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씨네필을 향한 정열의 폭주열차 * 비고 : 시끄럼

아수라: 인물편 (스포

항상 시리즈로 어떤 어떤 글들을 써야지 구상만 해놓고 거의 1만 쓰기 때문에 아수라도 안 쓸 줄 알았다. 주로 다른 글 써야 되는데 안 쓰고 있을 때, 그거 다하고 써야지~하고 계획 세운 뒤에 그걸 안 씀ㅋㅋㅋㅋ 그래가지구 집어친 적이 많은데.. 며칠 전 술자리 뒷풀이에서 아수라 얘길 나누다가 아. 역시. 나의 아수라만이 아수라구나 재삼 느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는 부분들이 나는 쏙쏙 이해가 가고, 오히려 왜 이해가 안 가는지 그게 이해가 안 가는 부분... ㅎ 완전 아직도 도랐음 독선적임 내 해석만 옳음 내 말만 마쟈 ㅇㅇ 그래서 인물편은 따로 생각도 없었는데 써본다.

 

정우성(극중 한도경이)

도경아아<

한도경 이해 안 간다는 게 젤 이해 안 갔따;;;; 특히 부인에 대한 집착, 부인 버리면 되는데 부인 때문에 요고조고 더러운 일 하고 검사한테 굴복하는 게 이해 안 간다는 의견.... 어차피 악인인데 부인 버리는 게 대수겠는가? 혹은 악인이니까 버리는 게 더 일관되지 않은가?라는 건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자기 엄마한테도 개새끼고 자기 아빠한테도 개새끼고 지나가는 개한테도 개새끼고 시종일관 개새끼기만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저 악의 화신, 악의 현현이기만 한 그런 인간은 없다. 자기 부하직원한테 엿같이 대하고 노조 파괴하는 업무 담당한다고 자기 자식한테도 엿같이 굴 것 같은가? 그런 새끼도 있지만 지가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와 안 소중한 관계에서 동일하게 좆같이 굴지 않는다. 한국 사람이라면 보통은 '가족'을 소중히 여길 거다. 아니면 친구, 애인, 동료, 동호회 사람들, 반려동식물, 지나가는 애기, 기타 등등 소중한 것, 마음에 연약한 부분 없는 사람 없다. 크고작은 범죄자에서부터 고매하신 교황님까지 사람으로서 신체조건과 언어시스템 공유하며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이게 없을 거라고 상상하면 사람을 너무 추상적으로 상정하는 거다. 이게 꼭 뭔가 따스한 부분이 있고 그 점이 아름답다기보다는(이런 생각도 평소에 하긴 한다만), 이기심의 바운더리가 딱 자기 신체로만 국한되지 않는단 거다. 자기애의 확장일 수도 있다. 물론 한정된 범위에 발해지는 이타심일 수도 있고.

 

영화 초반 한도경의 첫인상은 좆같은 시발새끼다. 짝대기에게 가하는 원투스리포 펀치도 멘트도 너무 적나라하고 정직해서, 도저히 저 씹새끼한테 '정의로운'에 비슷에 비슷한 행동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화가 너무나 친절히 들려주는 한도경의 나레이션과 플래시백(부인이 한도경에게 니가 나쁜 짓 하면 내가 벌받는다는 거 회상)을 통해 한도경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영화는 인간이 싫다는 한도경의 염증난 음성으로 시작한다. 시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이민섭이를 방법하는 걸 기다리는 한도경은 인간이 싫단 얘기를 자기를 개로 여기는 시장 얘기로 끝낸다. 대부분의 악인들처럼 개짓거리 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ㅇ^ 하는 게 아니다. 개 노릇을 할 사정이 있어서 하는 거다. 그게 부인의 병구완이란 건데..

 

한국사회는 말단에 거지 같은 말단이어도 완장을 찼다 하면 본인이 어떻든 주변에서도 그냥 안 놔둔다. 아무것도 아닌 경찰 개인에게, 자기 동생이 오토바이로 사람을 쳤는데 좀 도와달라고 연락이 온다. 사람 쳤으면 얌전히 조사 받지 도와주긴 뭘 도와줘 -_- 이런 요청은 약과다. 암튼 경찰끼리는 또 경찰 아는 사람 신경 써준다(안 봐주는 대쪽 같은 사람도 어딘가 있겠지만 문제는 자기가 얼마나 대쪽같냐가 아니고 이런 요청이 끝없이 밀려들어온단 것. 하다못해 아는 경찰 이름대면 신호 위반 딱지 끊을 것도 안 끊는다던가.) 괜히 사람들이 경찰 지인 있다고 잘난 척 하는 게 아니다.

