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쁜 클론을 두려워 하는가?Who's afraid of the Big Bad Clone?

  • 등록일
    2005/08/24 22:17
  • 수정일
    2005/08/24 22:17
  • 분류
    마우스일기

슬라보예 지젝

 

9/6/1999 11:06:41 AM


  복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인간이 가장 내적인 정신적 특성들까지 조작될 수 있는 실증적인 존재로 환원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적어도 인간에 대한 복제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비트겐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선 안 된다”의 또다른 변주가 아닌가? 이러한 금지에서 감지되는 잠재적인 공포는,  이성의 명령은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아마 그것을 해 낼 것이고 그것의 결과로 윤리적 재앙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가능한 것의 금지라는 역설은 가톨릭 교회가 보이는 복제에 대한 보수적인 반응에 가장 순수하게 드러난다. 만일 그들이 인간 영혼의 불멸성을 믿는다면, 인격의 고유함을 믿는다면, 인간이 단지 유전자 코드와 환경이 상호작용한 결과물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그렇다면 왜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반대하는가? 복제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불가능한 것을 금지하는 게임, 즉 생물발생을 조작하는 것은 인격의 핵심을 건드릴 수 없으므로 우리는 그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게임에 다시 한번 열중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말해, 복제에 반대하는 이런 기독교인들은 비밀스레 과학의 조작력과, 과학이 우리 인격의 핵심을 휘저을 능력이 있음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들은 인간이 스스로를 유전자 코드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다룸으로써 자유로이 그 존엄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즉 문제는 그러한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그 수용은 인간을 다른 생물학적 기계(biological machine)처럼 인식하여 그 고유한 존엄성을 박탈하게 될 전조라는 사실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다시, 왜 우리는 유전자 조작을 수긍하는 동시에 이러한 조작들이 우리의 영혼의 핵심에는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단서를 받아들여 인간 개개인은 자유롭고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되느냐고  응수하겠다.

 

  왜 기독교 반대자들은 여전히 인간이 관여할 수 없는 “태초의 불가해한 미스테리”에 대해 말하는가?  마치, 그런 미스테리에도 불구하고, 생물발생에 대해 연구하면 그늘에 감춰진 어떤 비밀들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듯이 - 요컨대 마치 내 몸을 복제하면 나는 내 불멸의 영혼마저 복제하는 것이라는 듯이...?

 

 

  그러므로 복제는 우리를 가장 기초적인 윤리-존재학적 양자택일과 직면하게 한다. 누군가는 복제가 갖는 전망이 일으킨 모든 열광이, 기계에서 싸이버공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위대한 과학기술의 발명에 대한 표준적인 반응의 되풀이일 뿐인 척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의 주체의 당황을 나타내는 도덕적 열광과 두려움은 그뒤 새로운 발명이 천천히 우리 삶의 일부가 되고, 그것에 익숙해지고, 그에 따른 새로운 규범이 형성되는 “정상화”를 수반했었다. 그러나, 복제는 좀더 급변하며 인간의 자유의 핵심이 걸린 문제이다.

 

