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안녕안녕안녕

  • 등록일
    2012/07/30 23:23
  • 수정일
    2012/07/30 23:53
  • 분류
    마우스일기

보통 핸드폰 고장났다고 이렇게 슬퍼하나? 하고 생각하니 아닌 것 같다. 이번엔 너무 슬퍼서 가만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데...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지만 기분 상태가 그렇다. 서비스 센터에 가기 전에도 실은 마음이 타들어갔다 구멍을 통해 확인되는 핸드폰 속 금속들이 부식되는 게 보였기 때문에.. 서비스 센터에서 열어준 핸폰의 내부는 처참했다, 상담원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마치 아픈 사람의 배를 갈랐더니 내장이 다 문드러져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걸 보기 전에는 검색해서 수리하는 데에 30만원 정도 든단 걸 알고, 30만원 없는 셈 치고 수리해야지 생각했는데, 그리고 우울하긴 해도 그렇게 슬프거나 하진 않았는데, 썩어문드러진 내장을 보고 사망선고를 받으니까 너무 슬퍼서... 이렇게 쓰자니까 너무 슬프다. 집어쳠...ㅜㅜ

 

바다에 놀러가서 신나게 놀았는데 멍충이같이... 수영복 위에 입었던 바지를 돌 위에 벗어놓고 바다에 들어가서, 최병수 작가 조각이랑 사진 찍느라고 어느새 물이 차서 바지가 사체처럼 물위에 둥둥 떠 있었다. 진짜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바로 추락 ㅇ<-< 아 정말

 

물건에 대한 애착이 내가 심한 편인 걸까? 옛날 핸드폰들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뭔가 쇼핑을 좋아하는 것과 연결되어, 애착을 가지는 물건들이 좀 있긴 한데.. 우리 애인은 뭐 그런 걸로 우냐고... 핸폰 빠트리고 전화하니까 기왕 놀러갔는데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재밌게 놀으라고...ㅜㅜ 그런 쿨한 태도는 감사한데 내가 우는데 이해도 못 해주고 -_- 돈이 아까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어차피 애인이 사준 폰이고< 할부금도 걔가 계속 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 핸드폰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은 마음을 추스리고 같은 기종 중고폰으로 구하는 쪽으로 대충 가닥을 잡았다. 그래도 그건 같은 폰은 아니겠지... 내 부주의로 사망한 나의 HTC EVO 4G 핸드폰이여... RIP로다... 너무 슬프도다. 그래도 언니가 나의 슬픔을 위로하는 옷과 밥과 노래방을 선사하여 스트레스와 슬픔이 풀렸으되 생각하면 여전히 슬프다. 그 안에 들어있던 일본 여행 사진과 백야도 여행 사진도 아깝지만 그냥 그 부식된 기계 안쪽 살을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구나...ㅜㅜㅜㅜㅜㅜㅜㅜ 내가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ㅜㅜㅜㅜㅜㅜㅜㅜ

 

누구든 HTC EVO 폰 중고 15만원 이하로 제보해 주시면 사례합니당... 너를 잃고 살 수가 엄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 전 아빠 잔치 사진을 보는데 이때만 해도 내 폰으로 철컥철컥... 살아 있었구나.......ㅜㅜ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