 

이런 한국 경찰 조직에서 한도경이가 자기가 뭐 뭐 더러운 짓 해쳐먹고 싶어서 경찰 갔겠어 대충 그냥 양아치 같은 인생인데 그래도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생각 있어서 경찰공무원 되지 않았을까? (내 맴대로 설정) 근데 봐봐 황반장 한 명이면 충분해, 씨발 존나 썩었잖아 충분히 보이잖아 완전 경찰 조직 썩었다고. 그거 한국사회 멀쩡한데 경찰만 유독 유달리 너무나 예외적으로 썩은 게 아니라고. 하지만 집약적으로 썩긴 했겠져. 그리고 난 그냥 연애 결혼한 건데 아내의 이복오빠가 정치가다. 그것도 시장까지 됐다. 형님이 이것저것 신경써주시지만 웬지 얽히기는 싫었지만 그래도 별 거 아닌 부탁하시는데 내가 들어드릴 수 있는 건 해드려야지 그러다 점점 요구 수위가 높아지다 어느날 이건 좀 진짜 아니다 싶은 걸 시키는데 그동안 해온 게 있어서 배신 때리는 식으로 그만 둘 수가 없네... 그래도 안 해 씨발 아무리 그래도 경찰인데. 그런데 아내가 병에 걸리고... 보험도 안 되고... 입원비도 그렇지만 수술비 번다는 건 불가능이고.. 그래서 함< (아니 뭐 꼭 병에 걸린 뒤 손을 완전 더럽혀야만 하는 건 아님 그 전에 이미 돌이킬 수 없게(살인 등) 더렵혔을 수 있음)

 

자기 부인의 안위는 '정의' 따위가 아니다. 하지만 개인에게 자기 정당화와 합리화하게 해 주는 원동력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장기화된다면..?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있듯 한도경이 왜 도망 안가? 하고 묻는 게 가능해 보이는 지점이다. 그러나< 한도경이가 이미 너무 와 버렸는데, 근데도 돌이킬 수 있다고 마음 한구석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 건 부인이 있어서다. 부인과의 관계에서는 어디까지고 좋은 사람일 수 있다. 이게 한도경의 인간적인 부분이고, 그걸 놓치기 싫은 것도 당연하다. 그냥 개새끼로 태어나서 개짓거리하고 다니는 게 아닌데.. 어쩌면 부인과의 관계조차 타성에 젖어 따뜻한 마음도 관성일 수도 있다. 역으로 부인이 아프기 때문에 더 지켜주겠다고 집착하게 된 걸 수도 있다. 그것까진 모르겠다. 부인과의 관계를 잃으면, 한도경을 한도경이게 하는 건 사악한 짓거리밖에 남지 않는다. 한도경은 부인을 절대 잃을 수 없다.

 

하지만 댓글로 들은 바에 의하면 감독은 한도경과 간호사를 불륜 관계로 설정했다고 한다.... 흑흑흑흑 이거 없어도 되는 설정 아닌가여.. 검사가 협박한 동영상이 간호사랑 섹스하는 거였다고. 그럼 이거 언제 누구에 의해 찍혀서 검사 손에 들어온 거지? 시간적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냐고요. 검사 측이 한도경한테 접근하기 전에 찍어뒀을 건 명백한데.. 한도경이 이민섭이랑 같이 성매매하러 가서 영상 만든 뒤야 전이냐..? 당연히 뒤겠지? 왜냐면 재판에 이민섭이 안 나타나서 검찰 측이 물먹었잖아. 근데 이민섭 안 나타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으니깐. 그니깐 영화 극초반부 이민섭이 고문할 때는 아직 이 동영상이 준비 안 됐을 때 아님? 근데 그 뒤로 대체 영화는 거의 세 번인가 빼고 정우성 없는 씬이 없는데 대체 언제 불륜-연애질할 시간이 있었단 거여... 감독님... 불륜 설정 넘나 잉여잉여하니깐 빼신 거죠...? ㅠㅠㅠㅠ 이민섭 동영상 찍을 때, 그 업체에 방마다 몰카가 숨겨져 있었고 그때 정우성님도 찍혔다고 설정 수정해 주세여........ 여튼 나의 아수라에선 이렇슴다 ㅇㅇ

