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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십 세 때 나는 뭐 하고 놀았능가?

  • 등록일
    2014/10/06 01:00
  • 수정일
    2014/10/06 01:00
  • 분류
    추억팔이

앙겔부처님의 [나예 살던 고향은] 에 관련된 글.

 

오늘 연극 워크샵에서는 이런 것도 했다(워크샵 시간이 길어서 이것저것 함). 갑자기 과거가 무지하게 그리워지면서 그리운 얼굴이 얼굴에 묻어나 남들 할 때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말았따;; 

 

저 위에 링크한 글에 쓴 대로 우리집은 주택 3층에 세들어 살다가 그 집을 사서 2층으로 집을 옮겼었다(원래 주인 노부부가 3층으로 이사해 우리집에 전세 듬). 그래서 나는 집구석이 본격 중산층에 접어든 2층 시대로 그 집을 기억했는데, 그럴 법도 한 게 20세 초까지 거기 살았응께. 근데 오늘 주어진 나이대인 구, 십 세는 3층에 살 때였다. 아 신기해. 그때 뭐 하고 놀았는지를 해보는 거였는데 집구석을 상상하니까 막 너무너무 그리운 거라. 2층 집은 많이 그리워했었는데 3층집은 별로 생각을 안 했어서...

 

3층에 얽힌 몇 개 기억이 있다. 걸스카웃 갔다 돌아왔을 때 오줌을 쌀 것 같은데 집에서 문을 안 열어줘서(집에 엄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따) 내가 너무 급하고 화가 나서 발로 유리 현관문을 뻥뻥 걷어차다가유리가 깨짐.. -_- 나는 안 다쳤던 것 같다. 1층집엔 우리 할머니가 살았는데 3층 올라가는 길에 담넘어서 할머니네 문잠긴 집에 맨날 들어가버렸던 게 기억나네 ㅋㅋㅋㅋ

 

집에서 혼자 뭐하고 놀았는지를 재현했는데 생각해보면 혼자 노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항상 언니, 근처에 사는 친척 동생들, 친구들이랑 같이 놀았고 초딩 내내 주로 밖으로 싸돌아다녀가지구..

 

9살의 기억이라면 할머니 방에 누워 갑자기 온 존재가 결국 소멸한다는 것, 나에게도 죽음이란 게 찾아올 거란 걸 깨달으며 혼자 눈물을 흘렸던 거(그러면서 난 이 순간을 결코 잊지 못 할 거야 이지랄 떨었음ㅋㅋㅋ 난 맨날 그랬음-_- 어떤 특정 순간에 뭔가를 느끼고는 이 순간을 잊지 못 할 것이며, 이 순간을 기억하는 한 나는 나라고.. 그딴 패턴을 이십 몇 세까지 반복했었음). 할머니 없어도 혼자 문 따고 들어가서 할머니 집에서 놀았던 거 같다 뭘 했을까? 기본적으론 할머니를 기다렸을텐데. 그땐 할머니가 아직 일을 했었나.. 돈이 궁하지 않아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만들어주고 그랬었는데.. ㅠㅠㅠㅠ 커서 나 초딩 운동회 때 사진 봤을 때 할머니가 화장을 엄청 진하게 하고 있는데, 그때 할머니 나이가 52세? 막 그랬다 겁나 젊어 ㅠㅠ 근데 태어났을 때부터 나한테는 그저 할머니 ㅠㅠ

 

