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 여행기 - 프롤로그

  • 등록일
    2021/11/01 21:07
  • 수정일
    2022/04/06 17:26
  • 분류
    여행

백신 맞고 1달 지나 면역력 맥스 됐을 때 안전하게 잘 다녀옴 ㅇㅇ

한국에선 면마스크만 쓰는데 러시아에선 거리에서도 94 마스크도 꼬박꼬박 쓰고 다님 ㅇㅇ 근데 이건 넘 추워서ㅠ 옷을 그지 같이 얇게 입고 가서 하아...

러시아에서 공부하는 성제씨가 불러주셔서 갑자기 갔다. 원래 12월에 갈 생각이었는데 12월이 더 바쁠 것 같고, 10월에 오면 같이 여행하는 다른 쌤이 숙소 예약한 데서 자면 된다고 해서 급뽐뿌 와서 날아가버림,, 덕분에 여행경비 엄청 아꼈다. 글구 성제씬 공부한다고 바빠서 그 쌤이랑 여행 메이트로 거의 둘이 다님

여행기를 날짜별로 자세히 적을 건데 그 전에

코로롱

러시아 입국할 때 백신 접종 여부는 알바 없고 도착 72시간 전에 PCR 음성 확인서를 받아오면 됨. 이거 한국에서 13만원임 어휴.. 한국에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받아야 하는데, 러시아 병원에서 42000원 정도 주고 받음. PCR 검새 받을 수 있는 병원 리스트는 영사관에서 올려놓은 걸 참조해서 숙소 5분 거리에 있는 병원이라 갔는데 말이 안 통해서 참 힘들었다. 러시아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친구 없었으면 못했음 ㅠ 막 예약하고 와야 된다는데 병원 홈페이지에는 예약하는 데가 없음.. 몰라 암튼 아침부터 줄 서 있다가 2명의 예약자부터 검사하게 한 뒤 예약자 없어서 간신히 받음. 결과지를 이메일로 보내주는데 첨에 러시아어로 보내와서 깜짝 놀랐다. 다행히 다음날 영문으로 또 옴

+ 추가

러시아에서 한국 올 때
- 20일 오전에 PCR 검사
- 21일 메일로 러시아어 확인서 발급/수령
- 22일 메일로 영어 확인서 발급/수령
- 23일 오후 공항 출발
- 24일 오전 한국 입국

이렇게 들어옴 방역 공지 보면

② 발급시점

 ‣ 출발일 기준 72시간(3일)이내 발급된 확인서 일 것

* 예시) ‘21.3.10. 10:00시 출발 시 ’21.3.7. 0시 이후 발급된 서류만 인정

이렇게 돼 있음 발급 시점 기준이라서 72시간보다는 좀더 길다.

병원에 찾아오면 프린트해 준댔는데, 메일로만 가지고 있어도 탑승된다고 잘못 알고 그냥 메일만 가지고 공항 갔더니, 안 된다고 저쪽 안내데스크 가서 프린트해 오라고 시킴. 좀 기다렸지만 프린트 비용 없이 해줘서 잘 가지고 탐. 제출이 아니고 뱅기 탈 때나 한국 들어와서나 걍 보여주는 거라서 지금도 내가 갖고 있다 ㅎ

뱅기 전세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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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오타쿠 의상 입고 출발~
티셔츠: <대다크>
잠바: <도로헤도로> 헝그리버그

나는 현지에서 이러고 다닐 생각이었던 것이다. 넘나리 얇음 10월 중순의 러시아를 상대하기엔 말도 안 되는 차림새임 ㅠ 가니까 러시아인 다 패딩 입고 다님 -ㅁ-

밥은 핀에어 명성치고 맛없었다 선택지도 없음..ㅜ 한국에서 가는 건 맛없고 올 땐 갠춘했음

그리고 사람 없어서 누워서 감 개꿀 원래 장거리 비행 너무 힘들어하는데 세 자리 차지하고 떡하니 누워서 가니까 집에서 침대에 누워 뒹구는 거랑 큰 차이 없음 진짜 행복했다..

여행 준비 및 전체적 인상 및 이것저것

- 여행 준비하며 러시아 통신사 유심 한국에서 할인하길래 사서 가려고 했더니 현지 가면 훨씬 싸대서 현지에서 싸게 샀다. 현지 통신사 중 하나인 MTC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심카드 200루블 + 요금제 249 = 7500원 짜리 삼 2주간 lte 무제한이고 통화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몇 통화 씀.