 

간호사는 세 번 나왔던 것 같은데 확실히 한 번은 지나치게 다정하게 걱정해 주고, 한 번은 사이가 자연스러워 보이긴 했다만 그건 그냥 현실 정우성이 극중에서라고 못 생긴 얼굴일 수 없고 극중에서도 누가 봐도 정우성이고< 잘생겨서 유부남이더라도 간호사가 짝사랑할 수 잇는 거고 그래서 짝사랑하는 다정한 마음으로 그런 거다라고 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ㅇ<-< 생각보다 세상에 얼빠 많기도 하고 정우성이면 얼빠 아니라도...

 

아무튼 이 상황이 싫어서 그래 아픈 부인 버리고 혼자 내빼 버리면 어디서 어떤 삶이 가능할까? 그걸 따져보지 않아도 한도경은 안다. 자기한테 그런 삶이 없다는 걸. 혼자 파타야 가서 햄볶해질 수도 없다는 걸. 죽지 않고 혼자라도 사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되는 그런 인간이 아닝께롱...

 

여담으로 한도경 캐릭터 때문에라도, 이 영화가 '악'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는 감독의 말은 수긍이 안 갔다;;;; 재차 말했지만 내가 돌아서 감독 얘기도 귓등으로 들어버림ㅋㅋㅋㅋ -_-;;;; 이 영화는 폭력에 대한 영화다. 악이란 것에 대해선 어떤 통찰도 주지 않았다. 

 

차승미 수사관 (윤지혜 배우)

한도경 얼굴 얘기 쓰다보니 생각나서 차승미 수사관부터 ㅎㅎㅎ 차승미 수사관은 해당 수사팀(? 조직 체계 모름)의 넘버 3였다. 검사-도창학-차승미 이렇게 됨. 그래서 차승미 대체 몇 살인지 디게 궁금하다. 아무리 봐도 30대 초반인데 3, 40대 돼 보이는 나머지 떡대 수사관들한테 반말함... 배우는 79년생이라는데(디게 젊어 보인다!) 영화에선 그보다 더 어려보이게 찍었다(머리 스타일, 화장 등).

 

차승미 수사관은 두 개가 기억에 남는다. ㅋㅋㅋㅋ 한도경한테 "지랄하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야" ㅋㅋㅋㅋ 그리고 도창학이 부하직원한테 짜장면 면상 투척할 때 내가 시키자고 했다고... 과도한 폭력을 싫어하지만 맥주병 깰 줄 아는 사람ㅋㅋㅋ 그러나... ㅠㅠㅠㅠ 사실 나한테도 여자와 아이는 안 죽인다는 그 미국 영화 법칙이 내재돼 있어서 차승미 죽을 때 심리적으로 뭔가 무너지는 걸 느꼈다. 잊지 않고 가서 쏜 박성배 개새끼 캐릭터도 빛났따.

 

선모야아.... (주지훈♥)

문선모에 대한 오해도 참 듣기 싫었따....< 이미 이전 글에 썼듯 영화에 문선모가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왜냐면 문선모 변화의 시간은 한도경이 모르는 시간들이어야 하니깐, 그래서 영화에 보여지는 문선모의 악으로의 질주는 매우 계단식이다. 한도경이 선모의 급격한 변화에 당황하듯 관객도 당황...하면 안 되지!!!! 어디가 어떻게 왜 개연성이 없단겨!!!!!!!!!!!!!!!

 

그리고 살인이란 건 정말 쉽지 않다. 한 사람을 파괴하는 게 엄청난 일인 건 분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왜 선모가 차로 깡패새끼를 치냐잉~?하고 궁금해하나보다. 하지만 봤죠...? 사람 치고 선모 얼빠진 거 봤죠? 봤는데 그래여? 봤는데 이해가 안 가여????????

