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니네 집 (걍 일기;;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친구들은 자기 집이 내 집이라고 얘기한다. 디스 이즈 유어 홈ㅋㅋㄲㅋ 왜죠ㅋㅋㅋㅋ 근데 아무리 편하게 생각하래도 어떻게 편하게 생각해... 더군다나 친구 혼자 사는 집도 아니얔ㅋㅋㅋ< 아무튼 내 집처럼 편안한 곳은 당연 없지만

 

우리 친구 다르위시네 집도 내 집처럼 느껴지는 건 물론 아닌데, 다만 맨첨에 팔레스타인 와서 아무 것도 모르고 엄청 헤맬 때 도움을 많이 받아서, 그리고 원래 혼자 살아서 ㅎㅎ 올 때마다 항상 신세졌고. 약간 내가 팔레스타인에 집 같이 여기는 곳이 바로 다르위시네구나 하고 아까 통화하면서 느꼈다.

 

온지 한 달 다 됐는데 여태 연락 안 하다가, 오늘 전화비 충전한 김에 연락했는데, 이미 11시 다 된 넘 늦은 시간이라 문자만 보냈는데.. 원래 엄청 올빼미지만 결혼했다니깐 밤에 실례쟈나. 근데 전화 와서 통화하는데 왤케 미친듯이 그립고 눙물이 퐁퐁 나대는지 ㅡㅡ;;;; 나 왜 이럼??? 이러다가 아 내가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편하게, 집처럼 느끼는 데가 다르위시네구나..하고..ㅜㅜ 옛날에 진짜 연락도 안 하다가 갑자기 전화해서 오늘 거기서 자도 돼? 물어보고 걍 진짜 막... ㅡㅡ;;;; 막막해질 때마다 다짜고짜 전화함ㅋㅋㅋㅋ 밥해달라 그러고 ㅡㅡ;;;

 

애초 징그럽게 찝쩍거리는 놈팽이 덕에 알게 됐는데 나중엔 그 놈팽이에게 진심 감사했다. 다르위시를 소개시켜줬쟈나ㅜ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가니까, 대부분 넘치는 환대를 받지만 진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이미 팔에 있는데도 넘나 그립고 미안해 죽겠네 이제야 연락해서.. 다르위시네 동네 지나갈 때마다 집 찾을 수 있나 보곤 했는데.. 찾을 수 있다! 근처에 가면 알겠더라고

 

오늘 낮엔 칼릴(헤브론) 갔다가 대박 사건ㅋㅋㄱㄱㅋ A 만남 아놔 진촤 ㅋㅋㅋㅋ 언제 온 거여 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 있는 줄 알았는데...-ㅁ- 페북에다 헤브론 언제 왔냐구 또 오면 연락하라구 댓글 남겼길래 예전처럼 자기 가족 방문하라는 건 줄 알고 ㅋㅋㅋㅋ 알았다고 하고 오늘 잠깐 간 거라서 당연 연락 안 했는데 ㅋㅋ 지난번엔 형 가게 있는 쪽으로 안 지나가서 일부러 들르진 않았고 오늘은 지나가면서 생각나서 인사해야지 하고 가게 쳐다보는데 왠 A 같이 생긴 사람이 앉아 있엌ㅋㅋ 보고도 걍 내가 못 만난 형젠가보다 겁나 닮았네, 하구 안면 있는 형한테 다가가서 인사하려는데 A 닮은 남자가 벌떡 일어남 봤더니 본인이얔ㅋㅋㅋㄱ  진짜 넘 황당하고 깜놀해서 팔 계속 때림;;;;  ㅏ 넘 좋다ㅜㅜ 팔레스타인 넘 좋아< 이스라엘 쪽에 오래 있다 와서 더 그런가... 넘나 좋은 것

 

암튼 존나 햄볶네연

 

아 글구ㅋㅋㅋㅋ 오늘 새라랑 떨어져서 자는 첫날인데 낮에 내내 같이 있다 저녁에 헤어졌는데 48분 동안 통화함 ㅡㅡ;;;; 뭐 뭐지ㅋㅋㅋㅋㅋㅋㄲㄱ

 

냐옹이한테 메세지 보내다 알게 됨 꼭 아빠같은 건 아닌데 아빠한테 느끼는 걸 느낌< 가족같은.. ㅋㅋ 평상시 1도 생각 안 나다가 막상 떠올리면 눈물 나고 고맙고 따뜻하고 ㅋㅋㅋㅋ 와우내 빼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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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꾸스, 팔레스타인 소년

나는 아직도 아랍어를 못 한다.

어찌된 일인지 한참 열심히 하다가, 오기 전엔 완전 손놓고 있었다. 매일 '내일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X일이면 배운 거 다 복습하고 갈 수 있어' 하고 매일 하루씩 줄어드는 디데이를 세며-_- 그 안에 이케이케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계산하다 영원히 안 했다. 그래서 다시 아랍어 더듬더듬 몇 마디 건네고, 상대가 너 아랍어 할 수 있어? 하고 물으면 아니...; 라고 대답하는 발전 1도 없는 상태로 팔레스타인에 다시 온 것이다. 넘 아쉬웡...

 

팔레스타인에 몇 번 왔지만 이스라엘 쪽에는 이동을 위해서, 혹은 특정한 약속이 있어서가 아니면 거의 가본 적이 없었다. 이스라엘, 즉 48년 팔레스타인(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전후한 중동 전쟁으로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들어선 땅) 쪽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적겠지만, 거기 있다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들어오니 역시 공기부터 다르다 ㅎ 국경을 넘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졌다.

 

오랫동안 그리던 친구를 만나 친구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시골길에 친구가 차를 세우고 '파꾸스'를 사주겠댄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도로변에 점점이 과일 행상들이 많았는데, 그 중 소년 몇 명의 행상 앞에 섰다. 아랍어로 친구가 뭐라고 얘기하는데 '남한에서 왔다'고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 들렸다 -ㅅ- 아마 남한에서 온 내 친구한테 파꾸스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내용이었을 거다. '남한'이라는 단어가 들린 순간 소년이 "아흘란 와 싸흘란(반갑다, 환영한다)" 해줬다. 후다닥 행상으로 돌아간  소년이 파꾸스란 걸 잔뜩 가져왔다. 가지고 있던 생수로 친구가 파꾸스를 씻더니 바로 먹어보란다. 딱 봐도 오인데 씹어보니 오이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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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먹나 눈을 반짝거리며+_+ 쳐다보던 소년한테 아~ 이거 한국에도 있다니까 약간 실망한 표정이었다. 황급하게 한국 오이보다 맛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살짝 단 맛이 나고 연해서 오이보단 맛있는데 여튼 오이였다; 그리고 둘이 뭔 대화를 짧게 나누더니 인사하고 소년이 사라지고 차가 출발했다. 읭? 너 돈 안 냈는데? 하니까 한국에서 왔으니까 선물로 준 거라고 한다. 아놔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 갑자기 주책맞게 눈물이 막 났다. 타고 이동하는 내내 주책맞게 눈물이 나서 몰래 우느라 혼났네 아니 나는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 어버버 거리는데 차는 이미 저만치 가버렸고.. 아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야핑????!!!!!!!!" 존나 반겨주고 ㅋㅋ 넘 좋다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밥먹고 똥싸고 돈 쓰는 것도 죄책감 느끼고 불편했는데 완전 팔레스타인 너무 좋쟈나.. 물론 길거리 성추행 좀 당하다 보면 아오 썅!!! 지랄 발광을 떨겠지(나)만 아직 나중 일이길 (기원합니다) 어디 짱박혀서 아랍어 수업 받고 싶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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