑,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어도 사랑이다'라든가 '서로 도발하는 것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한 사랑도 있다'같은 느끼한 생각을 좀 했는데 강유 등장으로 완전 무산. 강유X제갈량입니다요.

 

요즘 삼국지에서 내 초미의 관심사라면 역시 손책과 주유, 태사자와 손책, 손책 사후 태사자와 주유의 이야기이다. 완전 너무 좋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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