 

이 새끼 특별히 욕심 있는 놈 아니었어...(내 설정) 초반에도 나오잖아 작대기 돈 보고 선배끼리 돈으로 싸우는 거 보고도 경찰 지원 요청하려고 하잖아.. 선배들이 그런다는 건 그간 대충 느껴서(박성배 새끼한테 따귀 맞았을 때 반응만 봐도 눈치가 있는 편이다) 부패에 면역력이 없는 건 아닌데, 적어도 자기가 그런 드런 욕심 있는 놈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도대체 돈 싫어하는 사람 어딨냐고요.. 그것도 일이푼도 아니고 배로 뛴 월급에 더해서 모시는 자가 다루는 돈이 천문학적인데. 그것도 갑자기. 사람이 갑자기 환경이 변하는데 갑자기 변하지 더더군다나 특별히 무슨 사회 비판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에 어떤 식의 의문을 품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그와 동일하게 중요한 게 신임뽕이다. 문선모는 지금 완전 뽕맞은 상태다. 약물보다 더 중독성 강하다. 기존에 경찰 생활하면서 십년은 선배뻘일 정우성 보면서 이기고 싶다 이겨야겠다 그랬던 게 아니다. 그런 관점 자체가 없었다. 대단한 선배라고 존경했던 것도 아니다. 형제 같은 부자 같은 그냥 서로 돌봐주는 애정 있는 관계였지 존경이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그런데 상황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시장님 곁에서 중한 일 하며 신임을 한몸에 받아보니 형이 별 거 아니란 걸 알겠다. 작대기-황반장 관련만 해도, 저게 뭐가 그렇게 떨 일이라고 왜 저래 진짜. 문선모는 자기가 인간인 줄 아는 개가 됐다. 그것도 자기도 모르게 시장님의 관점을 탑재한 개. 왜냐면 시장님 말씀이 다 맞잖아.. 난 형이 좆도 아니더라도 배신자일 줄은 몰랐어. 근데 맞잖아. 좆도 간도 쪼그라들어가지고. 뭘 믿고 시장님이 형한테 내부 비밀을 공유하냐고.

 

하지만 역시 사람을 죽이는 건 엄청난 일이다. 한도경 그새끼 비리비리해가지고 못하겠지, 내가 해야지, 생각해도 실행하긴 너무 너무 어려운 것이다. 너무너무 어려운데 그걸 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포풍오열(나) ㅠㅠㅠㅠㅠㅠㅠㅠ 무 무슨 정신인지 모르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동차 바퀴 아래 그 세 번의 질감이 잊혀지질 않아.... 잠도 잘 못 자고 ㅠㅠㅠㅠㅠ 잠 못 잤을 것 같애 계속 ㅠㅠㅠㅠㅠㅠㅠㅠ 선모야아아아아아< 형 봤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시간이 갈수록 조금은 덤덤해졌을 수도 있지만 그럴 기회도 돌아올 기회도 영영 잃어버렸지... 너무나 순수하면 영향받기도 더 쉬운 법... 그러나 사람 새끼이기 때문에 한도경한테 끝끝내 방아쇠 못 당기쟈나 짐승의 길에 저번저번에 들어왔는데도 이 새끼 못 죽이겠쟈나 어휴 아 어떡하지 휴 ㅠㅠㅠㅠㅠㅠㅠㅠ 두 번째 볼 때도 여기서 눈물 쳐남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차인 검사시끼 (곽도원 배우)

끝의 끝까지 안 굽히며 돈에도 흔들림 없다가 인정사정 없는 폭력 앞에서 무릎 꿇는 거 넘 좋았다. 이것도 또한 한국사회 아니런가... 좆도 씨발 돈이면 다 될 것 같지? 어디 근본 없는 깡패새끼(박성배)가 주는 돈 없으면 내가 검사질에 지장있을 것 같냐? 나같이 고상한 인간이 왜 너따위 저급 인간을 상대해야 하는 부분? 직업적으로 감옥에 쳐넣어야 돼서 상대하는 거지, 200년 전이면 넌 나한테 말도 못 붙였어 새끼야 (계급 상하 의식 젤 쩜)

 

그리고 엠뷸런스 불러달라고 나 총마쟈쪄 엉엉엉엉 하는 것도 좋았따<

 

박성배 시발놈 (황정민 배우)

몇 차례 황정민 배우 원래 안 좋아한단 얘길했는데, 정말 영화에 항상 다 연기가 똑같아서.. 그리고 영화 초이스도 나랑 진짜 안 맞는다. 그런데 그 같은 연기를 여기서도 했는데 넘나 좋쟈나... 이 미친 또라이 박성배 시발놈을 황정민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도 안 되는 것..

