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오는 것은 둥근 원처럼

  • 등록일
    2009/07/30 23:20
  • 수정일
    2009/07/30 23:20
  • 분류
    마우스일기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을..

 

EM님이 불로그를 잠시 접으셨다. 잠시라고 믿음!

낮에 보고 너무 당황해서;ㅁ; 너무 슬펐는데;ㅁ; 머 이젠 흥!!!! ㅋㅋ

특별히 용무는 없지만; 메일을 보내어 이약을 나누었다.

아놔 슬퍼;ㅁ; 가고 오는 만남 그래도 끝이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푸근해짐-ㅁ-; 뻥이고 그냥 끝이 아니라고 믿으니까.

 

이엠님이 오늘 암튼 눈앞에서 떠나고;ㅁ; 몇 년 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쪽은 또한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나도 요즘 자주 생각했어 에이미 녀석아... 완전 보고 싶어. 한국에 정말 너무 오랜만에 들어와서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우리 사이에 놓인 지나간 오 년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애 처음 봤을 때의 소녀같은 너를~~~~ 꺄악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마치 어제일처럼

 

다음주나 다다음주에는 만나겠구나 신난다 세상은 아름다워 장밋빛 탈춤 왜냐면 가고 오는 것은 어느 것 하나도 영원한 끝은 아니니까... 뭐 그런 신통방통한 생각이 드는 하루다.

 

오늘 새벽부터 휴가를 떠나므로 쫌 자야햄... 잘자자 나 자신이여 그리고 이엠님도 에이미도 모두 잘자...라고 하고 싶지만 모두 대낮일 것도 같긔 ㄱ-

 

 

인사 & 몇 가지 2009년 07월 31일 08:48

- EM The Ethereal Mirror http://blog.jinbo.net/ethereal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그동안 이 불로그를 통해 친해진 몇몇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맘이 좀 무겁다. 이곳 방명록에 흔적을 남겨준 친구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준 친구들도 있다. 후자에겐 답장을 했지만, 그래도 이곳에 가물에 콩나듯이라도 한번씩 들러줬던 이들에게 좀 더 격을 갖춰 인사는 하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직접 하기보다는 평소에 이곳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뎡야님(a.k.a. 앙겔부처님)께서 그야말로 아주 적절한 포스트를 (어떤 의미에선 내 대신) 써주셨다. 인사말을 대신해서, 그것을 여기에 링크해 둔다: 앙겔부처님의 [가고 오는 것은 둥근 원처럼].뎡야님의 글은 어떻게 보면 그냥 막 대충 쓴 것 같은데(아마 실제로 그럴 거다), 묘한 힘이 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뎡야님의 몇몇 글은 (거기 흐르는 정서의) 기복이 심한데, 그런 글에서조차 나는 뎡야님의 그 기복을 따라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위에 링크한 글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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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로그는 내가 공부한답시고 런던으로 나온 직후에 만들었다. 이제 거의 4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에 내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자친구랑 헤어지기도 했고,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했으며, 난데없이 몸에 이상이 생겨 고생도 했고, 공부하는 태도랄까 방향이랄까 하는 것도 적지 않게 변했다. 이렇게 보면, 지난 몇 년간 내 곁에서 꾸준히 유지되어 왔던 것은 이 불로그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불로그를 시작한 건 그냥 글쓰기 연습이나 할까 싶어서였다. 글쎄... 그동안 글솜씨가 얼마나 늘었나는 모르겠지만(아마 별로...), 처음 의도는 한글 쓰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 좀 웃긴가? 처음 외국에 나가,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그런 생각까지 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처음 의도가 뭐였든 불로그를 한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                                *                               *

 

굳이 의도하지는 않았는데도, 이 불로그는 점차 좀 "무거워"져 갔다. 어쩌면 이건 내 "의도"의 문제라기보단 내 "존재", 또는 내가 처한 "현실"의 문제일 것이다. 어쨌든 뭔가 공부하고 풀어내는 게 내 일이니까, 이곳도 자연 그런 성격을 띠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서 이 불로그는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몇몇 "논란"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그 논란의 내용들을 여기서 하나하나 다시 되새기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고, 스스로 전체적인 평가를 해보자면, 대체로 그 논란들은 건전한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개인 불로그이다 보니 논의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하기가 일쑤였다는 게 좀 아쉽지만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좀 더 하자면, 내가 스스로 일으켰던 그 "논란"들에서 나는 대체로 아주 상식적인 얘길 했을 뿐이라고 자부한다. 예컨대 최근에 "지식 대중화"에 대해 했던 이야기만 해도 그랬다. 몇몇 사람들이 내 주장(?)에 반박을 했지만, 결국 그들이 내놓은 이야기는 오히려 내 주장을 강화시켜주는 노릇만 헸을 뿐이다. 예컨대 "지식이 대중화되면 어디서 불쑥 진짜 공부 잘하는 사람이 튀어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는 건데... 이런 주장 자체가 사실은, 내가 말하는 "지식의 공유될 수 없는 전문적인 성격"을 인정한 바탕위에 있는 것이다.

