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뀌 아 뛰 그헝 마망
소설에 나온 노램


스탠님 동인 소설. 군더더기없이 꽉 짜여진 소설만을 써주시네연...;ㅅ; 멋있엄
접때 다 읽고 한 시간 가량 뻗었었다 ㅇ<-< 이렇게

식민지 행성을 종교와 군대로 다스리며, 소수의 사제군단(사제=군인)이 다수의 원주민(이래도 강제이주당한 듯 하지만)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민간신앙과 결합된 믿음을 전부 이단으로 규정하고 처단하는 얼굴없는 지배자들이 있다. 이놈들...;

소설이 초점을 맞추는 건 원주민과 백인의 혼혈로 원주민 할머니 손에 자란 딱히 반정부적이지도 않은 주인공 이호가 군인에게 맞아죽은 할머니때문에 잠깐 반정부시위에 참여했다가 붙들려서 모진 고문 끝에 살기 위해 아는 사람을 다 팔아먹는 자신의 추잡함을 경험하고, 군인이 되어 인간의 추잡함을 끊임없이 드러내 자기 존재 이유로 삼으며 승승장구하며 사람을 많이 죽이지만 루이스라는 예수같은 영혼을 만나서 구원받는.... 허억허억 길다; 그런 거다. 이걸 풀어내는 게 재밌다.

종교와 군대로 지배되는 사회라 반정부시위는 당연히 그 종교에 대항하는 내용을 담으므로 모든 시위대는 이단으로 규정되어 죽는다. 주인공 이호는 반정부시위자 중에서도 좀 열심히; 하는 사람을 골라서 회유와 고문으로 전향약속을 받아낸 뒤 죽여버린다. 인간은 다 그렇다고 자기가 저지른 끔찍한 짓을 합리화하면서 자기의 죄를 계속 재확인하는 거다.

루이스는 대쪽같고 멋있는 사람. 글에 묘사된 이단 교회에 그려진 루이스의 벽화가 인상 깊었다. 정면을 바라보는 예수. 생각해보니까 나는 정면을 보는 예수 그림은 본 적이 없다.

이 소설이 다 좋았지만 내가 다 읽고 한참을 기절해 있었던 건 주인공 이호에게 너무 감정이입해가지구... 나도 나와 다른 인간을 추잡하게 여기고 참 싫다. 아무래도 내가 더 편한 상황에 있어서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거겠지, 극단으로 만사를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추잡스럽다고 말하는 건 정말 여러가지의 사소한 것들. 남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알고 있는 것. 난 그래서 자기자신의 추잡함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긴데 어떻게 자기를 사랑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추잡함이란 예를 들어 자기의 가까운 사람이 장애인일 경우, 그와 싸우다가 실수로 "병신 주제에"라고 말하거나, 말하면 끝장인 거고 말하지 않아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오래 병수발 들면서 이인간 죽었음 좋겠다던가, 친구의 애인을 좋아하게 됐을 때 연애문제로 고민상담하는 친구를 보며 속으로 헤어져버려라 그런다던가... 잘 생각하면 일상적인 진심이 아닌 건 분명하고, 내가 그런 행위에 일일이 죄를 묻겠다는 게 아니라 원래 그렇다고. 누구나 추잡스러운 점이 있다고.

그러므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거지 그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추잡스러운 모습을 보면 대번에 싫어진다. 예를 들어 전쟁은 반대하지만 파병은 찬성한다는 말.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음-_- 딴소리지만 누군가 전쟁을 찬성한다면 그에게 동의는 안 해도 인정은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상대방도 긍정할 것이고 자기가 직접 전쟁터로 갈 것이며 그러므로 자기가 죽임을 당해도 상대에게 추잡스런 저주나 원망을 퍼붓지 않을 것이다. 근데 이런 캐릭터는 만화에만 나와...;;