암튼< 정말 이상한 일인데 우리집에 장난감이 별로 없었다. 레고도 없고... 초1때는 미미네 집이 너무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었는데 엄마에게 조심스레 말했지만 안 사줬다. 미미네 집을 갖고 있는 친구네서 오직 그 미미네 집을 갖고 놀기 위해 놀러갔떤 기억이 난다. 방학 때. 끝나고 탐구생활인가? 그거 숙제를 냈는데 미미네 집을 소유한 애가 나보다 점수같은 게 높았다. 그걸 보고 나에겐 미미네 집이 없어서다..라고 생각했었음 ㅋㅋ 그 전에 일곱살 때는 미미가 있었는데, 언니랑 미미를 단발로 만들어주자! 하고 미용실 놀이를 하며 머리를 깡뚱 잘라버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 이쁘고 머리가 뻗쳐서 ㅠㅠㅠ 베드민턴공으로 머리를 눌러줬던 게 기억난다. 그때 우리집은 귀신같은 집이었고, 동네에 1-2층이 연결된 부잣집.. 아람이네 집에 가서 놀았던 게 이거이 나긔. 걔네 집에 1층에는 왕무서운 할아버지가 맨날 소리를 질러싸서-_- 몰래 2층에 올라가느라 고생했다 그 고생을 뚫고 올라가면 엄청난 장난감들이 잔뜩 있었다. 그 장난감 갖고 놀러 걔네 집에 뻔질나게 드나든 것 생각하면.. 심지어 내 친군데 우리 언니도 같이 다녔음ㅋㅋㅋㅋ 별 게 다 있었는데 먹어보지도 못한 햄버그 스테이크 모형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그런 레알한 부엌 놀이 세트랑 이것저것.. 잘 기억도 안 남 별 신기한 게 잔뜩 있었는데.

 

암튼 우리집엔 장난감이 별로 없었단 걸 이제야 깨달았는데, 우리 언니는 어릴 때 욕심도 많고 뭐든 갖고 싶은 건 전부 갖는 어린이였는데 왜 별로 없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열두살에 1층 외삼촌네 애기가 태어났는데, 중학교 때 걔랑 놀아주면서 걔의 장난감을 재밌게 갖고 놀았었다. 레고도 걔보다 내가 좋아하고...;; 뭐가 더 있었더라 기억도 안 나네 걔네 집에 있는 장난감은 다 갖고 놀았는데 ㅋㅋ 아 맞아 인형이 쫘르르륵 있었는데 너무 부러웠다. 중3부터는 만화에 빠져가지구 애기가 놀아달라고 하면 귀찮았던 기억밖에 없엄... 미안 =ㅅ=

 

생각해보면 우리 둘째삼촌네 아들네미는 엄마네 가족 유일한 아들이라고 우리 엄마가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이 사줬다. 나는 왜 나는 안 사주는데 쟤는 저렇게 많이 사주는가, 하면서도 미미네 집 말고는 강렬하게 뭘 갖고 싶어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없는대로 만족해서 살았던 것 같다. 카세트 테이프에 노래 녹음하고, 김창완 테이프 들으면서 울고; 그 카세트를 참 다양하게 갖고 놀았었다 고스트 바스터즈 변신 놀이도 그걸로 하고. 종이인형 그림 그려서 오려서 입히면서 놀고. 친척동생이 항상 언니는 이렇게 잘 그리냐고 좋아해서 걔만 오면 주구장창 그림 그려줬는데 ㅎㅎㅎ 아까 오랜만에 눈이 초롱초롱한 공주를 그렸는데, 구두까지 생생히 기억났따 어떻게 그렸는지! ㅋㅋ 나의 원형은 항상 백설공주였다 특별히 그 공주를 좋아해선 아니고 옷을.. 그 옷을 좋아했던 것 같다;

 

수족관에 붕어들 몰려오게 하려고 한쪽에서 박수를 미친듯이 치다가 반대편으로 달려가서 미친듯이 쳤던 거.. 베란다에 사는 닭이 너무 무섭고 스트레스였던 거 ㅋㅋㅋ 언니가 사온 병아리가 닭이 돼가지구 ㅋㅋㅋㅋ 진짜 애기 때부터 닭을 싫어했기 떄문에 너무 싫었는데 중학교 때까지 키웠던 것 같은데 어디서 키웠더라? 어느날 하교하니 털만 남고 닭이 없는 거라.. 괜히 굿바이 얄리 부르고 그랬는뎈

 