내 폰에 sim카드를 두 개 넣을 수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걍 근무 중인 천재 여성이 알아서 심카트 툴킷 깔고 개통까지 다 해 주심. (핸드폰 인터페이스를 영어로 해놓고 드림) 데이터 켜면 로밍될까봐 긴장하면서;; 켰는데 데이터는 현지 유심으로 켜지게 야무지게 설정 다 해 주심ㅎ

- 비자/마스터 신용카드 다 됨. 해외 여행 많이 다니거나 유학생 사이에서 유명한 하나 viva+ 체크카드 전에 만들어 둔 거 요긴하게 씀 수수료 없이 그때그때 환율로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다 결제됨. 다만 대중교통 카드를 안 만든 관계로 버스 탈 때는 현금이 필요했다(친구가 내 줌). 암튼 현지 통화를 현금으로 십원도 안 찾은 건 처음 해 본 경험

- 삐쩨르 시내에 지하철 5개 노선이 있는데(노선도), 대부분 역마다 이름이 다름. 종로3가에 3개 노선이 지나가잖아? 그래도 다 종로3가역이잖아? 근데 여기는 같은 역인데 이름이 두 개 세 개임ㅇㅇ 근데 별로 겹치는 역이 많지 않긴 하다.

- 출입국 심사가 개까다로움 이해가 안 감;; 앞사람이 하도 오래 걸려서 저 사람 뭔 이슈가 있나보다 싶었는데 나는 더 오래 걸림 뭔 혼자서 여기저기 전화하는데 대체 내 여권 보고 어디다 뭘 물어보는 건지 개궁금 그리고 마스크 내리고 있으라고 호통치고;; 진짜 십 분도 넘게 서있었다. 나올 때돜ㅋㅋㅋㅋ 여권 사진이랑 내 얼굴을 어찌나 꼼꼼히 비교하던지 귀 뒤로 머리 넘기라고 세 번이나 ㅋㅋㅋ 사진 보고 내 얼굴 보고 사진 보고 내 얼굴 보고 무한 도돌이... 왜 저래 진짜 이해가 안 감; 그리고 들어갈 때 출입국 카드 적으라고 받은 게 A4용지에 인쇄한 거 또 인쇄하고 다시 그 종이를 또 인쇄해서 완전 열화된 거였다. 이런 경험도 처음이야.. 근데 다 적었는데 아무도 달라고 안 함 입국 심사 때 제시했더니 필요 없다고 왕짜증냄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언제 누구한테 냈어야 하는 거야 아직도 내가 갖고 있음;

- 굿즈를 진짜 못 만듬 : 한국인이 굿즈의 민족이쟈나.. 진짜 기념으로 뭐 사고 싶었는데 에르미타쥬 미술관, 마린스키 공연장 다 살 거 없음ㅠㅠ 에르미타쥬만 나중에 서점에서 소장 작품 중 고양이만 모아놓은 거 하나 샀다. 이건 졸귀.. 걍 서점에서도 파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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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료시카 인형 넘 좋아해서 열 개 사올까봐 걱정했는데 왜 예쁜 거 없어ㅠㅠㅠ 아무튼 저랑 취향이 정말 안 맞으시네여... ;ㅁ; 하나도 못 샀다ㅠ 나는 넘 사고 싶은 거 많은데 돈 없어서 걱정할 줄 알았는데 그림이 진짜 나랑 안 맞아여 왜때문에..

- 패션도 나랑 안 맞음 근데 길거리 요정들은 예쁘게 입고 다니던데 막상 옷 사러 가면 맘에 드는 게 없어.. 가서 혹시 추우면 사입으면 되지~ 했기 때문에 두꺼운 아우터 위주로 찾느라고ㅠ 걍 인터내셔널 브랜드들 보는데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들도 맘에 드는 옷이 1도 없었다. 추워서 아무거나 사려다가 에첸엠-_-에서 모자만 하나 사구 나머지 얇은 옷을 동시에 전부 껴입고 다님으로써 ㅋ 옷 안 사고 추위를 극복함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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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브랜드 검색해봤는데 쇼핑몰 추천한 리스트 첫번째가 여기 가면 한국 옷도 살 수 있다궄ㅋㅋ 그래서 걍 옷 사는 걸 관둠. 아주 나중에 힙스터들 가는 데를 발견했는데 거기는 로컬 브랜드들 예쁠 것 같다.

