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을 지키는 사람들, 곡선

게으름 피우다가 결국 한 타임만 보게 된 환경영화제.

싸이트에서 그림을 오려올 수가 없고나.

 

<삼각산을 지키는 사람들>은 민주화 열사들 공동묘역을 북한산 국립공원 안에 지으려는 정부에 대항하여 주민들이 가열차게 투쟁하는 내용이다.

주민들은 국립공원을 마구 해제하여 묘지를 짓는 게 말이 되냐, 열사들 그 뜻은 충분히 기리지만 대군가 대전엔가 국립공원이 이미 있다. 고 반대한다. 이곳은 깨끗한 곳이라구.

보상금 많이 타면 좋지만 여기가 내 집인데 어딜 나가냐고도 했다.

정부측은 4.19랑 함께 민주 선열의 뜻을 모아서 기리는 뭐 어쩌구저쩌구 했다.

 

영화가 너무 주민들 입장이다 싶었는데 과연 삼각산 지키는 모임에서 제작한 영화였다.

민주 선열의 뜻을 공동묘지로 기리겠다는 발상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정부 측에서는 타협할 의사가 있지만, 실제로 민주화 열사의 유가족분들이 북한산 내에 공동묘지를 만들기를 바라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 유가족의 입장을 반드시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안 나왔다.

정부 말을 믿는다면 이 사건의 당사자는 유가족과 삼각산 주민이고 정부는 중재자인데 조절을 전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관심이 없는 사안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주민들을 단지 환경지킴이인가? 의심스럽다.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가, 라고 나레이터가 질문을 던졌지만 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그게 아니고 그냥 환경을 지키기 위한 거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답변이 안 된다.

 

 

<곡선>은 천성산의 도롱뇽 소송과정보다 직선 위주의 생활방식에 대해 얘기한다. 소송 얘기도 쪼매 나오지만, 내가 중간에 좀 자긴 했지만 영화에서 얘기하는 것은 모든 것을 직선화하면서 우리가 잃은 것들이다.

 

이에 대해 바보같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잃은 것이 있다면 얻는 것이 있다. 감독들도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오지 않았는가. 본래대로라면 영화제에 참석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참석해서 이렇게 관객과 얘기도 할 수 있지 않은가. 뭐 이런 거야 당연한 건데

 

잃은 것>얻은 것

잃은 것<얻은 것

잃은 것=얻은 것

 

이따위 부등식을 얘기하는 게 아닌데도 이런 생각을 하였다. 곡선의 직선화.

그렇다고 잃은 것에 대한 진한 페이소스... 뭐 그딴 걸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얘기인지 감은 잡았는데 느므 어렵게만 생각된다. 그냥 결론이나 해답이 없으니까.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나도 씬디싸이저 있었으면..ㅠ_ㅜ 질투는 나의 힘에서 문성근처럼

가끔 놀게. 어떤 거냐면 그 번지점프를 하다에 반주로 나온 왈츠곡이 처음에 나오다가 그 음 그대로 모든 음을 4분 음표로 땡겨서 쉼없이 연주하는... 딴~~딴~딴 딴~~~~~ 이런 걸 딴딴딴딴 이렇게. 나중에 해봐야지

 

이게 뭐냐면 삶에는 직선과 단조로운 1박만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이 빠르고 편안하다고 해서 곡선과 여백의 미를 단지 불편하고 느리다는 이유로 배제할 근거가 될 수 없다.

는 나의 훌륭하신 깨달음!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ㅋ

맨날 예술, 아름다움 이런 것을 많이 생각하면서 직선만 좋아하는 모순. 직선을 좋아하는 마음을 예술로 달래겠다는 건가? 이것을 강하게 비판하려다 만다...-ㅅ-; ㅋ

 

옛날에 녹색평론에서 읽은 북한산 관통 도로를 반대하는 수녀님께서 "대안은 없다"고 말씀하셔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었다. 북한산 말고 다른 산을 뚫으라는 말은 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보통 입장들은 다른 대안들을 내놓는다. 덜 환경파괴적인 쪽으로)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생각은 이렇지만 보통 하는 생각은 역시 실전에서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할 수 있는 것, 그런 거다. 내가 이 말씀에서 느낀 감동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면 실전 어쩌고 쓸데없는 생각 안 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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