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 - 라이딩!

결혼 일주년 맞이 긴급 여행을 떠났다(왔다). 바빠도 내 가정은 소중하기에, 주말에 자전거 타고 여주에 다녀왔댜. 여주를 뭘 알고 간 건 아니고 거리상 적당히 달릴라구..

 

근데 가기 전에 거리 측정을 잘못 했다 -_- 일단 양평역~여주 이렇게 달릴라 그러다가 용산에서 탄 전철이 마침 덕소행이라 걍 덕소부터 달렸다. 하지만 덕소부터 양평까진 하나도 안 힘들었다(당근). 일단 오전에 어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좀 하고 오후 1시에나 출발할 수 있었는데, 가까운 거리라 별 무리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뿔싸.. 여주에 도착하고 나서도 여주읍까지 가려면 20 km 가까이 더 달려야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간과하고 여주는 가까우니께~ 이럼서 츤츤히 달린 결과 밤이 깊고 늦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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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시작은 즐거우나 끝은 엉덩이가 네 개가 되리라

 

이엠비일팔노마님의 치적이라는 사대강 언저리 자전거길을 달리며 사대강의 패배를 곱씹었다. 나는 딱히 사대강 투쟁에 올인했던 것도 아닌데, 사업이 돌이킬 수 없게 진행되면서 패배감에 좌절했었다. 딱히 좌절을 거의 안 하다시피하는 나인데 진심 좌절했었다. 이미 기정사실화되면, 끝이다. 손 쓸 수도 없이 무참하게 다 죽었다. 그리고 그놈의 공사 아직도 하고 있다. 진짜 옘비먹을 일이었다.

 

양평에서 여주에 진입해 이포보도 구경하고 여유롭게 지나다가 순식간에 밤이 찾아왔다. 여주읍까지의 그 길고 긴 코스를, 그래서 완전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려고 미친듯이 달렸지만 결국은 밤이 왔긔. 그 긴 코스를 달릴 때 밤이 됐고, 밤이 되자 날파리들이 더할 나위 없이 얼굴을 다닥다닥 존나 씨게 때려댔다. 뭐지?? 밤에만 기승 부리는 벌레가 있는겨? 눈알에도 몇 번이나 벌레가 들어와서 아오 그거 발라내느라고...ㅠㅠ 으 징그러 진짜 빨리 라이딩용 썬글래스를 사버려야지 멋진 것으로<

 

여주읍에 들어서자 고려대 병원 장례식장의 많은 인파가 자전거 도로를 점령하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는 싹 비었더라. 밤새 비가 와서 그런가. 실은 섬진강을 달릴 예정이었으나 주말에 비소식이 있어서 걍 가까운 여주로 갔던 거였다. 하지만 실상은 가깝지 않았긔.. 덕소에서 출발을 3시 넘어서 했고, 여주읍에 도착하니 8시 반이라서 바로 모텔을 잡고 밥을 먹으러 갔다. 모텔 쥔장 아저씨가 우리가 자전거를 갖고 객실에 들어가겠다니 겁나 겁나 겁나게 싫어하셨다. 하지만 둘다 접이식이라 어쩔 수 없이 허락하셨긔. 벽지에 묻지 않게 해달라셔서 깨끗하게 바퀴 공중과 바닥에만 닿도록 신경썼다규. 아저씨는 그 사실을 알라규. 밥먹고 들어와서 씻고 항께 11시였음 그래서 바로 꿀잠

 

담날은 일어낭께 비가 오고 있지 않갔서? ㅜㅜ 아침밥을 사먹고 나서니 비가 잠시 그쳐서 서둘러 길을 나섰다. 가다봉께 비가 오는 듯 마는 듯 호랑이 시집장가 가는 듯 마는 듯 왔다. 대가리 위에는 구름이 있고 저 앞쪽엔 구름이 없길래 신나게 밟아서 구름을 추월해서 비가 안 오기도 하고 그랬다 ㅎㅎ 재밌었어. 하지만 그 재미는 이미 예견한 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흐미개 고개!! 실은 후미개 고개 =ㅅ=