- 나이트 라이프가 있음 밤에 혼자 다녀도 안전해서 좋다. 이게 독재국가의 위엄이라고 ㅎㄷㄷ 푸틴이 해외에선 극우 지원하면서 국내 정치에선 자기 유리하게 그때그때 극우들 이용도 해먹고 억압하기도 하는데 요 몇 년간은 억압의 시기인 듯 네오나치들이 정리가 됐다대

- 커피가 오살하게 맛없는 건 아닌데 딱히 맛있지도 않음. 그래서 러시아가 스타벅스 커피가격이 세상에서 젤 비싸다는데, 그래서 사람이 많은 건가? 여담으로 스벅 굿즈 매니아인 언니한테 굿즈 사다줄랬는데 디자인 역시 별로라서 안 샀다. 암튼 다른 사람들처럼 커피보다 차 추천함 ㅇㅇ

- 러시아어 역시 제국의 언어. 첨엔 영어 안내가 너무 심하게 없어서 이 동네는 관광이 주요한 산업이래매 왜 이래.. 싶었는데 이미 러시아는 러시아어 하는 외국인이 많음. 러시아 자체도 다인종 다민족 국가고. 그래서 외국인이 러시아어 하는 걸 디폴트로 여기는 듯. 무조건 러시아어로 말함;; 안내문이나 메뉴도 러시아어 뿐이라 거의 매번 구글 렌즈로 러시아어→영어 번역해서 봐야 했다. 어떻게 입장 안내도 러시아어만 할 수가 있지;; 아니 외국인이 아예 안 오면 모르겠지만 (무한반복)

- 공연을 사랑하는 민족이구나.. 클래식 공연장을 꽉 채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보며 감탄함 러시아어를 못해서 연극 같은 걸 못 봐서 아쉽네.. 공연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발달했다. 괜히 러시아 2대 도시가 아님.. 길거리 퍼포먼스/라이브 공연도 많고 메탈씬도 있고(노관심이라 안 가봄) 그래피티도 찐으로 좋았음.

- 근데 건물 자체는 유럽 짝퉁 느낌이랄까.. 예전에 체코 갔을 때는 건물들이 밋밋해가지고, 벽돌을 쌓은 게 아니고 밋밋한 벽에 벽돌 문양을 그렿넣은 걸 보면서 가난해서 그러나?? 싶었는데 그거 원래 양식이 있다네;; 무식해서 모름 이번에 거의 젤 번화한 네브스키 대로 중심으로 다녔는데 거기 건물들은 유럽 건물을 3D 프린터로 복사한 것 같은 모조품 느낌이었다. 물론 넓은 땅떵이를 반영해 가로로 거어어어업나게 긴 건물들이 많았지만.. 그 없어도 되는 기둥들은 다 뭘까? 아무튼 그럼에도 밤거리는 예뻤다. 신기하게 조명들이 다 건물을 예쁘게 보이게 할라고 단 것처럼 밤의 건물이 백 배 예뻐지더라고.

- 가기 전에 인삿말이나 알파벳 정도는 다 외우려고 했는데 다 못 외움 ㅜ 특히 안녕하세요 왤케 어려워.. 드라마에서 배운 "쁘리비예트"라고 안녕이라고 간단한 인사말을 했는데 이렇게 말했을 때 응답해 준 사람 거의 없었음ㅋㅋㅋㅋㅋ 발음이 구려서 그런가.. 고맙다고 '스파시바' 하면 다들 대답해 줬는디

알파벳은 반쯤 외운 것 같다 이제 곧 다 잊겠지,,

- 수화물 추가하려면 10만원 더 내야 하고 기내반입은 8킬로까지라서ㅠ 기념품 사기가 어려웠다. 근데 임페리얼 포슬린이라고 황실이 쓰던 컵 같은 게 존예... 존나 이쁨;; 게다가 엄청나게 가볍다. 그래서 기념품으로 저렴한 걸로 세 개 삼 ㅠ 이거 사려던 게 아니고 이후 적을 교외 마을에 동네 사람들 가는 그릇집에 갔는데 몇 개 장식품이 있어가지구, 근데 갑자기 꽂혀서 사버림 ㅠ 괜히 이런 데서 사서 택스 리펀도 못 받고 할인도 못 받고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게 샀는데 그런데도 공항에서 면세품으로 사는 것보다는 약간 쌌다;; 그런데 포장도 원래 그 박스에 안 담아주고 그지같이 해 줬지만 ㅋㅋㅋ 그래도 무사히 잘 가져옴 존나 가벼워 존예.. 가벼워서 내 선물만 사옴< 암튼 좀 비싸도 그때 사길 잘 했다 그 이후로 쇼핑하러 갈 시간이 없었기 땜시