 

*                                *                               *

 

끝으로 마르크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불로그에서 굳이 특징적인 "주제"를 하나 꼽자면 그건 단연 "마르크스"였다. 뭐 결국은 내가 공부한 내용을 올려놓는 거였지만, 그래서 무질서하고 중구난방이었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게 있다. 글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고 또 써놓고서 가장 기분이 뿌듯했던 건 "마르크스의 철학"에 대한 네 번에 걸친 시리즈였다. 그리고 영어판 <<자본>>을 몇몇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서 올렸던 <<자본>> 제1장 정리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적어도 언젠가부터는 줄곧--나는 마르크스가 기존의 사회과학에, 즉 적어도 초기근대(17세기말-18세기초) 이후의 서유럽 지적전통 안에서 어떻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가를 드러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여러 한계로 말미암아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것은 좀 아쉽지만,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자본>> 정리는 그런 나의 평소 생각이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마르크스를 그가 속한 지적전통 안에서 읽어내는 것, 다시 말해 그가 어떤 의미에서 그런 전통의 산물이고 또 어떤 의미에서 그런 전통과 단절하고 있는가를 밝히는 식으로 그를 읽는 것은, 단순한 "하나의 독해"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독해"라고 감히 나는 말한다. 적어도 여기서 내가--그리고 우리 동시대의 비록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진정으로 뛰어난 여러 학자들이--"지적전통"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오랜 기간에 걸쳐 현실의 역사와 인간지성 사이의 교류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개별 논의들을 평가하는 상당히 효과적인 "준거"가 될 수 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이론가"에게 진정한, 궁극적으로 의미있는 "실천"의 장--그런 것이 있다면--은 바로 "지성의 역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결국 마르크스가 자신의 궁극적인 이론적 기여를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식으로 내세웠던 것은, 불가피한 것이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물론 모든 논의들은 그렇게 평가할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그렇게 평가되어야 하고, 또 마땅히 그럴만한 자격을 갖췄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마르크스에 제대로 개입하는 것--그것이 비판이든 옹호든--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닌 까닭이다.

 

특히 마르크스를 비판하는 자들은 특히 조심할 일이다. 간단히 알아듣기 쉽게 말하면 이렇다. 예컨대 당신은 쉽게 아담 스미스를 비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와 비슷한 정도로 지적전통에 잘 뿌리박고 있는 마르크스에 기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마르크스는 어떻게 비판할 것인가? 그와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전통에 잘 뿌리박고 있는 사상가든 사상이든 들이대지 않으면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면 당신이 스스로 그런 지적맥락에 잘 파뭍혀 있는 일정한 논리를 개발할 일이다. 그런 것 없이 비판이 가능해 보인다면 그건 그저 당신 머릿속에서나 그런 거다. 이건 권위에 호소하는 게 아니다. 반대로 당신의 부족함을 깨달으라는 뜻이다. 그저 눈에 비치는 것,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맘껏 떠벌리는 것은 크게 도움이 안 된다. (결국 섣부른 마르크스 비판은 곧 그가 속해있는 지적전통 전체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무시하는 만용이기도 하다.)

 

*                                *                               *

 

끝으로 (다시 처음의 작별 모드로 돌아와서)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 붙인다.

 

 

 

 

노래 제목은 Many Rivers to Cross.

 

이별노래이긴 하지만 나름 진취적인(?) 내용의 곡이다. 1996년 11월. <전영혁의 음악세계>가 마지막방송을 했을 때 나왔던 곡으로(하지만 <음악세계>는 곧 방송국을 바꿔 다시 시작됐다), 그날 밤새 이 노랠 들으며 울었던...... 그런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곡이다. (뭐 물론 오늘은 울필요는 없다.^^)

 

원래는 Jimmy Cliff의 곡이고, 여러 뮤지션들이 리메이크를 했지만 나는 Eric Burdon and the Animals의 바로 이 버전이 제일 좋다. (다음 링크를 누르면 이 곡의 기본정보와 이 곡을을 리메이크한 뮤지션들의 목록을 볼 수 있다: 링크)

 

소리가 좀 작게 나오지만, 볼륨 크게 놓고 들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곡이라 자부한다! ^^ 다음은 가사. 가사도 좋다. 이해하기도 쉽고.

 

이렇게 이 불로그를 접지만, 여기서 의미있게 만났던 사람들--그것이 단방향이었던 쌍방향이었든--은 언젠가 다시, 그리고 더 의미있게 만나리라 믿는다. 맨앞에 링크했던 글에서 뎡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                                *                               *

 

Many rivers to cross
And I can't seem to find my way over
Wandering I am lost
As I travel along the white cliffs of Dover

I've got many rivers to cross
And it's only my will that keeps me alive
I've been licked, washed up for years
And it's only my will, I merely survive

And this memory just don't leave me alone
It's such a drag to be on your own
My little woman left and didn't say why
Well, I guess I'll have to try (x2)

Many rivers to cross but just where to begin
I'm playing for time
There have been times I find myself thinking of committing
Some terrible crime

Yes, I've got many rivers to cross
And it's only my will that keeps me alive
Yeah, wandering I am lost
And it's only my will that keeps me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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