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비밀 사이» : 다온이를 중심으로

쓰던 중에 어제 72화 나와서 뭐 당연한 소리하고 있나 싶기도 하지만; 걍 다 써봄

주식은 없고 삼공 다 죽도록 좋아하는데 메인공은 주성현이라고 봄

일단 나는 2부 기다리는 동안 1부를 한 번 재탕한 게 전부다. 2부 때는 공 세 명 모두한테 과몰입 와서 가섬 찢어져서 진짜로 재탕을 못 하고 캡처한 장면 그림만 보고 또 봤다 ㅠ 시즌 1 단행본이 11월 중에 나오니 보고 추가할 예정

다온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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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애기 다온이

심각하게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부모를 둔 탓에 동생들 건사하며 오직 성공해서 집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만으로 살아온 정다온. 그런데 신재민이라는 구원자가 등장했다. 절대자를 향한 사랑과 유사한 방식으로,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민이가 다온일 아낀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재민이는 모든 걸 다 가진 완벽한 사람이라 다온이에겐 짝사랑 상대일 뿐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같은 대학에 가고, 발전된 관계를 꿈꾸기도 했을텐데- 김수현이 나타났다!

십년 간 세 사람이 이도 저도 아닌 관계를 질질 끌어온 이유

수현이는 냉랭한 다온이에게 끊임 없이 들이댄다. 늘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마음을 닫고 살아온 다온이에게 수현이는 내 존재를 오롯이 받아주는, 처음 맺어본 관계였다. 물론 재민이 역시 다정보스지만 잘 보이고 싶고, 그래서 더 어려운 상대라 내 본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수현이는 최근 화에서 다온이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아무한테나 쉽게 넘어가지 말라고 질책/읍소하지만 결국 다온이가 다정한 사람에게 물러지게 만든 건 수현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수현이는 재민이랑 둘이서, 다온이를 배신한다.

모든 것은 재민이랑 수현이의 비게퍼에서 비롯됐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대학 생활 중 비교적 일찍, 두 공은 다온이 앞에서 서로 사귀는 척 하기 시작했다. 그걸 아직까지도 마치 관계가 지지부진 이어져온 것처럼 굴어왔다ㅡㅡ 이에 더해 두 공은 서로 너무 만만치 않으니까, 견제질의 끝판왕 격으로 일종의 협약을 맺는다. 서로 다온이에게 고백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여담으로 협약을 제안한 재민이의 계략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수현이는 순진하게 재민이를 어? 그 머냐 친구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철썩 같이 믿었던 것 같지만 ㅠㅠ 물론 그 덕에 재민이가 수현이 미국 간 틈에 다온이랑 사귀어 버리는 일은 없었고, 수현 입장에선 그 약속을 믿는 외에 다른 방법도 없었겠지만.

재민이에 대한 오랜 연심을 완전히 접을 순 없었지만 결국 다온이는 수현이에게 마음을 주고 잠자리까지 함께 하기 이른다. 그런데 수현인 대체 어떤 상황이었길래 둘이 이제부터 사귀는 관계라고 땅땅 하지 않고 애매한 관계로 지내다 재민이랑 비게퍼에 돌입하기 이르렀을까? 그 협약이 이미 유효한 시기의 일이었을까? 이 부분 안 밝혀짐

이렇게 한 명은 내가 오래 짝사랑한, 다른 한 명은 날 좋아한다고 그렇게 들이대던 사람인데 둘이 사귄대… 시발… 게다가 둘다 넘사로 잘생기고 집도 잘 삼 ㅠ 재민이야 그렇다치고 뭐야? 김수현, 나 갖고 논 거야? 그래 내 주제에 무슨.. 내가 진짜 좋아서 그런 게 아니겠지.. 내가 쉬우니까, 우스워서 갖고 논 거겠지.. 하고 다온이는 불쑥 치미는 의문을 자존감을 깨부수는 걸로 잠재웠을 거다. 다온아 다온아아아악 ༼;´༎ຶ ۝༎ຶ`༽ (과몰입 중)

