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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03
    사일런트 리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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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2/30
    하기오 모토(萩尾 望都)(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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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09/21
    내가 봤던 만화잡지(수정 중-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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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리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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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펼쳐 보았다. 너무너무 재미있다.

빙의전문 신경정신과 의사 정소운! 그는 생명은 존재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상을 몸소 실천해 죄악을 많이 저지른 악귀들을 퇴마하지 않고 최면을 걸어 자기 몸 안에 봉인해 둔다. 퇴마당하면 지옥으로 굴러떨어진다.

 

서역에서 인간사냥을 하던 아수라 우곤공(아수라는 요괴 최고 등급)은 법력 높은 스님한테 죽임을 당할 찰라 간신히 도망쳐서 한국에 오게 되는데 한국까지 쫓아온 스님은 오히려 우곤공에게 먹힐 위기에 처하고, 박사는 간신히 스님을 도와 살리지만, 그는 요괴들이 업을 치르게 하지 않고 살리려는 박사야말로 '마구니'라며 다음을 기약하며 패배자의 형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우곤공이 빙의한 소년 윤위는 정소운 박사를 좋아하게 되고, 우곤공과 윤위는 합체하여 한 개의 인간이 된다.

 

그리고 게이이면서 자꾸 모르지만 꿈속에서만 미칠듯이 사랑하는 여자가 커다란 못생긴 머리한테 먹히는 꿈을 한달간 꾼 신은수는 반신반의하며 박사를 찾아오지만, 꿈속에 부하가 걸려 박사는 大머리한테 잡아먹히고, 박사가 혼백을 빼앗겼음을 안 우곤공은 그를 되찾으러 가는데, 아수라에 필적하는 거대한 몽마가 이미 박사가 자신의 몸에 소화가 되었으므로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기싸움을 벌이다가 그까짓 인간한테 이리 집착할 필요가 있나,하고 현실로 돌아온 우곤공은 그래도 내것은 내것이라며 박사를 구하러 돌아가는데...

 

세주에서 만든 인터넷 만화잡지+기타 등등 만화 콘텐츠를 가진 코믹스투데이에서 야심차게 연재했던 작품으로 뒷부분도 나는 보았지롱... 꿈속에서 먹히는 역할인 여자가 한 달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자 그녀의 엄마는 법력 높은 도사를 부르는데 도사는 사건 해결을 위해 정소운 박사를 찾아온다.(이건 2권에 나온 내용) 둘이 친군가봐. 그래서 2권 이후 연재분에서는 꿈속으로 들어가 우곤공이랑 함께 몽마랑 싸우다가... 연재중단 털썩. 어쩌면 구한 것까지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코투는 망해버려 지금은 성인에로만화 전문으로 변신!

 

2001년에 나온 단행본으로 이정애 선생님은 2002년 초에 임금체불과 그로 인한 생활고를 이유로 절필을 선언했다. 마침 어른여자만화잡지 나인도 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츄어계로 돌아가 생활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신 선생님은 야오이 소설계에 나타나 필명으로 활동하고 계신다.

 

오늘 만화를 보고 오랜만에 그 홈에 들어가봤다. 선생님이 소설 연재하시는 개인홈. 예전에 회원이었다가 선생님이랑 쪽지도 주고 받았는데 아무튼 탈퇴했었다. 후회스러움=ㅅ=;;;

 

최근에 길찾기에서 <루이스 씨에게 봄이 왔는가>를 재출간한다 그래서 뭔가 홈에 있을까 하고 간 건데 아마츄어인 지금생활과 프로만화가 생활을 분리해서 살고 계신 듯... 예전에 홈 주소 받을 때도 굉장히 비밀리에; 받았고, 그 홈에서 한 번도 실명을 밝히지 않으셨고... 뭐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나저나 길찾기는 정말 홈페이지에 왠만하면 작품소개 미리 안 올린다. 항상 한참 나중에... 허브에 예고편이 실렸는데 홈에도 좀 실어주지.

 

단행본만 내지 마시고 연재중단된 그 많은 작품들, 이거랑 뒷얘기 약간만 남았다는 열왕대전기, 청보법의 압박으로 원고에 화이트칠을 하다 중도하차한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을 보고 싶다. 지금은 사일런트 리밋이 너무너무 보고 싶다.

 

아주 예전에는 일본진출을 준비중이란 말씀도 들었었는데 그건 좌절된 걸까?

