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말

  • 등록일
    2007/07/12 22:36
  • 수정일
    2007/07/12 22:36
  • 분류
    마우스일기
나는 위로가 싫다. 위로해야 하고 받아야 하는 그 모든 상황 자체가 싫다.
하지만 누군가 위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필사적으로 위로한다. 잘 될 때도 있고 역효과일 때도 있다.

오늘... 오늘만이 아니고 요즘 상태가 안 좋다. 픽 눈물이나 흘리고. 꼭 지금 내게 가장 스트레스가 되는 그 일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요즘엔 팔레스타인 뉴스도 안 읽고, 이랜드 노조가 뭘 주장하는 건지도 모르고, 참세상도 안 들어가고 중앙일보도 안 읽고 뉴스도 안 보고 블로그도 심각한 글은 패스하고 있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나는 위로를 정말 싫어하는데 오늘은 위로받고 싶었다.

내가 누군가를 험담하면 같이 험담해 줬으면, 험담은 안 해도 그래 그사람때문에 힘들었겠구나 위로해 줬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같이 헐뜯는 것보다 냉정하게 내가 놓친 재료들로 사태를 재구성해서 나를 비판하는 것이다. 확실히 그렇다. 그런데도, 위로 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건 뭐지?

나는 언제나 내 자신에게 치우치지 않기 위해 공정하려고 노력한다. 내 편,이라 가정되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어도 결코 내 편을 편들지 않는다. 그러려고 노력한다. 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놓친 것이 없을까 꼼꼼히 살펴본다. 그럼에도 항상 놓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공정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더 옳다라는 이상한 결론으로 귀결될 때도 있다.

하지만 다 아니까. 나도 내가 잘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거 다 아는데도, 그런데도 나에게 동조해 주고 위로해 주길 바랄 때가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럴 때 동조해 줘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확실히 그렇다. 지난 경험의 어느 지점, 지금도 내가 확실히 옳았고 누군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때 내게 동조하지 않고 호되게 나를 비판했던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만약 나에게 동조했다면 내가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 것 같다. 그 잘못했다고 생각된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세웠을 것이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오늘 쇼핑도 했는데도 이렇게 기분이 안 좋다니. 자본주의의 달콤한 미끼도 이제 마력을 다 했어... 제기 자본주의 더 노력하라구!!! 엔터테인 조까


지뢰찾기를 통한 정신수양 끝에 기분이 좀 나아졌다. 내일은 인간을 무시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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