하지만 수현이는 재민형이랑 사귄 뒤에도 찝적임을 멈추지 않고.. 다온이는 그게 너무 싫으면서도 그 다정함에 여전히 흔들린다. 그리고 다시 자존감을 부수며 견뎌낸다. 착각하지 말자, 날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스스로 세뇌했을 거다. 근데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재민이 형이랑 사귀면서 나한테 왜 저러지? 왜 저렇게 다정하지? 왜 나를 욕망하지? 다온이에게 수현이는 모순 투성이 인물이라, 김수현이 변덕스러운, 이기적인, 나쁜 사람이라고 결론짓는 것 외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다른 방법을 몰랐다. 하지만 수현이보다도, 재민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채로 김수현에게도 마음을 줘 버린, 그리고 둘이 사귄 뒤에도 수현이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해 재민이를 배신한, 내가 제일 나쁜 사람이다. 이게 다온이가 내린 결론일 거다. 다온아… 다온아아아아악 ༼;´༎ຶ ۝༎ຶ`༽ ㅠㅠㅠㅠ

다온이 캐붕?

공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다온이는 회사에서 최소한의 상냥함만 탑재한 채 비지니스적 관계만 맺는다. 다온이만이 아니라 보통 사회생활이 그렇지 않던가. 나라는 사람을 회사에서까지 그대로 드러내는 건 별로 권장되지 않는다. 다온이는 특히나 벽치는 스타일이고 주성현이랑 스타일이 너무 달라 종종 부닥치기도 했다. 그런데 주댕댕의 햇살력에 점차 경계심을 풀고 벽을 허물고 급기야 무장해제하기 이른다. 가시를 세운 채 방어를 할 뿐인 초반부의 다온이가 무장해제 후 본연의 여리고 무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화는 초반부만 보면, 사이 나쁘던 다온이랑 성현이 두 사람의 사내 연애 얘기 같고 여기에 재민이란 섭공을 하나 곁들인 것처럼 보였다. 주인공수가 여차저차 혐관을 금세 끝내고 마음을 주고받기 시작할 즈음 신재민이라는 다온이 첫사랑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둘 사이 갈등을 만들어내지만, 성현이가 즐겨읽는 <비밀 사이>라는 웹소설의 작가가 바로 다온이라는 (독자는 아는) 비밀이 밝혀지며 갈등이 풀리거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줄 것 같은, 그렇게 편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전개는 ㄴㅇㄱ 상상을 초월했는데, 재민이도 다온이에게 오래 찐사였고, 또 표지나 줄거리에 언급조차 없던 세 번째 공 수현이까지 등장하며, 세 명의 공에 대한 스토리가 더 할 나위 없이 균형감 있게 안배되며, 으악 결말을 예상하긴커녕 과거사나 향후 전개도 오리무중이 돼 버린 것이다. 그니까, 성현이가 메인공이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던 초반의 설정(성현과 다온의 작가-애독자 관계)은, 재민/수현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오래고 깊은 전사가 있었음이 드러나며 그저 각자의 막강한 서사 중 하나의 위치로 전락했다. 물론 이건 스토리 진행 중에 설정이 추가돼 바뀐 거 같진 않고, 다온-성현 2자 관계에 촛점을 맞췄던 이야기가 서서히 4자 관계로 확대되느라 자연스럽게 초반에 알 수 없던 설정들이 드러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성현은 확신의 메인공이다.

맥퀸 스튜디오 작가님들이 뽑아주신 3공 브금. 성현/수현/재민 순서

주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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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댕댕 믿는다

