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괴지이 마지막 편 봐 버림 (2019.9.8 추배도 결말 추가)

추배도 마지막 화 줄거리 & 결말 (스포)

애초에 오행 선생은 목주의 '방납'이라는 인사에게 《추배도》를 보낸 거였다. 그래서 추배도에 자기만의 금술을 건 뒤, 제자 연견귀를 시켜 추배도를 배달보냈다. 추배도를 쫓는 십사낭과 구도인, 산적 등 패거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배도를 쫓아 손에 넣었지만, 오행의 금술을 깨진 못한다. 그러다 신흥종교 '끽채사마' 패거리를 만나 마침내 추배도를 열 수 있다는 '만년루'에 들어가게 된다.

이 끽채사마의 얼굴 가린 수장(?)은, 이미 연견귀가 한 번 봤어서 예상가능하듯이 오행이 연견귀에게 찾아가라 일렀던 청계현의 여태공이었다. 여태공은 끽채사마가 추배도를 차지할 뜻은 없고 내용이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만년루 안에 들어가서 그 부분만 읽어보겠다는 거였다.

여튼 지난 번에 여태공이랑 연견귀는 이미 만년루에 들어간 바 있음. 그 때 이후로 여태공 실종 상태였고. 이번에 끽채사마가 열어준 만년루로 통하는 문은 바위에 있었다. 만년루는 사실은 지상의 석탑이 아니고 지하에 지어진 거였음. 그래서 중력도 이상하게 작용하고, 연견귀가 전에 들어갔을 때 정신 못 차린 것도 위로 간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래기도 하고 공간이 저세상 이상한 공간이어서 그런 거임. 그런 공간이기에 아무 금술도 안 통하고, 기를 날려도 노린 방향으로 안 날라가고 휘어지는 것. 그래서 이들을 쫓아들어간 연견귀랑 희대의 검사 십사낭도 제대로 못 싸움.

아버지 행적을 쫓아 따라온 소옥까지 등장인물이 모두 만년루에 모였더니 드디어 방납이 나타남. 사실 방납은 북송 말기에 난을 일으킨 역사적 인물임. 난은 실패했지만 북송이 망하게 된 주요 계기였음. 암튼 이 방납이 일으킨 난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를 방납도 그리고 십사낭 패거리도 궁금해 했던 거임. 십사낭이 왜? 싶겠지만 잘 보면 이전에 십사낭이 '그 분'이라고 방납을 가리킨 건진 몰랐지만, 섬기고 따르고자 하는 인간이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음. 즉 십사낭과 그 패거리는 방납이 난을 일으켜 새 왕조를 만드는 데 성공할지 궁금해서 추배도를 그렇게 쫓았던 거임. 성공한다고 예언서에 써있으면 방납한테 가담할라고.

방납이 추배도를 열고 막 읽고 해석하는데 자기가 승리한다고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석함. 이 때 오행이 나타남... 오행은 너의 해석은 틀렸고 너는 망한다고 해석함. 오행이 어떻게 만년루를 찾았고 이 만년루라는 공간에서 술책을 부릴 수 있을까 방납도 궁금해 함. 오행이 친절히 설명해 줌. 사실 두 사람은 한 스승 밑에 배운 동기간이었음. 그러다 연락도 끊겼는데 추배도를 읽은 오행은 방납을 말리고 싶었던 것 같음. 넌 망할 거니까. 하지 말라고. 추배도에 건 금술이 만년루에서 풀리니까, 자기 금술이 풀리는 공간을 찾아서 올 수 있었던 거임(애초에 노렸던 것). 그리고 만년루는 사실은 쌍둥이(?) 건물임. 지상에 세워진 왕이 가서 기도하는?? 그런 지상 석탑에서 같은 시간 스님들이 불경을 외게 해서 만년루의 힘을 약화시킨 거임. 그래서 오행이 힘을 쓸 수 있도록.

그래서 방납과 오행 두 사람의 대결(?)로 지하의 만년루가 산산조각이 남(측천무후 지못미). 방납은 지상의 쌍둥이격인 휘종의 만년루도 무너졌으니 송은 역시 망한다는 거라면서 즐거워 함. 그리고 지금은 일단 퇴각한다며 나중에 오행 자네랑 연견귀를 또 보게 되겠지 하고 도망감.