  Sueddeutsche Zeitung의 에세이에서 위르겐 하버마스는 흥미로운 역설을 내포하는 계통에 서서, 복제의 금지를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주된 논점은 내 몸의 고유한 부분, 최소한 나의 정신과 육체의 정체성을 부분적이나마 결정하는 내 몸의 일부가 다른 인간이 목적적으로 개입/조작한 결과물이 된다는 점에서, 복제가 다소 노예제와 유사한 상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하버마스의 주장은  - 종래 알 수 없는 생물학적 유전이라는 우연에 의해 결정되던 - 나의 유전적 기초가 최소한 부분적이나마 다른 인간의 의식적이고 목적적인(다시 말해 자유로운) 결정과 개입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복제의 윤리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나를 부자유스럽게 하고, 내 자유의 일부를 박탈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종래 우연에 맡겨졌던(즉 알 수 없는 자연에 맡겨졌던) 것이 다른 인간의 자유로운 결정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바로 그 사실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노예제와의 결정적 차이를 발견한다. 노예가 다른자의 의지에 종속될 때, 노예는 그의 고유한 개인적 자유를 박탈당한다. 그러나, 클론이 생산되고 그 유전자정보(게놈 : 약 6십만개의 유전자 표식이 유전 "정보"의 전체를 이룬다)가 유전자 조작에 의해 바뀔 때에는, 그는 전혀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는다 - 전에는 자연의 우연이, 현재에는 다른 인간의 자유가 그의 일부를 구성할 뿐이다. 이런 이유에서, 노예해방과 유사한 사례는 유전자 코드에 의해 결정지어진 것으로부터의 주체 해방도 아니고, 복제에 관심있는 주체가 자라나 생물공학을 마스터한 후, 다른 인간의 결정과 조작적인 개입으로 만들어진 나의 유전자 코드에 대한 결정을 파기하려고,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유전자를 바꾸기 위해 자기의 몸에 개입하고자 할 때 자신을 조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요컨대, [하버마스의 견해는] 나는 나의 유전자 구조가 다시 자연이라는 알 수 없는 우연에 남겨질 때에만 내 자유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마스는 이로써 어떤 최소한의 무지는 우리 자유의 조건이므로, 게놈에 대한 철저한 지식과 조작적인 개입은 우리 자유의 일부를 박탈할 것이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지 않은가? 이 시점에서, 양자택일은 불가피하다 : 우리의 게놈이 우리를 결정하고, 그래서 우리는 단지 “생물학적 기계”일 뿐이며,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금지하는 모든 이야기는 우리의 과학적 지식과 그에 기초한 과학기술의 능력을 억제하므로써 피할 수 없는 것을 피하려는, 우리 자유의 거짓된 외관을 유지하려는 절망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택하든가, 혹은 우리의 게놈은 우리를 철저히 결정할 수 없으며, 또다시, 어떤 상황이든 유전자 코드의 조작은 실제로는 우리 개인의 정체성의 핵심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경종을 울릴 현실적인 이유가 없음을 택하든가.

 


  그러나, 이제 또다른 차원이 문제된다. 유전자 복제와의 조우에 대한 걱정은 대개 내가 내 자신의 상징적 정체성을 제거당할 위험에 처했을 때, 즉, 내게 부여된 상징적인 외양이 나의 엄마나 아빠와 같거나 다른 이상적-자아의 모습과 전체적으로 동일할 것을 강요받을 때에 대한 걱정과 혼동된다. (이런 상황은 딸이 그녀의 어머니인 나이든 배우의 정체성을 가질 것을 강요받는 영화 빌리 와일더의 <페도라>에 잘 나타난다. 그녀는 아직 어릴 적에 그녀의 엄마와 같아 보이는 성형수술을 받고, 어머니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법 기타 등등을 배워, 엄마의 경력이 연장될 수 있게 한다. 모든 사람이 엄마를 단순히 젊어 보이는 데에 조금 성공했다고 여긴다... 이런 상황은, 물론, 궁극적으로 딸을 자살하게끔 만든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의 급격한 박탈을 견딜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과 복제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복제문제에서 다루는 것은 상징적인 폭력과, 누군가의 유전자의 직접 현실이 아니라 다른 주체에 의해 자유로이 창조된 “자기-이미지”의 폭력적인 부여와, 이질적인 상징적 정체성의 폭력적인 부여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복제되는 것에 관한 사람들의 걱정은, 존재는 (동일유전자를 가진 쌍둥이처럼) 직접적인 유전자의 “같음”과 사회적 폭력이 형성하여 강요한 상징적 정체성 사이에 엄격히 구분되어야 함을 개념상 혼동한 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Slavoj Zizek


The argument of those who oppose cloning is that we should not pursue it, at
least not on human beings, because it is not possible to reduce a human being
to a positive entity whose innermost psychic properties can be manipulated. Is
this not another variation on Wittgenstein's "You should not talk about what you
cannot talk about"? The underlying fear that can be discerned in this
prohibition, of course, is that the order of reasons is actually obverse: we
should claim that we cannot do it, because otherwise we may well do it, with
catastrophic ethical consequences. This paradox of prohibiting the impossible 
emerges at its purest in the conservative reaction of the Catholic Church to
cloning: if they effectively believe in the immortality of the human soul, in
the uniqueness of human personality, in how I am not just the result of the
interaction between my genetic code and my environs, then why oppose cloning
and genetic manipulations? Are those Christians who oppose cloning not yet
again involved in the game of prohibiting the impossible - biogenetic
manipulation cannot touch the core of human personality, so we should prohibit
it? In other words, is it not that these Christian opponents of cloning
themselves secretly believe in the power of scientific manipulation, in its
capacity to stir up the very core of our personality? Of course, their answer  
would be that, by treating himself as just the result of the interaction
between his genetic code and his environs, man will freely renounce his
dignity: the problem is not genetic manipulation as such but the fact that its
acceptance signals how man conceives of himself as just another biological  
machine and thus robs himself of his unique dignity. However, the answer to
this is, again: but why should we not endorse genetic manipulation AND
simultaneously insist that human persons are free responsible agents, since we
accept the proviso that these manipulations do not really affect the core of
our Soul? Why do the Christian opponents still talk about the "unfathomable
mystery of the conception" man should not meddle with, as if, nonetheless,     
by pursuing our biogenetic explorations, we may touch some secret better left
in shadow - in short, as if, by cloning my body, I at the same time also clone
my immortal Soul...?

