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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 방은 할머니가 쓰고 계시다. 가끔 방에 가서 책장을 구경한다. 예전에는 어느 책이 어디 박혀 있는지, 어느 박스에 들어있는지도 정확히 기억했는데 지금은 중구난방이 된 책장에서 원하는 거 찾기가 힘들다.
책장 틈새에서 [오오후리]를 보던 2009년에 산 동인지가 나왔다. 오랜만에 흐뭇하게 읽다가... 이 책 커플링이 미하베라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아베미하 지지자였던 내가 이걸 왜 샀던 걸까... 알 수가 없음이야. 리버스를 언제나 지지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이건에서는 무조건 아베미하인데...-_- 그림이 예뻐서 샀던 건지 원..
4.
추석에 큰외숙모 댁에 갔다가 [써니]라는 영화를 같이 보게 됐다. 자다 깨서 보니 예쁜 여자애들이 잔뜩 나오네. 여기서 가장 울컥했던 것은 소녀들이 대형사고 뒤에 선생한테 뒤지게 맞는 장면이었다. 내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와 무관하게 내가 저항할 수 없는 폭력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거.. 이런 게 너무 싫다. 사실 짧은 선생 폭력 씬에서 항상 발로 남을 까기만 하던 대빵은 울며 가장 약한 멤버를 끌어안고 있을 뿐 직접 맞는 씬은 안 나온다. 그렇게 센 애가 맞는 장면은 별로 그림이 안 되니까.. 그런 내용이 아니니까.. 암튼 영화와 별개로 울컥했다.
전국에서 가장 공부 못 한다는 인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서 그런 건지,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 다른 지방에서 중고등학교 나온 애들에 비해 우리는 거의 맞지 않았다. 때리면 교육청에 찔르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선생을 본 일은 없다. 다만 중학교 때 수업 한 번 빼먹었다가 뒤지게 맞은 적이 있는데.. 물론 빠따 미였음.. 암튼 그때 나를 때린 담임쌤을 너무 싫어하게 되었는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신입생들 구하러 공식 미션을 가지고 중학교를 방문해서 마주친 담임은 더이상 나를 때릴 수도 없고 나한테 의미도 없는 존재여서 기분이 이상했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인사하는데 나는 화가 나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지도 않고 묘한 기분이었다. 얼마전에 친구 연락처를 찾으려고 십년도 더 된 메일함을 뒤지는데 그때 그 쌤이 나한테 메일 보낸 게 있었다. 중간에 자기 교육 인생에서 나만큼 때린 애가 없었다고 그래서 나를 기억한다고 그러는 대목이 있었다. 그 선생님은 나중에 암에 걸려서 그렇게 뚱뚱했던 몸이 홀쭉해졌다고 하는데.. 미국에 치료받으러 갔다고 듣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
암튼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 관계 없이 나를 짓밟을 수 있는 일방적인 폭력. 아직도 치가 떨리게 싫다. 학생 패는 선생들 다 패버리고 싶었던... 그래 그런 기억도 있다. 친구가 학교 때려치고 각목 들고 와서 몇 선생 죽도록 패겠다고... 걔의 손을 붙잡고 멋있다고 제발 그래 달라고........-_- (둘 다 잘 졸업함)
3.
너무 우울하다. 사실 지금 너무 우울하다. 너무너무 우울하다. 누군가 많이 아픈데... 사회주의 새 세상... 얘기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어떤 다른 세상이 와도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겠지. 참 뭐라 할 말이 없네.
2.
추석 연휴에 일을 할 생각이었는데 하나도 안 했다. 노느라 안 한 건 아니고... 아무 아이디어가 없네. 꿈에서도 계속 일했는데 그래도 아이디어가 없다. 아무 아이디어가 없다. 아무 생각이 없다.
1.
왜 오 번부터 번호는 매기고 지랄이야 할 말도 없는데.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인간다움을 지키는 싸움을 하고 싶은 | 2024/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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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 2019/11/16 |
불법촬영 ㅅㅣ부랄 | 2018/08/02 |
한숨 | 2018/01/15 |
댓글 목록
마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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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환자있음 걱정이 많죠. 힘내요 누군가를 걱정하는것도 행복인듯.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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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니지만...=_=;;;;부가 정보
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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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뎡야핑님이 우울하시다니 저도 급우울해지네요....히잉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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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바쁘다고 우울하지도 않네여 헐부가 정보
bell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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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변에 아픈 사람 있나봐용..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길... <- 이런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안아팠음하니까..2-> 웅웅 아이디어 어디간거지!!! 막 수다떨면서 나오지 않나 ㅎㅎ 많이 떠들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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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여 브레인스토밍을 좋아라하시는 벨라밍님... ㅋㅋ부가 정보
아몬드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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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때 티비에서 방영한 건 <써니 - 감독판>이었는데요, 말씀하신 단체로 두들겨 맞고 정학/퇴학 당하는 장면은 <써니 - 극장판>에는 없는 장면입니다. 누군가가 90년대 초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는 얘들한테 돼지처럼 먹이가 되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인 <돼지의 왕>에 비하면 80년대 낭만적 '칠공주파'를 다루는 <써니>는 몹시 반동적인 영화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추석에 <써니 - 감독판>보니 극장판에 없는 색다른 장면이 많아 놀랐습니다. 말씀하신 장면이나, 노동자 민중을 위하겠다던 주인공 오빠가 현재에는 이주노동자 임금을 떼어먹어 재판받는 장면이 '반동적'인 색을 옅게 만든 것 같습니다.마지막 유언장 집행 장면을 볼 때는 이런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보통적 의무교육으로 형성된 공통의 추억을 공유하면서 생긴 '국민' 관념을 토대로하는 복지국가를 상징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극중에 '나도 역사가 있는 존재다'라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 데, 거기서 역사란 여러 계층 출신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에서의 친구들과의 기억입니다. <써니>의 여성인물들이 자신의 역사를 돌이켜 보는 현대의 지점은 그들이 가족과 경제적 문제에 짓눌리는 상태인데, 과거의 아름다운 낭만과 비루한 현실의 괴리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봉합하고픈 욕구를 자본가 친구의 유산으로 마무리한 것입니다.
한국여성이 가족제도, 경제구조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이런 방식으로 무마하려는 것을 보면서, 오늘날 대선정국에서 복지국가 공약도 위와 같이 어떤 환상을 봉합하기 위한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영화를 본 게 반가워서 매너없이 돌댓글(?)을 남긴 것 같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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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몰랐어요. 오빠는 이미 변절자였지요... ㅋㅋㅋ본문에 빼먹었는데, 저는 내가 저 대빵이었다면 내가 내치고 뒤지게 팼던 본드걸<을 찾을 것 같은데... 감독이 여심을 모르는구만... 같이 보던 여자들이 다 공감했거든요, 나같으면 저 때린 애가 마음에 걸리겠다, 하고. 이미 자본가가 된 그녀에겐 아름다운 추억만 반추하고 싶을 뿐...이라고 생각해야 하려나 ㅎㅎ
젊은 아몬드문어님의 댓글을 받으니까 기분이 삼삼하고 새초롬하니 좋습니당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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