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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 커피

  • 등록일
    2006/11/14 12:02
  • 수정일
    2006/11/14 12:02
  • 분류

날씨가 춥다고 건네온 커피 한 잔

하나님은 악인을 싫어한다는 전단지와

교회 나오시라는 쑥스러운 한 마디

 

호의로 끓인 커피는 싱거워도 따뜻해서 행복

했지만 다 마신 종이컵 안에 휘몰아치는 바람바람

따라 휘몰아치는 마음마음

 

죽기 전에 교회 믿은 삼촌 죽은 엄마 며칠 전에 죽은 어린이

내가 있는 곳까지 내려올 수 있느냐는 제르미

이해받고 사랑받기 원하는 사람들 원하지 않는 신승원

나를 이해해준 신승원 위로해 주지않고 비난하는 신승원

우주적인 신승원 우주적 아름다움 우주에서 티끌같은 지구 티끌똥도 안되는 나

나의 고통 좀더 하찮아지고 싶어 좀더 하찮아져서 고통도 하찮은 것이 되라고

 

미미한 호의 머뭇거리는 손 어색한 말

커피 마실 동안만큼의 사소한 호의는

아직도 뱃속에서 따뜻.

 

 



죽을 뻔했다-ㅁ- 미쳐 내가 어른이 다 돼서 무슨 일이야

시에 너무 집중해서 다 쓰고나서야 오줌보가 터질 것 같음을 알아채렸다

갈아탈 곳까지 3정거장도 안 남았는데 내리기 싫어서 참았다

참았다가 내려서 화장실까지 150미터를 달려가는데 오줌보가 쿵쾅쿵쾅

터질 것 같았다 죽어 나 죽어나죽어 소리지르며 화장실에 달려갔따-ㅁ-

 

정말정말 똥도 아니고 오줌 싸 버릴 것같은 거 처음이야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몰랐다니

이 시는 결국 커피가 오줌이 될 때까지의 기나긴 서사시의 압축요약

미쳐 오줌 싸는 줄 알았네 무서워서 ㄷㄷㄷ 진짜 쌀 뻔 했어ㅠㅜ 쌌으면 오늘 하루 어떻게 되는 거야 엉망진창 집에 어떻게 가ㅠㅜㅠㅜㅠㅜ 뮤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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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은행 앞에서

  • 등록일
    2006/10/22 01:08
  • 수정일
    2006/10/22 01:08
  • 분류
  거절당한 대출 서류 보완해 들고
  친구가 근무하는 그 지점으로 다시 간다
  답답하기는 그도 저도 마찬가지
  이 나이 뿌리째 갈아엎으려고
  쇠먼지 속에서나 부대끼며
  하루하루가 다급했던 나날들 지금껏 버텨온 걸까
  누구라도 좋으니 이젠 내게 무슨 변통을 마련해다오
  오랜만의 외출로는 스산한 가을인데
  기름때에 절어 어느 계절이 제대로 흐드러졌었던가
  나는 여름내 땀으로 가꾼 오기
  모두 뭉개버리고 싶다
  모퉁이를 돌면 초등학교 앞 육교 아래로
  새점을 치는지 아이들 여럿 둘러앉아
  난간 위 푸른 하늘로 난데없는 노란 병아리
  떼로 풀어놓는다
  그 건너 도심 방향이 더 확연한 늦가을이어서
  은행 가로수들 황금 가지 치켜들다 못해 좌르르르
  금붙일 쏟아버린다만
  저것들을 쓸어모아 우리가 아이엠에프를 건뎠었던가
  대세가 휩쓸고 갈 경제라면
  나무은행아, 내게도 융자 좀 해다오
  내년 봄까지 어떻게라도 또 버텨보게
  저기 담벼락 밑 양지쪽에 쭈그려 앉은
  거지 아줌마도 본 체 만 체하는
  금화 자루째 쓸어담는 늙은 청소부
  부러워서, 부러워서 나는 자꾸만 바라본다만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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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신승원이 적어 준 시. 그 때는 이런 시를 쓰고 싶다고 그랬는데(걔가) 지금은 아닐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쓴 시를 읽으니 참 마음이 흡족하기도 하였으나, 검색했다가 이 작가가 고려대 교수라는 걸 알고나니 느낌이 반감되네 헐 뭐 태어날 때부터 교수인 건 아니니까.

노란색 병아리가 은행잎이 되어 좌르르 쏟아지는 거나 그걸 금으로 연결해서 대출받으러 가는 은행을 나무 은행으로 바꿔버리는 거 좋다. 좋은데 교수님...ㅠㅜ 교수가 뭐 어때서 교수라고 뭐뭐뭐 그래도 교수 꽥


 

부러워서, 부러워서 나는 자꾸만 교수월급생각을 한다만

전체적으로 심상이 이어지고 시가 참 쉽고 좋다. 교수도 대출이 안돼나요 아나의편겨뉴ㅜㅠ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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