우리 다온이 자존감 지킴이 주성현 ㅠㅠ 막강한 두 공에게 십 여년간 자존감이 박살난 다온이에게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는 주성현. 그리고 그간 네가 격어왔던 것이 '배신'이라고 명쾌하게 정의내려버린 주댕댕!! 연애를 단순히 자존감 끌어올리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러브 스토리의 결말이 주인공의 행복이어야 한다면 가장 가까운 관계들(가족, 재민, 수현) 속에서 상처만 받아왔던 다온이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건 안정감과 안전하게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다른 조건에서 만났다면 분명 재민/수현이랑도 안정적 관계를 맺었겠지만(단행본 표지를 보면 그저 눈물이 난다..ㅠ) 지금은 둘 중 누구랑 돼도 불신과 죄책감을 끌어안고 가야 돼.. 그래서 주성현이랑 될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둘 사이엔 아무 시련이 없을 거란 건 아니고 흑화할 주성현이 겁나 기대되면서도 다온이에게 유일하게 안전한 관계가 더이상은 깨지지 않는 정도에서 멈추길 기원한다ㅠ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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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덮수현은 진리다

다온이 회상 중에 수현이가 병 깨고 피칠갑됐던 사건이 있는데, 그게 정호라는 다온이 썸남(?)과 관계 있다고 나왔다. 다온이가 그 정호라는 아이가 다정하게 대해주니 또 마음을 주기 시작했던 걸까? 마음을 얼마나 줬든 오해가 있었든 간에 수현이의 폭력 사건으로 수현네 가족도 모두 다온이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가족들은 수현이를 강제로 미국으로 끌고 가 버린다.

가지말라고 울며 붙잡던 다온이를 그리워하며 불면증까지 얻었지만 가족에게 묶여 있던 김수현.. 어떻게 간신히 한국에 돌아와 다온이를 만났지만 다온이가 분노에 가득 차 있어서 당황했던 걸까? 첫등장 후 수현이는 다정하긴커녕 폭력적이었다. 완전 이물질공 느낌이던 수현이는 그러나 대학 시절 샤랄라한 과사가 풀리면서ㅠㅠㅠ 난 그전까진 수현인 걍 맛있는 별식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대학 때 얘기 보고 도라방쓰 됨 아 미친 이거 걍 캠게물 하면 안 됨? 왜 안 됨 작가님들 왜 그러세요ㅠㅠㅠㅠ 이때부터 눈물 바다 됨 아 왜 한 놈도 쉬운 놈이 없어ㅠㅠ

수현이의 삶에 가족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 공 중에 유일하게 가족-엄마, 조카♥️-이 나왔고 다온이에게 미국 가자면서 가족들한테 소개하고 싶다고 한다. 가족이 그간 다온이와의 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을텐데도 둘 다 포기하지 못할 정도로. 수현이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아서 미쳐버리겠네ㅠㅠㅠ 캠게면 둘이 십년째 깨볶고 있을텐데 아니 대체 왜 이런 시련을 수현이가 겪어야 하나여...ㅠㅠㅠㅠ 우리 다온이는 뭔 죄여 셤 공부도 못하고 김수현 대체 왜..? 하고 머리 쥐어뜯고 울었을 다온이 생각하면 맴찢

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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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진 이후 회차 찢을 줄 알았는데........ㅠ

ㅠㅠㅠㅠㅠ 재민이 생각하면 눈물이 먼저 남 아오ㅠㅠㅠㅠ 아니 이봐요 교수님 대체 그 많은 세월 대체 뭐 했어요 다온이 첨 만나서 고딩 아기 다람쥐 시절부터 곁에서 보살펴주고 소중하게 사랑해주고ㅠㅠ 아기 다람쥐도 처음부터 날 좋아했잖아... 근데 왜 그 기횔 놓치고 고백도 그렇게 멋대가리 없이 감흥 없이 세상에 이럴 수가ㅠㅠㅠㅠㅠ 연애 고자라고 아무리 고자라도 교수님 이날 입때껏 뭐 하고 살았어여 타이밍도 최악 대체 그간의 계략 어따 치워놓고 엉뚱한 타이밍에 고백이냐고요ㅠㅠㅠ 전에 다온이 고백 왜 안 받아줌 이걸 모르겠다 대체 그렇게 상상을 초월하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백 때 선넘네..?로밖에 안 들이는 발언해서 애 자존감 부숴놓고는 이제 와서 난감한 고백이야 십년 계략 다 어쩌고(무한반복

