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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 정치

아직도 연대가 뭔지 운동이 뭔지 헛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 너무 모르겠어서 걍 정치라고 편하게 정리해 버렸는데 다시 궁금함.

 

당사자 문제로 싸우는 활동에 연대를 할 때

당사자들의 입장과 연대하는 활동가 입장이 갈릴 때가 있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엄청 많으면 당사자와 활동가 입장이 갈린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오히려(당연히) 당사자들도 엄청 다양한 입장으로 나뉘어 있고 활동가 그룹도 그렇고.

 

그리고 당사자들이 연대하는 사람들의 특정 액션에 대해 뭐 그게 나쁠 건 없는데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 우리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건 그게 아니야. 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건 마치 그런 액션에 쏟을 에너지를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데에 쏟아달라는....

어떨 때는 지나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나 절실한 요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들은 연대하는 사람들 액션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르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거의 없고 그냥 어쨌든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연대하는 측 입장에서 당사자들의 주장이 다 옳을 수 없다.

어느 순간에는 당사자라서 이기적이 되는 순간도 있다. 당장의 사안이 아닌 데에서는 좀더 불합리하게 굴 수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당사자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갈 때도 있다. 서로 생각의 토대가 다르니까. 혹은 좀더 멀리 나아가서 연대하는 측이 서구화된 교육을 더 많이 받아 서구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을 수도 있고.

 

서로 최대한 공약수를 찾고 나머지는 존중하거나 없는 듯이 굴기도 한다. 아니 이건 다른 얘긴가;

 

그러니까 나는 막상 연대하는 건데, 그쪽에선 고맙긴 한데 그렇게 쓸모 있는 일은 아니라는 진심을 비추고, 그렇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건지, 혹은 전체라면 그와 다른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지..

 

아주아주 옛날에 인권영화제에서 어느 나라의 매우 소수인(몇 백 명 정도였던 듯 정말 소규모였다) 부족민들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그에 어떤 활동가들이 엄청 열심히 같이 싸우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기억나는 건 하나밖에 없다. 당사자(지도자)가 이 싸움이 끝나고 들어설 국가의 체제는 우리의 문제라고. 남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자면 그 나라에서는 여성이 차별받을 수도 있고 계급 모순이 있을 수도 있는데(너무 멀리 나간 내 생각;) 그게 어떤 형태든 그건 우리 문제라고.

 

그걸 보면서 나는 그게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일단 외세에 맞서 싸우는데 다른 베이스를 가진 외국인 활동가가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게 이상하기도 하고. 그런데 억압받는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자기 문제로 같이 싸우던 사람한테 어느 시점에 이제 니 역할을 끝났으니 사라져라 이러는 것도 이상하고.

 

혹은 내부 문제 외부 문제 나누어서 니네가 팔레스타인에 연대해 주는 건 고마운데 내부 문제에는 관여 말아라 이러기도 한다. 특히 여성, 소수자 차별이 내부 문제라고.

 

어쨌든 나는 나의 정치적 지향을 가지고 연대하는 거지 당사자들의 정치가 무조건 옳아서 연대하는 건 아니다. 어떤 것을 분명 판단불가능하기도 하지만(예를 들어 히잡을 쓰는 것이 여성차별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할 수 없다만 또 그게 그 맥락이랑 아무 상관 없냐면 아아아아무 상관 없다고도 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게 있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이건 <라피끄-팔레스타인과 나>라는 책을 읽어보시오<)

 

사실 외국인 활동가로써. 다행히(?) 서구인이 아니라서 그나마 덜 불편하지만. 그래도 입장이 애매한 것이 있다. 막상 대화할 때 막 내 의견만 옳다고 하는 것도 어렵고... 개입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판단도 다들 다르지 말이다.

 

그럼에도 나도 그런 책들을 읽고 영향을 받아서. 당사자들이 최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나도 절절히 동감한다. 일방적인 계몽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든지 아무리 갈고 닦이지 않았어도 각자의 정치적 입장이 있는 거니까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뭉쳤다가 싸웠다가 흩어졌다가 뭐 그러는 건데... 이렇게 추상적으로 말하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

 

요즘 내 타임라인은 전세계에서 가자로 향하는 구호선 이야기로 북적인다. 어느 때는 축제하는 기분으로(출발 전 탑승자들이 찍은 동영상들 보면 기분이 좋다), 어느 때는 음모에 휩싸이고(이스라엘 당국이 배우를 써서 영국 구호선이 게이 활동가를 거부했다고 페이크 영상을 유포했다! 썅놈들이), 진짜 심각한 방해를 받기도 하고(아일랜드 배 누가 고장냈다고, 그대로 항해했으면 침몰할 수도 있었다고) 정말 많은 이야기들 소식들이 오고 감.