- 도스토예프스키 투어를 못했다ㅠ 애초 이십 년 전 읽은 <죄와 벌> 이북 사놓고 다 읽지도 않음; 지금 읽고 있다 개꿀잼.. 딱히 박물관에 가고 싶다기보다 (무덤은 갔는데 괜히 감) 라스꼴리니꼬프가 걸어다닌 데를 누비고 싶었는데, 겹치는 동선이 있긴 있을 것 같다. 네바 강도 보고 그랬으니까.. 암튼 이건 다음 여행의 즐거움으로 남겨야지..

- 다녀와서 많이 리프레시 됐다. 이제 갓생 살아야지~

+ 외투를 잊다니. 추운 나라라 외투를 입는 시간이 길어선지 전시회장, 공연장, 레스토랑 등 거의 모든 곳에 외투를 맡겨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게 신기하고 편리했다. 근데 이 정도 두께 나는 괜찮은데 안 된다고 빠꾸 맞기도; 아무튼 벗어서 들고 있는 걸 허용하지 않는;;ㅋㅋ 그런 문화적인 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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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 한국 정발본 전자책 이게 최선인가요 (아니

이제 글자로 된 책은 이북 있으면 종이책 안 산다.

만화책은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지만 워낙 만화책 많아서 더 늘일 수가 없다보니 점점 새로운 만화 찾아보는 데 보수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원래도 권수 많은 만화는 애진작에 포기하고 어지간하면 시작도 안 함. 보다가 하차한 적도 많고. 암튼 그런 나에게 만화책 이북은 최고의 선택임을 뒤늦게 깨닫고 이제 이북 보기 시작하자마자 불만 폭주 -_- ㅋ

일단 뒤늦게 알게 돼 종이책으로 플미 주고 구해야 되는 책들이 이북으로 뙇 있는 걸 보고 아니 왜 남이 보던 책을 돈 더 주고 삼 ㅇㅅㅇ 이북 짱짱맨 그러고 있었는데..

한국의 만화 출판사들이 이북을 정말 종이책 낼 때 만큼 성의 없이 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당연한 결말일라나? 진짜 얼척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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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카무이>에서 발췌. 만화는 아직 1권 봤는데 재밌다. 근데 이미지를 열화시킨 것에 더해, 가운데 종이책이 접히는 곳을 제외한 위/아래/옆 세 군데가 조금씩 잘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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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애시당초 이북용 책을 따로 만들지 않고, 출판용으로 편집한 파일을 이북이랍시고 내놓고 있는데, 애초 그 출판용 책이란 게 삼면이 잘려 있다. 인쇄하면서 잘리는 게 아니고 책 판형 자체가 일본 원본이랑 다르다. 그래서 원본 그림은 반드시 손상된다. 그리고 종이 끄트머리에 말풍선이 있으면 대사 위치도 굉장히 이상해진다. 종종 말풍선을 침범하면서까지 인쇄 마진을 크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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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는 한국 인쇄 사정상 출판용이 이래야 한다고 백번 양해해도 이북을 왜 이렇게 내? 으응 왜냐하면 성의가 없으니까 ㅇㅇ

그나마 컬러라도 있는 건 양반이다. 종이 만화책이 컬러 없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이북도 흑백으로 함. 그래야 할 이유는 없는데 출판사에서 편하니까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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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창조 디자인부> 중에서. 이 만화 개웃김ㅋ

귀찮아서 안 올렸는데, 옛날 작품인 경우, 예를 들어 <악의 꽃>을 보고 있는데, 스캔된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열화돼 있다. 일본 출판 기술이 좋은 건지, 일본에서 한국에 원고 파일을 넘겨줄 때 문제가 있었던 건지 그건 모르겠지만, 그렇게 구린 걸로 이북을 또 내고 있다는 게(삼면이 잘린 건 디폴트) 짜증이 난다..

종이책이랑 이북이랑 다른 출판사에서 내는 경우도 왕왕 있다. 차라리 이북 전용으로 편집된 게 낫다. 근데 이북은 또 종이책보다 더 검열이 많다네.. 이북으로 완전히 갈아타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일본어를 좀 잘 해서 원서 이북으로 보든가ㅠㅠ 근데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 같오...ㅠ

암튼 크기 바꾸는 게 젤 큰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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