 

이 새끼도 소중한 게 있을까? 알 바 없다. 알 바 없으니깐 안 그려졌다. 따지자면 정말 악의 화신급으로 묘사된 인물인데 이 사람의 악의 기원도 계보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박성배는 어떤 전사를 가진 인간이기보다 악의 집적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만 있을 수 있는 지방 소도시 시장. 전형이 아니다. 끔찍하고 악한 것만 가져다가 쌓았다. 그래서 연기하기가 진짜 어려울 것 같은데 황정민 멋있엄... 

 

마지막에 알 수 없는 총알 소리 듣고 깜짝 놀랄 때 유일하게 어떤 역사를 가진 인간이였겠구나 하고 느껴졌다. 행하는 만큼 더러운 일도 많이 당했을 것 같다. 박성배는 좀 뒤졌으면 좋겠다 (뒤졌지만<)

 

 

아 다른 사람들도 다 좋다 도창학이랑 검사의 관계까지 좋았다. 다 좋아 다 다 아수라 짱!!!! 아수라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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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첫 소감 (스포

영상자료원에서 화요일 낮에 [아수라]를 처음 본 뒤, 마음 속에 마구 말이 차오르는데 나눌 사람이 없어 그날 내내 참았다. 아수라 보고 놀란 가슴으로 저녁 회의에 참석하자니 떨리는 마음에 집중이 잘 안 돼서 한참 잡담한 뒤에야 논의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 집에 돌아와, 하고 싶었던 말을 조금만 적으려고 휴대폰의 메모장을 열었는데, 계속 쓰다보니 손이 저려서 더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충 쓰다 말았던 글이다. 생각하는 걸 다 적고 싶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부터 가져왔다.

 


나는 왜 컴퓨터 키보드 놔두고 모바일로 이러고 있는가.. 넘나 좋은 점 조금만 적어둘라고 한 건데ㅜㅜ 지쳐서 쓰다 포기함 금요일에 아수라 보러 갈 사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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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어하고 진부하다고 폐기처리한 한국 영화 특유의 쓰레기 같은 모든 걸 갈아넣었는데 왜때문에 걸작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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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혼자 하고 혼자 웃는 게 ㅋㅋㅋㅋ 더킹에서 정우성 대사 흉낸데ㅋㅋㅋㅋ 역→사→적→으로 살→아↘↗ ㅋㅋㄱㅋ<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그 정우성톤. 연기 못 하는 맨날 똑같은 그 톤으로 나레이션 시작할 때부터 헐 대박이다 깜짝 놀람 그리고 오프닝 타이틀 뜰 때 알아차렸다 난 이 영화를 존나 좋아할 것임을... 아니 이 영화는 명작의 숙명을 지녔음을...★

정우성 연기랑 캐릭터랑 착 들러붙어 이럴 수가ㅜㅜㅜㅜ 미쳤어 감독도 정우성도 미촸어 둘중에 누가 누구한테 절해야 될까 고민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절하기로
그리고 정우성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잘 생겼지만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못 생겨진다 단순히 잘 생긴 얼굴에 상처나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게 아니고 수렁에서 헤오나오지 못할, 덫에 빠져드는 고통에 찬 생물로서 못 생겨진다 연기와 조명 덕인 듯 (그런데 맨마지막에 다시 잘생겨짐ㅋ)

갠적으로 맨날 똑같아서 워낙 싫어하는 황정민도 지능적 비열함을 담아내서 막 너무 생생해 도랏어ㅜㅜㅜ

기타 검사, 계장, 작대기, 황 반장(비굴하게라고 속사포같이 작은 대사 넘 좋ㅜ) 등 일견 전형적 인물 같은데 디테일이 다르다 각자의 배경이, 그사람의 전생애사가 뇌내 스크린을 통해 그려진다 설득력 있다 배우의 힘이기도 하지만 연출 없이 안 됨 예로 더킹의 정우성ㅋㅋㄱㅋ걍 왜저러나 이해가 안 감 관객은 커녕 감독도 배우도 이해 못한 듯