 

작년 가자 구호선 공격 사건도 있었고(이스라엘과 터키는 그래서 여전히 사이가 굉장히 안 좋다 이스라엘은 유화 제스쳐는 취하는데 뭐 어쩌잔 건지 사과도 안 하면서 개 씨밸놈들아) 사실 이 정도 규모로... 많은 배들이 계속 시도했는데 거의 잘 안 된 걸로 알고 있다. 여담이지만 방글라데시에서도 갔다 작년에. 한국이나 일본은...

 

그런데 이번에 본 건 아니고.. 최근엔 정말로 뉴스를 잘 못 보고 있다 대충 어쩌다 제목만 대충.ㅜㅜ 암튼 구호선에 대해서 어느 팔레스타인 사람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그런 구호선에 실은 구호 물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고. 약간 구호선을 자선사업처럼 비판한 걸 들었었는데. 공감이 가기도 하고 안 가기도 하고; 뭐야 나의 이 시종일관 애매한 입장은;; 이스라엘에 굉장한 압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배를 띄우는 데에 들 돈과 시간과 인력을 생각하면 그걸로 좀더 강력한 액션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배를 띄우기 위해 자기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게 바로 캠페인, 운동이 되는 거고, 좀더 급진적인 요구로 들어가면 대중적으로 관심이 급하락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인력과 돈을 다른 데에 쓸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암튼 뭐 그런 비판을 읽은지는 꽤 됐고........ 그 뒤로 다시 좀 고민이 되는 거다. 헛갈리고... 사실 예전에는 자족적인 활동을 의식적으로 했는데(내가 즐거운 만큼 지치지 않을 만큼만 활동한다) 거기에 질려서 태도를 바꾸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가 더 좋아진지는 모르겠따(회의를 느끼는 거야??) 더 확고하고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뭐 이도 저도 아닌... 뭐 이래.......;; 암튼 내가 그냥 각자의 정치를 하는 거다라고 결론을 낸 것도 더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런 면이 없지 않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암튼 나 그럼 정치가임<<<< ㅋㅋ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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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교통 사고에 대해서

  • 등록일
    2011/04/05 01:40
  • 수정일
    2011/04/05 01:40
  • 분류
    라이딩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이 책을 가지고 진보넷에서 세미나를 하였다. 공리주의의 정의론/자유주의의 정의론/칸트(님)의 정의론/롤스의 정의론/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의 다이제스트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에 대한 악평이 많아서 나도 읽기 전에 아 내가 왜 이런 책을 읽어야 해... ;ㅁ; 하고 너무너무 싫었는데 막상 읽으니까 과연 양키식 케이스 메쏘드가 나를 흠뻑 젹셨다 ㅋㅋ

 

사실 이런 생각은 대학교 때 이후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정의가 무엇인가 -_- 그냥 내가 답을 내린 것은 내가 상상 속에서 사이코패스나 자본가에게 인간은 소중하다에 대한 설득을 하는 것에 항상 실패하면서, 정의가 아니라 정치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곧 나의 정치=정의이다. 내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 무엇이 올바른가? 그 핵심에는 인간 등 생명이 소중하다가 있는데 이걸 설득을 못 시키겠다고, 이걸 아니라고 하는 사람한테. 뭐 이런 거 옛날 얘기고

 

여기서 운전과 교통사고치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리주의적으로 운전을 할 때 사람이 죽는 것과 운전할 때의 이로움을 계산해서 사람이 좀 죽겠지만 그래도 운전에서 얻는 이익이 크다고 계산해서 운전을 한다, 이 주장은 그냥 다른 실없는 사례와 함께 덧없이 그냥 바보같은 주장으로 반박도 안 당하고 사라진다.

