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이 글은 알엠님의 [엄마...]를 보고 쓰는 글입니당

레니님의 [류미례, <엄마...>] -> 이 리뷰 최고+_+)d

 

접때 영화보러 간다고 해놓고 빵꾸를 내어서 너무 슬펐는데 이렇게 인터넷으로 보니 참 좋다. 영화가 짧아서 더 좋기도 하고. 잘린 무수히 많은 컷들, 그 컷들 사이 차마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상상하면서 보았다.

감독님 블로그에, 싸이코 드라마라는 글을 읽고 굉장히 집요하고 끈적거리는 무서운 모녀 관계를 상상했는데, 그러고보니 싸이코 드라마가 뭔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신성한 모성의 의무...???? 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암튼..

 

영화를 보면서 나도 우리 엄마를 생각했다. 나는 뭐 워낙에 착한 딸이었고 드럼친다고 대학 안 간다고 딱 한 번 엄마 속을 뒤집었었던 걸 제외하면 속썩인 기억이 없다. 아 초딩 때 술마시고 망치로 맞을 뻔 했다. 그 외에 자잘하게 언니랑 싸워서 직싸게 두드려맞았었지만 남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엄마한테 푸는 보통의 딸들보다는 착했다. 돈도 안 쓰고 공부도 잘 하고. 그래서 엄마한테 참 이쁨을 받았는데 드럼친다고 한 건 그때 순간적인 거였는데 아휴 괜히 공부 때려친다고 해서 엄마 미친듯이 화내셨지. 그래도 학교에 공연 보러 오셨었다. 그러고 몇 달 안 있어서 금세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런지 뭐 거의 좋은 기억 뿐이고 나는 정말 착했던 걸로만 기억난다-ㅅ- ㅋ


엄마와 딸에 대해 생각한 건 오히려 새어머니(라는 말은 안 쓰고 그냥 어머니라고 부르지만)랑 살고 나서다. 결론도 이미 내렸다-_-;;; 엄마도 사람이다,라고. 자기는 사회적 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자'고 주체적 삶을 영위하는 '인간'인데 자기 엄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잘 못 하게 된다. 어머니로서 해야할 최소한? 새어머니니까 나는 막연하게 아빠한테 잘 하시면 된다고만 생각했다. 근데 몇 십 년을 각자 생활 방식으로 살던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랑 아빠한테 잘 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 얼마나 답답한지 알게 되었다. 뭐 그건 딴 얘기구.

 

내가 술마시고 뻗고 싶은 날이 있듯이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외로워서 죽고 싶을 때도 있으시다.

사치를 부릴 때도 있고 남을 헐뜯을 때도 있고 사소한 일에 화가 치밀어오를 때도 있다.

당연한 건데. 나에게 당연한 일을 어머니가 하면 싫어하고 있음을 어느날 깨닫고 관두게 되었다. 어머니도 사람이심- 끝. 아 너무 당연하다.

 

나는 자식들을 다 키워놔야만 자신을 찾고 놀 수 있다는 것이 싫다. 자식을 키우면서는 불가능한 것일까? 엄마랑 딸이랑도 뭐 아들도-_-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영화의 오빠처럼 엄마로서 해야할 최소한, 그런 거는 없는 것 같다. 집안일 하고 아침밥 잘하고 남들 앞에 흉하게 나서지 않는 게 최소한인가. 아니면 셋째 언니가 말씀하신 '사랑의 결핍'이 사실은 주된 원인인가. 예전에 용기랑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여자가 엄마가 되어 또다시 자식을 사랑하지 못하는 대물림되는 결핍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당자들이 너무 아파하는 걸 보면 그것 또한 사랑인데, 라는 제3자나 할 수 있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눈에 들려는 노력을 엄마는 모르셨을까? 엄마는 왜 그 얘기를 들으면서 숨죽여 우신 걸까. 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ㅠ_ㅜ

 

좀더 엄마와 딸에 대한 심층 깊은 내 생각을 적으려고 했는데 너무 얕다-ㅅ-;;; 엄마랑 딸의 그 복잡한 관계 나중에 더 써야지.

참 하은이 아기는 어찌나 귀여운지ㅠ_ㅜ 그 때 영화를 보러 갔어야 하는 건뎅...

컴퓨터 그만 하라는 압박때문에 이만 줄입니당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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