Cloning thus confronts us with the most fundamental ethico-ontological
alternative. One can pretend that all the furor caused by its prospect is just a
repetition of the standard reaction to every great technological invention,    
from machinery to cyberspace: the moral furor and fear, which express the
subject's perplexion, is then followed by "normalization," i.e. the new
invention slowly becomes part of our lives, we get used to it, invent new norms
of conduct with it... However, things are nonetheless more radical here,       
since what is at stake is the very core of human freedom. In an essay for
Sueddeutsche Zeitung , Juergen Habermas defended the prohibition of cloning
with a line of argumentation which implies an interesting paradox; his         
main point is that cloning involves a situation which somehow resembles that of
slavery: an inherent part of myself, a part which at least partially
codetermines my psychic and bodily identity, becomes the result of a purposeful
intervention/manipulation of another human being. In short, Habermas's argument
is that what makes cloning ethically problematic is the very fact that my
genetic base - which hitherto depended on the blind chance of biological
inheritance - is at least partially determined by the conscious and purposeful
(i.e. free ) decision and intervention of another person: what makes me unfree,
what deprives me of a part of my freedom, is,  paradoxically, the very fact that
what was hitherto left to chance (i.e. to blind natural necessity ) became
dependent on the free decision of another person. Here we encounter            
the crucial difference to slavery: when a slave is subordinated to another's
Will, he is thereby deprived of his own personal freedom; however, when a clone
is produced and its genome (ca. 6 billion genetic marks comprising the entirety
of inherited "knowledge") changed by genetic manipulation, he is not in any
homologous sense deprived of his freedom - it is only the part of him that
previously depended on natural chance that is subordinated to another person's
freedom. For this reason, the case analogous to the liberation of a slave is
here neither the liberation of the subject from determination by a genetic
code, nor a situation in which the concerned subject himself, after growing up
and mastering biotechnology, would be able to manipulate himself, to intervene
in his body in order to change it according to his free decision, but just the
negative gesture of abolishing the determination of my genetic code by another
person's decision and manipulative intervention - in short, I regain my freedom
insofar as the structure of my genome is again left to the blind chance of
natural necessity... Does Habermas thereby not imply that a certain minimum of
ignorance is the condition of our freedom, so that thorough knowledge and a
manipulative intervention into the genome deprives us of a part of our freedom?
Here, the alternative is inevitable: either our genome does determine us, and
then we are just "biological machines," and all the talk about prohibiting
cloning and genetic manipulations is just a desperate strategy of avoiding the 
inevitable, of sustaining the false appearance of our freedom by constraining
our scientific knowledge and technological capacities based on it; or our
genome does not determine us thoroughly, in which case, again, there is no real
cause for alarm, since the manipulation of our genetic code does not really
affect the core of our personal identity...

There is, however, another dimension at work here. The anxiety about
encountering one's genetic clone is as a rule confounded with the anxiety that
arises when I am in danger of being deprived of my symbolic identity, i.e. when
I am compelled to identify fully with some imposed symbolic features - to be
like my mother or father or some other ideal-ego figure. (This situation is best
exemplified by Billy Wilder's Fedora , a film in which a daughter is forced to
take over the identity of her mother, an old actress: she undergoes plastic
surgery to look like her mother when she was still young, she is taught to talk
and to behave like her, etc., so that her mother's career is prolonged -
everyone thinks that the mother has simply somehow succeeded in staying and
looking young... This situation, of course, ultimately drives the daughter to
suicide: she is unable to sustain this radical deprivation of her identity.) 
The crucial difference between this situation and that of cloning is that here
we are dealing with symbolic violence, with the violent imposition of an alien
symbolic identity, of a "self-image" which is not the direct reality of
someone's genes but was freely created by another subject. So the anxiety 
people experience apropos of the prospect of being cloned relies on a
conceptual confusion: one should strictly distinguish between direct genetic
"sameness" (as in the case of identical twins) and the symbolic identity
imposed by forms of social 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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