아직 얘기가 가장 안 풀린 캐릭터라 종교적 이유로 디나이얼이었던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브금 들어보면 거의 종교적인 사랑을 하는, 그니까 오히려 다온→재민 쪽이 아니라 재민→다온 쪽의 사랑이 절대자를 향한 사랑에 가까운 것 같은데. 왜 때문에 사랑이 그렇게 무겁나여… 성화에 나올 법한 빛나는 모습으로 몇 번이나 아 이제 본격 출사표를 던지나보다 싶었는데 연애적으로 별 활약이 없어서 이번도 아닌가보다 이번도 아닌가보다 그러고 살아왔는데 엉뚱한 타이밍에 고백을 왜 때문에 (이제 그만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란 건 세상에 없지만.. 만화잖아요 4명 다 행복해지길 진짜 그냥 만환데 왜케 과몰입 오지게 오는지 허참 찌찌 다 뜯겨나갔다 흑흑흑흑 근데 눈은 황홀해 특히 재민이 볼 때마다 숨이 헉 막힘 잘생겼단 표현은 인간한테나 적용되는 거고 인외존재급임 근데 연애고자라니ㅠㅠ (그만

​이미 다 하고 있겠지만 모두 웹툰 비밀 사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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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려온 웹툰, «점핑 크로커다일» 재런칭!!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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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점핑 크로커다일»(줄여서 점크)이 네이버 시리즈리디북스에 드디어 재런칭됐다. 케이툰에 갇혀 있던, 밍크 작가님의 이 엄청난 웹툰을 이제 세상 사람 모두(?) 볼 수 있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실은 🔞 bl이라서 모두는 아니지만; 앞으로 다른 플랫폼에도 풀릴테니 미래에 다들 보실 수 있음ㅠ

이 만화의 프롤로그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 잊히지 않는다. 당시 나는 강경 출판만화파로 웹툰을 전혀 안 봤었는데, 며칠 아파서 침대에 누워 할 일이 없어서 웹툰을 몇 개 본 걸 계기로 이것저것 찾아보게 됐다. 하지만 재미는 있지만 여전히 세로 웹툰의 미학을 모르겠다 싶었는데, 이 만화 프롤로그에서 숨도 쉬지 못하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걸 보고 세로 연출이 이런 거구나 웹툰이 이런 거구나 깨닫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봐도 여전히 이미지가 강렬하다. 요즘에는 아무래도 프롤로그에 주로 초반부 이야기를 단순 요약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본편을 보면 반복되는 얘기라서 굳이 소장할 필요 없는 경우도 많다. 이와 달리 점크는 사건과 거리가 있는 경찰들이 기묘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씬으로 시작함으로써 이후 본편에서 전개될 사건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이고, 또 주요 모티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걸 엄청 멋있게 연출했다. 게다가 아니 핫핑크가 이런 색이었단 말인가?! 과감한 핫핑크 사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이후에도 핫핑크 내지 핑크를 이용한 연출이 좋았던 것 같은데 다시 보면서 확인해야지. 한 편 한 편 다시 천천히 읽어나가야지

주인공 러디먼이 크리스와 처음 만나는 1화도 너무 좋다. 러디먼 쪼꼬미 시절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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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키워졌지만 갓인성을 탑재한 러디먼..흑흑 쪼꼬미 때 너무 예쁨 어느날 행방불명된 아빠에게 택배가 온다. 내용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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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정 크리스! 요정 아님ㅋ 하지만 인외존재임 ㅇㅇ 애긔 러디먼은 크리스를 돌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두 사람이 프롤로그에 나온 살인 사건에 얽히고(?) 또 경찰한테 범인으로 오해받으며 추적당하며 그러다 연애하며 히히<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매화 개꿀잼임.. 일단 공개된 무료분을 보시면 쭉쭉 달리게 될 것임

좋은 작품 소장하고 평생 볼 수 있게 돼서 넘 행복하다. 아껴 읽어야지 다 읽을 때까지 나는 계속 행복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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