 

말하자면 프로로서 마지막 작품인 이 만화의 그림체는 원래도 얇은 선은 아니었지만 한층 두꺼워진 선때문에 약간 둔탁한 느낌이다. 배경으로 강이 있는 사진을 너은 것은 경악...=_=;;; 그런데 선생님이 컷잡는 것은 약간씩 이상하다. 전형적인 장면을 연출해도 좀더 그로테스크한 느낌이랄까. 내용말고 컷잡을 때 전형적인 게 약 15도씩 비틀린 느낌이다. 정확한 근거는 없다;; 나는 그런 점이 너무 좋다. 뭐가 다른 건지 자꾸 보게 된다. 그러다가 만화내용에 빠져 컷이고 뭐고 아무 생각없게 되곤 하지 후훗..;

 

새로운 작품들 보고 싶다. 소설보다 나는 만화가 더 좋다. 필력은 좋지만 역시 만화보다는 섬세하지 못한 느낌이다. 아무런 검열이나 감시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활동하시니까 그것도 나름대로 좋지만 역시 만화계로 돌아오셨음 좋겠다. 아마츄어로라도. 만화는 전혀 안 그리시는 것 같은데. 내가 모르는 정보도 있을랑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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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오 모토(萩尾 望都)

앗참 이 글에는 줄거리를 결말까지 다 적어놨으셈. 알고 읽어도 상관없는 작품들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정애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뽑은 기사를 읽고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를 사다 읽었었다.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이안이 제르미의 심장을 썰고 있다...

 

17권을 하루종일 읽고 뻗었었다. 만화를 읽고 몸을 추스르지 못해서 밥도 못 먹은 건 처음이었다. 기운을 차리고, 밥을 먹고, 밤새도록 다시 읽었다. 읽으면서 가슴을 쥐어뜯고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울다지쳐-_- 잠든 진짜 유일한 만화다.

 

'꽃의 24년조'라고 소화 24년(1949년)을 전후해 태어난 여성만화가들을 일컫는 전문용어가 있다.(자세한 내용과 하기오 모토 선생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 야오이가 의미없음을 일컫는 용어라면 하기오 모토 선생은 전혀 야오이 작가가 아니다. 근데 야오이 초창기 멤버신데 왜 야오이라고 규정이 되었을까? 초장(?)부터 야오이 개념을 박살내시며 혜성처럼 등장하셨다...고 말해봐야 초반 작품 못봤다-_-;;;

화려한 네임밸류만큼 작품들이 끝장난다...라고 해봐야 두 작품밖에 못 봤지만.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는 예이츠가 어디서 말한 건데.. 으음.. 역시 기억 안 나고 뭐랄까 이런 것이 명작이구나, 그리고 일본만화의 힘이구나하고 느꼈다.

 

줄거리를 대강 요약하면 엄마의 재혼상대(그렉)에게 엄마를 위해 성폭행을 당하는 소년 제르미의 자아가 파괴되는 이야기랄 수 있겠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아들은 모자관계에 친구이며 연인 이상의 모든 것을 둘만이 공유하는 관계이다. 게다가 엄마는 약해 빠져서 툭하면 자살을 시도하며 제르미를 겁줘 제르미를 자신의 소유물로 옭아맨다. 엄마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폭행을 감내하던 제르미는 양부의 차에 조작을 가해 양부를 죽이게 되지만, 예정에 없이 같이 차를 탄 엄마마저 죽는 바람에 모친살해의 죄악감으로 자신을 파괴해나간다. 이런 사정을 알게된 양부의 아들 이안은 제르미에게 손을 뻗지만 이미 늦었다. 제르미가 살인을 고백했을 때 성폭행과 살인은 너의 환상이라며 자기 아버지의 견실한 환상을 지켜내기 위해 제르미의 고백을 부정한 것이 오히려 제르미에게는 존재를 거부한 것이 되었던 것이다. 한 번 거부 당한 제르미의 영혼이 찢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아아 줄거리만 요약해도 괴롭다. 만화를 보면 진짜 괴롭다. 어떻게 성폭행을 당하는지, 어떻게 괴로워하는지 너무 자세히 나와서. 전반적인 구성상 특이하게 느낀 것이 보통은 성폭행을 당해서 죽여 버리고 괴로워하며 끝나거나 살인의 죄악감을 갖고 살아가는 자의 괴로움을 어정쩡하게 보여주는 게 대충의 공식(?)이라고 생각되는데 양자를 다 담으면서 무척 꼼꼼하게 묘사한다. 특히 심리묘사를 분위기로 묘하게 하는 게 아니고, 진짜로 제르미의 의식상태를 보여주니까 으에에 보는 사람이 이렇게 괴로우면 도대체 그리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그린 건지.

 

이안은 "사랑하는 것밖에는 제르미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다"며 여친 나디아를 버리고 제르미를 위해 헌신하지만, 자신 아버지의 망령에 휩싸인 것은 제르미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조언자는 서로 갉아먹을 뿐이라며 제르미에게서 떨어지라고 계속 얘기하지만, 제르미를 한 번 내친데 대한 죄책감과, 내 아버지가 행한 짓에 대한 죄책감과, 절망에 빠진 제르미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이 마음과, 제르미를 향한 참을 수 없는 욕정과, 사랑하는 마음과, 옭아매고 싶은 이 소유욕과, 아버지를 죽인데 대한 증오감까지...(이건 결국에는 희석되지만) 참아내지 못하겠다.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제르미를 폭행하던 그렉도 제르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르미에게 사랑은 육체의 욕망에 불과하고 추한 것이다. 그럼 나는 육체뿐인 인간이라는 거냐!라며 반박하는 이안에게 자신은 이안처럼 할 수 없다고. 아흐 슬퍼ㅠ_ㅜ

제르미가 슬프게 말한다. 살인자라도 사랑할 수 있을까... 제르미가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한 크리스마스 며칠전부터 정월까지의 기간에 이안과 제르미가 고통의 축제를 함께 하는 것으로 만화가 끝난다. 평생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건가. 점점 희미해져서 어느날엔가는 잊을 수 있는 걸까. 조각날 것 같은 나를 기워서 꽁꽁 싸매서 간신히 살아내야 하는 절망이 끝날 날이 올까?

