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죽음

  • 등록일
    2014/01/01 21:59
  • 수정일
    2014/01/01 21:59
  • 분류
    우울한일기

엊그제 밤늦게 고모가 돌아가셨다. 오늘 장례식을 치루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 적을 수가 없다. 자고 일어나도 우울해서 영화를 한 편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다 잊고 있었다. 리뷰 쓰고 나니까 다시 생각이 난다.

 

외삼촌 돌아가셨을 때는, 내가 외할머니를 보살피고 있었기 때문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 했다. 그래서 납골당에 안치하는 걸 처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입관하기 전에 시체의 얼굴과 손을 만져보는 것처럼, 안치 전 유골함을 돌아가며 매만지며 인사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처음 만져본 유골함이 따뜻해서, 그래서 눈물이 더 났다.

 

고모는 인자하고 누구에게나 좋으신 분이었다. 며느리들이 마치 친정 엄마가 돌아가신 듯 울었다. 우리 엄마도 좋아했었고, 우리 새어머니도 좋아하셨다. 아빠가 가장 애틋하게 생각한 형제자매이기도 하다. 아빠는 몇 차례 눈물을 감추지 못 했는데 그 슬픔을 보는 것도 슬펐다. 며느리들이 오열할 때는 말도 못 하게 슬펐고.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로 간절하게 불교 신자셨으니까 좋은 인생으로 다시 태어나셨음 좋겠다고 빌었다. 별로 신도 없고 환생도 없고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고모는 그래야 될 것 같다. 너무 젊은 나이에 혼자 돼서 평생을 병을 달고 살아오신 우리 고모.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흘러나오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가족 중에도 있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찾아뵙지 않았던 게 마음에 걸린다. 가려고 했는데. 우리 외할머니라도 자주 찾아봬야지 살아생전 효도지 죽고나서 추모하고 애도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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