글고보니 베란다에서 개도 키웠었어 -ㅁ- 어릴 때 개를 진짜 무서워해서 너무 무서웠는데 ㅠㅠ 막 미친듯이 베란다를 뛰놀던 개... 우리 외삼촌이 먹엇겠지... -ㅁ- 우리 집에서 키웠던 많은 개는 기본적으로 다 외삼촌이 잡아먹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었음 ㅋㅋㅋ 너무 해 왜 그러는 거야... ;ㅅ; 압권은 내 동생이라고 엄마가 '진희'라고 이름 붙여준 백구... 잡아먹을 개한테 이름은 왜 붙여 어휴

 

글구 3층 집에 살 때 맨날 엄마가 나 씻을 때 들어와서 똥싸던 게 떠올랐따 완전 잊고 있었는데 ㅋㅋㅋㅋ 으 더러워 진짜 너무 싫어했는데 엄마는 아랑곳 안 하고 맨날... ㄱ-;;;; 나도 자식이 있으면 그럴까? ㅁ이가 나 똥 누는 모습 보면 완전 싫은데... =_=;;; 딸은 괜찮냐규.. 아니면 자식은 무시하는 거늬 =ㅅ= 

 

3층 살 때 아빠가 디지털 피아노를 사줬는데 3층에선 잘 기억이 안 나구 2층 시대부터는 친구들 불러서 미친듯이 피아노 치면서 노래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추하와 아비의 One Summer Night를 넘 좋아해서 맨날 미친듯이 불렀다. 아 추억 돋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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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으로

  • 등록일
    2010/06/18 02:48
  • 수정일
    2010/06/18 02:48
  • 분류
    추억팔이

 [첫사랑] 을 저번에 봤다. 진짜 말 그대로 십년만이다. 그날은 기분이 죽을 만큼 우울한 출근길이었는데, 환승하러 가면서 다리가 길고 날씬하며 기타를 매고 보이쉬한 여성이 눈앞에 걸어가는 거다. 가슴이 두쾅두쾅 엥?? 맞아?? 설마??? 그러면서 살금살금 쫓아갔다.

 

얼굴이 별로 안 예뻤다. 안 예쁜 줄은 알아도 그래도 기억보다 훨씬 안 예뻤다. 그래서 아닌가??? 에이, 아니잖아, 하는 순간 그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를 들으니까 백퍼. 첫사랑이다.

 

우와... 얼마나 놀랐다규. 내가 얼굴보다는 긴 다리와 목소리, 노래를 잘 한다는 것에 반했었으니까. 감기에 걸린 듯 목이 좀 쉬었지만 대번에 알았다. 우와 어떡하지 가슴이 우두두다다다다 어쩌지 잉?? 뭐지?? 잉???? 아는 척 할까?? 뭐라고 말해?? 아는 척 해서 뭐하게?? 연락할 거야? 데면데면 헤어질 거야?? 연락한다고 뭘 기대하는 거야??? 괜히 실망하는 거 아냐???? 뭐지?? 막 이러다가

 

신도림역에서 환승할 때 지금 막 깨달은 척 아는 척을 하자!! 정하고 책을 보는 척하며 언니의 통화를 엿듣고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빨리 갈게요"를 연발하다가 부천에서 내렸따 -ㅁ-!!!!!!!! 급작스런 하차에 에에에에 나 따라내려야 돼??? 으잉 나 이미 지각인데 으잉 쫓아가서 뭐 어쩌게?? 으잉?????? 잉잉잉잉 그러다가 문이 닫혔다

 

ㅇ<-<

 

출근길에 나는 이제 청춘이 아니야. 그냥 반갑게 인사하지 못하고 계산하다 아무것도 못하고 말았어...흐규흐규 하고 깨달았다. 이것이 내가 더이상 젊은이가 아닌 사연이다<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는 거 같던데. 돈은 잘 버나?? 아 목소리 역시 너무 좋더라. 언니 햄볶하세연... 본녀는 다음에 또 언니를 봐도 인사 안 할 것 같습니다 과거의 환상을 깨기가 싫심니다. 햄볶하소서..... 그래도 십년만에, 정말 처음 봤는데. 느므 아쉬운 거...ㅜㅜ 난 망했어 늙었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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