 

여주~양평 사이에는 후미개 고개라는 실로 무시무시하게 높고 긴 고개가 있다. 그나마 양평->여주 코스가 낫다. 여주에서 양평 올 때는 진심 아오... 개빡쳐 ㅇ<-< 하지만 다른 도리가 없어서 지났긔. 우리 신랑은 이 새끼 평소에 남산 좀 오르더니 쉬지 않고 밟아 올라감. 나는 여주에서 돌아갈 때는 애초에 고개 초입부터 포기하고 걸어올라갔다. 내 몸뚱이 일 구만 이끌고 올라가도 캐무거운 놈의 거를 자전거를 끌고...ㅠㅠㅠㅠ 절로 흐미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렇게 올라가니 반가운 신랑이 현금 있냐며 팥빙수를 먹자는 거였다. 와옴... 꿀맛이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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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를 위한 블러 처리

 

오천원짜리 빙수 전통식 빙수 막 엄청 맛있는 편은 아니나 정겹고 씨원한 팥빙수를 맛있게 먹었다. 아저씨께서는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더니 이 고개에서 매일 사고난다고 내리막길 조심하라고 알려주셨다. 글찮아도 고개 오르다가 119 앰뷸런스 가는 걸 봤는데 그것도 라이더가 다친 거였긔...ㅠㅠㅠㅠ 무서워서 별로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브레이크를 살살 잡으면서 내려왔는데 아 그 긴 내리막길... 아아 카타르시스가 느껴졈... 너무 좋아 ㅇ<-< ㅋㅋㅋㅋ 근데 괜히 속도 방지턱인가? 그 위로 불룩 솟은 꼴보기 싫은 그놈의 거 그거 때문에 나도 날라갈 뻔 했음 괜히 그거 앞에서 브레이크 잡았다가 튕겨서 하늘로 솟구치며 앞쪽으로 몸이 쏠리는 걸 간신히 균형을 잡은 것이다. 글찮아도 지난 번에 인천에서 양평까지 함 인생 최고로 많이 80 km 넘게 달리던 중에 자빠져서 젤 아끼는 파란 바지 찢어지고 무릎에 피철철 존나 까짐 ㅋㅋㅋ 손바닥도 까지고 =ㅅ= 참 아팠던 과거지사가 있는데 그때를 경험삼아 더 위험하게 앞으로 자빠질 뻔한 걸 균형을 잡고 말았지렁 케케

 

참 그 전에 아침 먹고 돌아가며 이포보를 지나면서는 천서리 막국수촌이 이포보 근처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그래서 막국슈를 못 먹었어 ㅠㅠ 넘 아쉽지만 담에 충주호를 가면서 꼭 들러서 맛 보고 가리. 일찍 출발해서 점심으로 먹고 말리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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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양평에서 양이틀간의 라이딩을 마무리하는 허세 샷

 

내가 짐칸 달아달라니까 막 무시하고 싫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짐칸을 사와서 내 자전거에 달아주었다. 같이 여행 많이 다닐라구. 여행은 중요한 게 아니구 자전거가 중요한 거임. 나자신은 여행에도 비중을 두고 싶다만. 이번 여주 라이딩은 진짜 라이딩만 하고 모텔비+밥값 두 번 뿐으로 지역 경제에 넘 기여를 못 해서 거슥하고 담에는 돈 좀 쓰리. 하지만 나는 항상 도대체 지역 경제 어떡해야 하냐??!!는 근심과 고민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전부 다 관광으로 먹고 살 순 없잖아. 글타고 공장을 걍 유치해서 그 공장에 의존하자는 것도 건강하지 못 하고(그 하나의 공장이 마을 전체를 먹여살리고, 더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이전하며 그 마을 전체를 망가뜨린 사례가 어디 한 둘이던가) 뭐 어째야 하는지 모르겠고 어쨌든 서울에서 돈 벌어서 인천에서 쓰자는 마음가짐으로다가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끔 서울에 살고 싶기도, 걍 인천에 뼈를 묻고 싶기도 하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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