십사낭 패거리는 합류하면 최소 개국공신이고 안 되도 뭐.. 그러면서 방납에 합류할 것처럼 말함. 마지막에 방납의 난 망했다는 언급으로 얘기가 끝남..

넘 길게 썼지만 빠진 것도 있을 것 같고 부정확한 것도 있어서 나중에 보충할 수도 있음. 넘 길다 ㅜ 개인적으론 노잼이었음.. 뭔가 하시고자 하는 얘기는 다 들어간 것 같은데 그래도 한 화에 때려박느라고 소옥이나 여태공 얘기도, 방납 얘기도, 십사낭 패거리 얘기도, 다 그냥 줄줄 입으로 얘기하는 수준이었고 우리 연견귀 연광아ㅠㅠㅠㅠ 얘가 왜 그런 고생을 해야 했던 거냐고... 그런 마음으로.. 그리고 휘종의 악행에 대해 중간중간 계속 언급한 것도 방납 관련 떡밥이었던 건데 너무 회수가 안 되었다..


그슨대님의 [제괴지이 뒷권 언제 나옴]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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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3권으로 완간되며 50페이지를 새로 그리셔서 추배도 시리즈를 마무리지으셨다. 그래서 3권만 샀는데... 일단 책을 받고 혼자 깔깔깔깔 웃었다; 책이 두꺼워서 그런가 왜 이렇게 거대하게 느껴지지? 실제로 사이즈는 한국 정발된 4권짜리 제괴지이랑 다를 바 없는데 두꺼워... 그래서 그냥 거대해 보여 ㅋㅋㅋ 책이 종이질이 엄청 좋고 ㅋㅋㅋ 인쇄도 뚜렷하니, 그림의 미세한 부분을 잘 잡아내서 한층 못 그려 보인닼ㅋㅋㅋ 그래서 혼자 개 웃음; 아니 우리 모로호시님 ㅜㅜㅜㅜ 진짜 못 그린다 ㅋㅋㅋㅋ 아 이거 팬된 도리로 내가 출판사 담당자라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 국내 정발된 판과 겹치는 부분들을 비교해 봐도 국내 정발본이 종이질도 더 구리고 인쇄도 뭉툭하게 돼서 더 잘 그려 보인닼ㅋㅋㅋ 이거 뭐 아주 미세하게 인쇄된 거 보니까 선을 대충 그으시는 게 맞군요 그냥 대충 찍찍 그은 거잖아...;; 그런데 팬된 자로서 리얼하게, 진짜 원고에 가깝게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한편 인쇄로 그림을 뭉그러뜨려서라도-ㅅ- 나름 미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책이 완전 물신편 하나 써야될 정도로 완전 잘 만들었다. 사양이 끝내줘 내가 항상 어린 시절부터 왜 단행본에 연재 당시 컬러 이미지 다 넣고 작가 후기 넣고 초출일람 적어주지 않는 걸까? 하고 생각했던 게 완벽 구현돼 있다. 이 출판사 다른 시리즈도 이렇게 내는 지 모르겠지만 담당자가 확실히 모로호시 빠인 듯... 그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 까의 성질도 엿보이나 원래 빠가 까 되는 거라매. 그런 거에여 ㅇㅇ

그리고 책이 무거우니까 화나는 일 있으면 들고 콱 그냥 내리쳐서 냅다 사람을 때릴 수 있을 것 같으다... 확실히 그런 간지다. 근데 표지 뭐야 무서워...ㅜㅜㅜㅜ 표지 뭐야 저 아줌마 측천무후냐규 마지막 편에서 감히 측천무후 귀신을 병풍 만들어놓고 표지에 버젓이 뙇... 그것도 무섭게.. ㄷㄷ 근데 ㅋㅋㅋㅋ 아 방금 알게 됨 나 이중 표지로 해서 표지 벗기면 그 안에 숨어 있는 그림 제공하는 것도 완전 좋아라하는데 이건 뭐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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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깜짝이야; 작가님 보호;;를 위해 내가 채도를 낮췄다; 어휴 이 컬러감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

