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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호빵

  • 등록일
    2006/08/22 16:38
  • 수정일
    2006/08/22 16:38
  • 분류

The Lake Isle of Innisfree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막집 짓고

아홉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들 잉잉대는 숲속에 홀로 살으리.

 

또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리 우는 곳으로 떨어져내리는 것;

한밤은 희미하게 빛나고, 대낮은 자줏빛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곳.

 

나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의 잔물결 소리 듣고 있느니;

한길이나 잿빛 포도(鋪道)에 서 있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 그 소리 듣네.

 

 

 

 

 

외할머니가 죽고 싶도록 괴로워 할 적에 예이츠의 시집을 읽어 드렸다.

할머니는 시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지만 내가 마구 강요해서 시를 듣고 할머니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시가 참 좋다 그래서 몇 개 읽어드렸는데 뭐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

나도 예이츠의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두근거리고 그런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두근거리진 않고 참 잘 쓴다. 부러워. 라는 생각 뿐이로다.

 

할머니에게 이 시를 읽어준 뒤로 이 시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가 아니라 무섭고 죽는 시가 되었다. 나 이제 일어나 속세의 아픔 다 털어 버리고 고요하게, 관계가 주는 고통따위 없는 나 혼자 있는 곳으로 가 버리리라. 그건 나에겐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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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간 노래

  • 등록일
    2006/03/27 17:58
  • 수정일
    2006/03/27 17:58
  • 분류

섣달에도 보름께 달 밝은밤
앞 내ㅅ강(江) 쨍쨍 얼어 조이던 밤에
내가 부르던 노래는 강(江)건너 갔소

강(江)건너 하늘끝에 사막(沙漠)도 다은곳
내 노래는 제비같이 날러서 갔소

못잊을 계집애나 집조차 없다기
가기는 갔지만 어린날개 지치면
그만 어느 모래ㅅ불에 떨어져 타 죽겠소.

사막(沙漠)은 끝없이 푸른 하늘이 덮여
눈물먹은 별들이 조상오는 밤

밤은 옛ㅅ일을 무지개보다 곱게 짜내나니
한가락 여기두고 또 한가락 어데멘가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江)건너 갔소.

 

 

이육사

<출전: 『批判』(1938. 7)>

 

 

 

 

꺄악 깜짝 놀랐다. 이육사 디게 무시했는데=ㅂ= 신승원이 이면지로 쓰라고 준 언어영역 문제지의 지문으로 나온 이육사의 시 <교목>이 너무 좋아서 시집을 찾아봤는데 주옥같은 시들이 잔뜩... 그 청포도가 제일 별로다=ㅅ=;;;;;; 청포도때문에 디게 무시했는데;;;;;;

 

 

 

교목(喬木)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이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이런 걸 남성적 어조라고 하는구나. 고등학교에서 가르친 건 기억도 안 나네. 왜 강인한 어조를 남성적 어조라고 할까-_- 바보같은 명칭이다. 나는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 터질 것 같이 팽팽한 응축된 느낌. 마치 마루야마 겐지같다. 이육사 좋다

 

이 시를 따라 써보고 좋은 부분에 밑줄을 그어 보려는데 다 그었다=ㅁ= 그 중에서도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가 정말 좋다.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어떤 시든 이육사 시인이 저항의 의지로 팽배한 채 썼을 수도 있지만 그걸 굳이 일제 치하의 저항심으로만 굳이 좁혀서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 정말이지 이 주옥같은 시들에게 실례다.

 

내가 비슷하다고 느낌 마루야마 겐지를 저항 소설을 쓴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굳이 저항의 의미를 따지자면 시대적 의미로 국한시키지 말고 지리한 인간계나 스스로에 대한 저항으로 읽든가~ 읏 이것도 진부해

 

난 우뚝 선 단독자라서 좋아~~ 곧은 나무와 같은 글들 휘둘리지 않고 휩쓸리지 않는 점이 좋아. 너무 아름다워;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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