이호는 루이스를 만남으로써 남을 죽여 자기를 죽이고 다시 자기를 확인하기 위해 남을 죽이는 악순환에서 벗어난다. 진짜로 구원을 받음. 나는 부처님 가운뎃부분같은 사람이 있다해도, 그 소수의 성인이 인간 전체가 추잡함을 없앨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보이지 않는다. 별로 나한텐 구원이 안 되는 거죠~ 그래도 이호가 막 그럴때 참 눈물나고 그랬음;ㅁ;

역시 씬은 단 한 번...=ㅁ= 외전도 없습니까......; 멋진 분이다. 이런 것도 동인 소설이라니. 의외로 인기는 없더라=_= 너무 재밌는데... 캬캬캬캬 이건 효리언니가 사줬다 언니 만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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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통 10대 소년들

블루 스카이/ 이소라
 

 

장목단님 소설. 이걸 읽으니까 이제 다른 야오이 소설은 읽기 싫다.

엄청 잘 썼구나. 이렇게 긴 걸 호흡이 흐트러짐없이 연재해서... 무려 800페이지=ㅁ=!!! 프로 해도 손색이 없겠다

외전들도 아주 인상적이고... 자꾸 읽게 돼서 봉인해 버렸다. 박스에 넣어버렸심. 어차피 효리사마의 책이기도.

 

읽은지 쫌 됐는데도 불현듯 떠올릴 때 가슴 막 찢어지고-ㅁ-

너무 좋다. 아 이거 제대로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좋아서 쓰기 싫음 정말 최고 최고 진짜 잘 써 완전 최고심 첨에는 미국 이민 2세대 게이 작가의  자전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아 정말 800페이지를 어쩜 흐트러짐없이 그렇게 잘 쓰냐 아아 블리스으으으하고 울 때 꺄아아아 아 미치겠다

 

오래된 연인을 보는 애틋한 아픔... 아 이런 것도 쓰고 이민자들과, 그들과 추억을 가진 미국인 기타 등등 아 진짜 동인계 뿐만 아니라 근래 본 소설 중 최고였다.

 

많은 소설의 주인공이 자기가 게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사회적으로 차별받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 눈도 무섭고. 이런 패턴은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다. 내용이 아무리 무거운 듯 보여도 소설에서 이건 그냥 소재다.


반면 이 소설은 주인공이 왜 게이일 수 없는지 이해하고 마음 아프다. 본인이 그걸 부정하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게 안타깝기도 하고. 이것은 구체성의 승리다. 지우(주인공)가 맺는 인간관계, 가족, 배경 어느 하나 지우를 얘기하는 데에 버릴 것이 없다. 대단대단. 지우만이 아니라 왜 칼릭스는 블리스처럼 지우에게 할 수 없었는지, 왜 칼리스의 아버지 칼슨이 이주노동자인 페이린을 신고할 수밖에 없었는지...

미국이라는 다인종 사회에서 이 사람들이 왜 어떤 고민들을 하며 어떤 고통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게 동인소설의 기초인 호모관계로 다 표현된다. 이 어찌 놀랍지 아니한가...

칼릭스의 아빠 커플을 다룬 1권 외전은 압권이다. 이렇게 짧은 내용으로... 왜 사랑은 이렇게 쓸쓸할까.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 좋아하는데도 왜 이렇게 쓸쓸할까. 세상에 두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니까.
열병같은 사랑이 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 오랜 시간 함께한 낡은 양탄자같은 조금 쓸쓸하고 따뜻한 2권 외전도 너무 좋다. 세상에 두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서 쓸쓸하지만 더 좋은... 아 몰라;;

이런 소설은 동인소설로만 내면 절대 안 되고 출판사에서 내서 만인이 읽어야 한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 너무 야해서 일반인이 읽기 힘들 것이다-ㅁ-

일반인까지 내가 생각해 줄 건 없고;; 나나 갖게 내년엔 꼭 재판됐으면 좋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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