륙식 일기

본좌와 고기가 함께 한 세월이 몇 년이더뇨... 셀 수 없을 정도로 기나긴 세월이다.

고2 말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 없는 나를 불쌍히 여긴 우리 외할머니가 고3 내내 하루도 거름없이 고기반찬을 해 주셨다. 10대에 나만큼 고기 많이 먹은 사람 몇 명이나 될까(외국인 제외;) 정말 많이 먹었다. 삼겹살로 찌개도 끓여먹고 그랬따ㅇ<-<

그 전에 0대때부터 엄청 먹어댔으므로 내가 먹어온 돼지는 총 천 마리 정도? 추산이다. 알 수 없지. 그에 비해 소는 열 마리도 안 될 것 같다. 아니 소뼈국물은 많이 먹었으니까... 이거 어떻게 계산해야 하나?

그리고 닭도 50마리가 안 될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먹었으니깐. 내가 먹는 육지생물은 돼지와 소뿐이다. 조류는 오리도 일절 먹지 않고 같은 육식이라도 안 먹어온 양, 멧돼지,  토끼 같은 거 먹기 싫다. 이건 그냥 보수적인 입맛탓이지만. 새로운 맛을 두려워해서. 무서워ㅠ

고기를 끊으려고 몇 번 시도했는데 다 실패했다. 결정적으로 신승원이 나보고 너무 불행해 보인다고 해서 그 뒤로는 행복하면서 고기를 끊을 방법을 강구하다가 조금씩 줄이자로 결정했는데, 잘 안 되다가 최근에 잘 됐는데 오늘 돈까스 먹었어ㅠㅜ

그래서 육식 일기를 적는다. 일기는 아니고 육식의 빈도 조사 차원에서 앞으로 이 포스트에 고기 먹은 거 적어놓으려고 한다. 이를 통해 나는 내 삶을 뒤돌아보며 몇 마리의 돼지를 먹었는지 정확히 셀 수 있게 될 것이다.

육식을 안 하고 싶은 건사실...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암튼 난 누가 나 먹는 거 싫어ㅠㅜㅠㅜㅠㅜ 그게 다다;;
참 그렇다면 바다 생물은? 이라거나 그렇다면 식물은? 이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사실 스님처럼 바다 생물도 안 먹고 싶다. 식물은 어쨌든 나는 살아야 하므로...<<<<< 라기보다 초등학교 때 배운 먹이사슬식으로, 내가 나중에 죽어 흙이 되고, 뭐 그런 거 아니겠어? 식물도 나를 먹게 되지 않겠어?

아니면 열심히 바다 생물을 먹고 죽으면 시체는 고기밥으로 바다에 떤진다든가... 어쨌든 먹이사슬<


9/ 28 저녁 : 돈까스 먹었음 ㅠ

10/ 5~7 매 한끼씩 : 제사음식 동그랑땡(돼지고기)랑 소고기산적 먹었따. 하지만 꾹 참고 조금만 먹었다.

그러나 10/ 8 저녁에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는다는 정보를 긴급히 입수하고 학교로 피신했는데, 해물탕이랑 아구찜 사먹었때ㅡㅜ 젠장!!!!! 칙쇼!!!!! 나도 먹고 싶다구읏!!!!!

10/10 저녁 : 반찬으로 나온 얇게 네모낳게 썰린 햄 3개. 초인적 힘을 발휘해 3개만 먹었다굿!

날짜는 기억 안 나고 며칠동안 삼겹살 200g, 돈까스 1인분, 물만두(고기만두) 1인분, 갈비 1개, 밀전병에 싸서 먹는데 안에 고기 들어간 거 2개 먹었다구...ㅠㅜ 10월에는 고기먹지 않으리 옘병 며칠간 몰아서 이렇게 쳐먹다니 씨발놈아ㅠㅜㅠㅜㅠㅜㅠㅜ
10/17 모듬햄 샌드위치 먹음. 이거 햄샌드위치가 젤 맛있단 말야ㅠㅜ 천원밖에 안하공.


 

날짜 까먹음 : 삼겹살 세 번 ㅠㅜ 돈까스 한 번 ㅠㅜ 만두 몇 번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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