 

만화에는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온다. 부모의 상처가 미치는 영향이나 아이는 부모의 종속물인가같은 얘기. 아악 요약이 안 돼ㅠ_ㅜ

 

이안은 나랑 좀 비슷하다. 제르미가 너는 이해 못 해.라고 말하는데 밖에서보는 나는 대부분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제르미를 이해할 것만 같지만, 이안처럼 안에 있을 때는 역시 이해를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해하고 싶어 죽겠는 걸~까지 비슷하다-_-

 

전화로 제르미가 이안에게 "내 머리속에는 이안이 살고 있어. 싫지는 않지만 슬퍼"라고 말하는 부분이 최고 가슴 찢어짐. 달콤한 사랑의 밀어. 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이북스에서 애장판으로 9권으로 냈다. 도대체 왜!!! 판권을 사서 번역해서 내지 않는 거야, 왜!!!! 이 좋은 작품을. 선생의 작품은 한국에 정식 번역된 것이 한 권도 없다.

 

잔혹신 일러스트집

 

마지널

키라의 얼굴>_<

 

일본 만화를 보면 '구원'의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나의 지구를 지켜줘>를 그린 히와타리 사키의 경우 <미래의 전각> 등 다른 작품을 봐도 굉장히 건강한 것이 한국인의 정서와 흡사해서 구원은 신이 하든 자신이 하든 구원되면 끝이다. 아싸 구원받았다 신난다로 끝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만화에서의 구원은,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파국을 조금 지연해주는 것이며 그것이 어떤 것이든 끝은 오고야 만다는 강한 절망으로 보인다.

 

<마지널MARGINAL>은 제목처럼 불모의 땅이 된 서력 2999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지금 시점에서 예상가능한 바 부자들은 이미 지구를 떠났고, 지구의 회생가능성 여부를 살펴보려는 거대 기업의 프로젝트로 지구의 몇 개 지구에서는 그런 부자들의 존재를 모르는 원시적 삶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라는 것이 "여자"가 없는 세상이다.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세계에서 컴퍼니에 의해 통제된 이 사회는 하늘에서 내려오신 모두의 '어머니(마더)'가 한 분 계시고, 그 분은 육체를 갈아입으며 죽지 않고 그들 중 일인으로 환생하여 끊임없이 아들을 낳아주시는 성스러운 분이다. 컴퍼니에 의해 마더로 간택된 남자는 수술을 당해 여성의 육체를 갖게 되고 세뇌를 당해 현실의 기억을 잊고 오로지 잠만 자며 성스러운 어머니라는 종교의 환상을 유지하는데에만 이용당한다. 세상 모든 남자는 모두 마더의 아들들이다.

 

주인공은 아시진, 키라, 그린쟈. 아시진은 죽지않는남자라는 별명이 어울리게 생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그린쟈는 줄어드는 출생자 수에 세상의 끝을 예감하며 마더를 살해한다. 이 극단의 두 남자 가운데에 위치한 키라는 지구라는 거대한 자궁을 회생시킬 목적으로  한 과학자가 만든 초능력자로 수태능력이 있다. 아시진과 그린쟈의 영향을 받으며 키라는 지구를 회생시키는 죽음 아닌 죽음을 맞게 된다.

 

결말에서 키라와 정신의 일체를 이루는 쌍둥이가 돌아와서 셋이 같이 살게 되는데, 키라는 지구와 함께 숨쉬는 생명의 근원이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마지널-불모의 땅을 종식시키는 구원이다. 구원은 생(아시진)과 사(그린쟈) 한가운데에 있으며 키라가 그린쟈에게 끌리듯이 죽음 쪽에 더 맞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구원은 찬란한 생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라는 용서가 아니다. 파국도 종말도 지연시킬 수는 있으되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만화에서 별로 그런 얘기를 한 건 아닌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ㅅ-

 

5권의 이야기에 꽉꽉 무척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반드시(?) 정독을...

대여점에 있을 것인가는 장담 못한다. 해적판이고 인기도 없었으므로...-ㅅ-

 

 

하기오 모또 센세. 예전에 웹써핑하다가 보고는 낼름 저장해 놓은 사진.

 

줄거리를 요약하면 많은 것을 떼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싫어하지만 이렇게 줄거리를 요약해 보았다. 부디 이 글을 읽은 분들이 하기오 모또님의 만화를 보는 영광을 누리시길 바라며...

글고 이따구로 간단히 적을 작품들은 아니고 난중에 절라 공부해서 열라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남으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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