 

근데 나는 이 문제를 어린 시절부터 고민해 왔다 -_-;; 소위 말하는 위험 사회 이론은 근대 이후에 우리가 위험한 거 알면서 거기서 이득이 많으니까 감수하고 사는 거라고.. 원자력도 그렇고 교통사고도 그렇고 비행기 사고도 그렇고. 근데 나는 교통사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운전도 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운전하는 사람 모두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잠재적 살인자"라고. 사고 날 가능성을 알면서 운전하는 거니까. 팔레스타인에 갔을 때 만난 사람은 아프리카(어느 나라: 까먹음;)에서 죽는 원인이 에이즈같은 질병이나 내전에 의한 학살.. 이런 게 1위일 것 같지만 실은 교통사고가 1위라고 의사한테 들었다고. 팔레스타인에서도 교통 사고가 사망 원인 1위라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이건 모르겠네 아마 어느 시점이냐에 따라 다를 듯)

 

암튼 나로서는 교통 사고로 사람을 죽일 위험을 무릅쓴다는 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는데, 나는 지금도 버스나 차를 타면 다리에 피가 사악 빠질 때가 있다. 오늘도 버스 타고 오는데 갑자기 사고나서 렉카차에 실려가는 택시를 보더니 사고 나면 어떡하지 급무섬에 벌벌 떨었다 나란 여자 겁쟁이 ;ㅁ;

 

그런데 어쨌든 현대인이라서 교통 수단에 대한 보이콧은 있을 수가 없고, 그저 두려움에 벌벌 떨 뿐이야 항상 자신에게 모순을 느끼면서. 그리고 교통 살인은 한 가지 축이고 환경오염. 석유 시대 빨리 종말돼라 캭 퉷! 이런 맴으로다가..

 

그러니까 결국 실은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공리주의적으로 자신이 살인자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을 하는 게 아닌가?란 의문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저 책에서 다른 건 다 반박이 잘 되었는데 이건 반박이 안 되었어 궁금해...

 

그러나저러나 오랜만에 다이제스트일망정 칸트를 읽으니 햄볶했다 아 칸트는 이런 남자야..!! 난 초딩 이후로 칸트를 줄곧 좋아하는데, 그냥 소싯적에 아무것도 모르고 읽다 집어쳤을 뿐이지만 칸트랑 헤겔은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느껴져서 너무 좋다 그리구 칸트는 특히 죽도록 윤리를 고민한다는 점이 너무 좋다 고민을 죽도록 하다보면 자명한 진실에 이르르고 아 이거 사람들 다 아는 거잖아(발그레) 그러면서 이성이 정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뭐 이렇게 쉬운 건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칸트의 형벌론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근대 이후로는 누구나 범죄를 처벌하는 이유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해석한다. 칸트는 그런 거 없고 저지른 불의에 상당하는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유명한 말.. 검색해도 안 나오네;; 대충 기억나는 것은 어느 섬이 내일 멸망한다고 해도 그 섬에 남은 마지막 죄수 일 인까지 형을 집행받아야 한다고. 왜냐면 내일 있을 우리 섬 사회에 더이상 범죄가 없기를 바라며 그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그가 잘못했으니까 처벌하는 거라고. 동해보복설이라고 부르는데 나의 이성은 예방론이 맞다고 하는데 나의 감성은 동해보복설이 끌리는구나 아아~~ 이러다보면 난 가끔 사형찬성론자가 되곤 한다 실제로 십 년 전에 어디 토론하는 데에 가서 미친듯이 사형을 찬성한 적이 있다: 연쇄살인범, 학살자는 반드시 사형을 시켜야 한다고. 거기에 대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반박은 오히려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지가 그대로 있는 거다,라는 거였는데 납득은 되어도 여전히 연쇄살인범과 학살자는 죽여 버려야 한다고... -_-;;; 물론 지금도 가끔씩 나쁜 놈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암살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_- 다만 암살이 운동이 될 수 없는 것은 그 인물 하나 하나가 죽으면 대체할 다른 인물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미도 없고 성과도 없다. 그리고 그냥 과거의 학살자라도 죽었음 좋겠다 그렇다고 이게 뭐... 진짜로 죽일 수 있다면 결국 안 죽이겠지만. 마음이 그렇다고 마음이. 아니 동해보복설에 따라서.. 뭐 갈팡질팡함 갈대같은 나 자신..

 

앗참 이 책을 재밌게 읽은 것은 여기서 다루는 많은 사례가 내가 고민했던 것을 공리주의라면 이런 입장, 자유주의라면 이런 입장, 하고 명확하게 정리해줬기 때문이다. 이 책이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이미 생산된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만 촛점을 맞춘 것은 이 책의 한계이다. 그걸 감안하고 봐도 부딪힐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예를 들어 과거사, 대리출산, 안락사 등 - 재미있는 책이다. 괜히 베셀이 돼서 욕먹는 것 같다 그냥 필요에 따라 보면 될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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