인물 간 관계 보여주는 것도 구구절절 나열할 거 없이 한방에 존나 함축적이고 개적절함 더듬더듬 팬티 올려주는 거나 입쳐닫으라는 의미와 애정을 담은 고등어 한젓가락 어휴.. 캐릭터만이 아니라 캐릭터간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거기도 하고.. 또 정우성이랑 황정민 관계가 이복 매제인 것도 재밌다 그 한국적인 그 정서.. 가족이면서 가족이 아닌 애매한 거리의 가족 설정

정우성의 딜레마. 시발 개새끼고 좆같은 새낀데 게다가 허세 쩔고 근데 그 허세도 생존 방법이고. 미화하지 않고도 공감 끌어낸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 게 혼자 뇌내에 막 그려짐 아픈 부인 두고 작전상 성매수하러 갔는데 막상 하니까 또 좋았겠지 길티 플레져 느끼며 또 합리화하며 하지만 합리화해도 병원비 때문이란 식으로 아내를 공범으로 삼고 싶진 않아서ㅜㅜ 지도 사람인데 건강한 사람도 아닌 죽어가는 와이프한테 보여주기 싫었겠지 막 혼자 이해됨 그래서 무릎 꿇을 때 탄성을 내뱉었다 뭔 탄성이지 납득과 안타까움의 탄성 같음 그러면서 검사 새끼처럼 나도 겨우 그거냐? 하고 황당해서ㅜ복합적 탄성임
개새낀데 불쌍하다고 감정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건, 그가 다름 아닌 한국에서 살아냈을 세월이 그려져서. 이건 정말 잘 생겨서가 아니고 연기가 캐릭터에 착 들러붙어서임 그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특히 권위주의 조직에서 살아남으며 또 원래 나쁜 새끼들인 범죄자 상대하면서 한 번 또 한 번 뭐 어때 시발 다 이러고 사는데 하면서 강자에겐 비굴하게 약자에겐 비열하게 점점 그래 한국 남자가 되어갔겠지 젊은 주지훈. 정우성도 주지훈 만큼 젊고 예뻤겠지 순수했겠지  물론 주지훈의 행보-변화는 좀 다르지만 왜냐면 바로 돈과 권력의 신임뽕 맞았으니까. 주지훈이 변해가는 게, 권력자의 기대에 알아서 맞춰가는 그게 살인까지라도 과도하지 않았다. 보통은, 저런 식으로 극단적으로 비약적으로 변해가지 않겠지만 주지훈은 정우성이나 황반장 등 썩어빠진 경찰 선배들의 비리도 곁눈질로 알아왔겠지 자기도 모르게 배웠겠지 그리고 그 사람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걍 선하기만 하고 악하기만 한 게 없단 걸 이미 알고 있다 거기에 쥐똥 만큼 하사 받은 권력뽕에 취하고 특히 비밀을 공유하는 지위에 올랐다고 얼마나 그게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이고 얼마나 지키고 싶었을지 납득이 됨ㅜ

여담으로 정우성 주지훈 두 사람 관계가 (내가 더럽게싫어하는) 브로맨스로 전혀 안 보이고 한국 남자 종특으로 맺는 관계일 순 있지만 그런 건 내가 잘 몰라서 모르겠고 정우성이 타이틀 올라가기도 전부터 어떻게든 젊은 피 주지훈을 더러운 세계에 개입 안 시키고자 하는 게 아들에게 내가 못가진 미래 주고파 지켜주고파 자기 투사하는 아버지 같이 보였음

캐릭터도 완전 다 한국 남자들인 점에 더해 한국 영화라면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고 영화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있어야 되는데 둘 다 있다. 한국적 소재들, 되게 한국인 공간들(따닥따닥붙은 집, 철수한 미군기지), 그 공간에 맞춘 상황진행

재개발, 장례식장, 중국인 혹은 조선족 범죄자, 재개발 이권, 지역 조폭과 정치인 유착관계, 그 자체로 폭력배인 검경, 그러면서 고상한 척 하는 높은 검사, 시장도, 시장의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의원도, 잡아쳐넣으려는 검사도, 검사 윗대가리도 썩어 빠진 사회 등 이미 한국 영화에서 충분히 다뤄온 소재들이고 나쁜 놈끼리 싸우는 것도 신물날 스토린데 새로워....!!!! 어찌 이리 새롭나
다 함축적인 디테일 때문이다 존나 정합성이 쩔어.. 막 한국사회 지연 학연 쓸데없이 사건을 통해 다루지 않고 대사로 간단하게 한 방에 담아냄 그 대사가 또 캐릭터를 이루고 ㅜㅜㅜㅜ 

액션 신발 너무 좋아 시체안치소에서 정우성이랑 주지훈이랑 싸우는 거도 좋고 ㅜㅜ 정우성이 유리 씹어먹고 둘이 만나게 하는 것도 오예 좋았다 사실 셋이 있을 땐 약간 별로일 뻔 했는데 주지훈이 딱 그 전자기기 들고 나가서 괜찮아짐<

글구 카체이스 어캐 찍은 거져? 막 기술적인 걸 모르니까 대체 차안에 있다가 차앞유리 통해 차밖으로 카메라 나오는 거 어캐 한 겨 유리 없이 찍고 씨지로 유리 그린 건가(cg알못) 와 신박하다~~ 한국 도로에서 가능한 카체이싱 좋아아 게다가 그때 정우성 귀 안 들리고 비도 오는데 총 빼앗겨서 분노해서 추격전  하는 거ㅜㅜㅜㅜ 넘 좋음 디테일이 새로워ㅜㅜㅜㅜ

한국 영화 보면 흥이 깨지는 것들이 있는데 한국에서 저게 뭐야 말도 안 돼, 하는 것들, 이를테면 총이나 사람 너무 많이 죽이는 거 근데 아수라는 중딩 때 빠졌던 홍콩영화 느낌이었다 권총이 20발 연사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 느낌 막 주윤발 같은 그 느낌

리듬감 쩐다. 플래쉬백도 개적절했다 삽입된 줄도 모름<

조명. 특히 스마트폰. 밀실의 조명. 비오는 거리, 비오는 날의 조명.

몰입이 깨진 순간- 주지훈 아 어떡하지 하며 울 때ㅜㅜㅜㅜ 나도 움<
글구 첨에 오프닝 크레딧 후 검사 목소리 후시녹음 같은 느낌이라..

장례식 씬은 과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인 폭력이 어떤 건지 잘 보여준다. 그래서 더 좋았다. 물리적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데 막 폭력의 은유를 통해 뭐 딴 얘기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폭력 남녀노소 지위고하 막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무서운 그 물리적 폭력

스미지 않고 바닥 위를 미끌어지는 피가 좋았다 이를 위한 바닥의 타일이 좋았다

첨에 사나이 픽쳐스로 시작해서 으잉 제작사 이름부터 이게 모야 ㅡㅡ 했는데 인트로 끝나고 아수라 타이틀 뜰 때 이미 사나이 머시기 따위 잊었다 근데 감동에 젖어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데 또 사나이 픽쳐슼ㅋㅋ 존나 깸

 

그리고 썩은 눈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노말하게<, rps 얘기도 아니고, 정우성이랑 주지훈이랑 와꾸가 그냥 대박 잘 어울림 왜 정우성-조인성이 화제된 거 보고 영화 봤는데 영화가 별로라 그런지 투샷이 별로 안 붙어 안 예뻐 근데 정우성 주지훈 어울릴 거라 생각도 안 했는데 하...! 넘나 좋았다 그냥 이쁘다 어울린다가 아니고 투샷이 특히 현장검증하거나 할 때 둘의 에너지가 화면을 채우는 게 장난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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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주지훈 캐릭이 정우성 황정민만 아니라 다른 사람 대하는 것도 나왔음 좋겠다 싶은데 막상 있으면 필요 없어 보였을지도.. 씬 배정이 많지 않은데 엄청 잘 했다 주지훈 넘나 잘했어ㅜㅜㅜㅜ 똑띠다

너무 긴장하면서 봐서 다 본 뒤 팔이 저리고 무릎이 풀림

그리고< 영화에서 묘사되는 관계란 게 전부 다 위계가 잇음 서열 사회 집약적으로 잘 보야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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