너무 졸린데 궁금해서 졸면서 읽었는데 그리고 보고 조만간 짬 내서 번역할 생각도 있었는데 아...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구나...ㅜㅜ 실망스러웠다. 물론 완결을 내 주시는 게 여러모로 좋지만... 아니 이건 뭐.. 이 오행 작자가 귀여운 연견귀 쌩고생시킬라고 개수작 부린 거구나 하고 화가 날 지경이었다. 빨리 끝내야 되고;; 원래 초기부터 구상하셨다던 만년루 무너뜨리는 거 해야 되니까 그냥 막 모든 인물 다 한자리에 모여서 다 끝내 버린다; 근데 이럴 거면... 도대체 우리 연견귀랑 십사낭은 왜 죽일 듯이 싸운 거며 아무리 도적들이라 한들 우리 연견귀는 왜 그렇게 많은 살생을 저질러야 했던 것인가... 응 오행 이 작자야... 오행 이 바보 같은 닌겐 땜시 이게 다 뭐냐고 하늘도 날라다닐 수 있으니까 니가 애초에 날라오지 어휴 방납이랑 둘이 아주 그냥... 뭐 이런 바보 같은 소리나 할 만큼 ㅜㅜㅜㅜ 이게 뭐야 ㅜㅜㅜㅜ 싶었다. 그냥 아 도대체 추배도를 둘러싸고 어떻게 되는 거야 두근두근 꺄 궁금해 미치겠다~~ 싶을 때가 더 햄볶했기에... 아아....; 내용 별 거 없다는 네타를 봤을 때 믿지 않았는데... ㅜㅜ 모로호시 선생이 더 서운하시겠지 흑흑흑

일본 아마존 검색해보니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도 새로 냈네... 권마다 10페이지 안 되게 새로 그리신 게 들어있네.. 아아 갖고 싶다... 가져야 돼... 응... 갖고 말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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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 자랑] 이정애의 만화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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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결코 그리스도를 침범하지 못한다' -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 중에서

 

내가 아는 한 이정애 쌤이 절필한 뒤 낸 만화 동인지는 이게 유일하다. 아쉽게도 한 권 짜리는 아니고 단편 하나가 실린 합동지지만, 당시 상업지에서 그릴 수 없었던 성행위 장면을 담아 이후 소설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료<다. 그걸 내가 갖고 있다 캬캬캬캬

 

나는 이정애 쌤의 마지막 상업지 작품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을 잡지 연재로 봤었다. 당시 잡지에 멀쩡히 게재됐던 남성간 키스씬이 단행본으로 나올 때는 화이트칠돼 있어서 깜짝 놀랐었다. 화이트칠도 깔끔하게 된 게 아니고 분노에 넘쳐 엉망으로 그림을 훼손하고 있다. 아쉽게도 그 때 잡지는 전부 버려서 원본을 갖고 있지 않다ㅜㅜㅜㅜ 서울로 학교를 다니며 연애를 하고 문학작품들을 읽으며 만화에 대한 열의가 희미해졌을 때 아빰이 이사했다고 버리라고버리라고버리라고 난리난리 구박을 해대서 ㅜㅜ 아아 오케이하자마자 거실 한켠에 산처럼 쌓여있던 잡지를 아빠가 1만 오천원에 고물상에 넘겼던 것이다. 아오 말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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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랄한 화이트칠 ㅜㅜ

 

이정애 쌤의 만화들은 지금 동인녀들이 읽는 판타지인 BL이나 좋아하는 작가라 밝히신 바 있는 하기오 모토식 소년애와도 거리가 있었다. 성별과 무관한 벌거벗은 채로의 인간 대 인간의 사랑, 아니 인간이라는 탈까지도 벗은 존재 대 존재 간의 사랑을 그리기 위해 동성간, 남매간 사랑을 그리고 동물, 외계인, 유령, 시간 패러독스에 빠진 다른 시대의 인간, 인간의 천적인 새로운 지성체와의 사랑을 그린다. 또 이성 연애더라도 여성을 부러 남자처럼 그리거나 성별이 모호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동성애에 대한 메타포로 읽힐 경우에도 지금의 장르화된 BL과는 좌표축이 달랐다 (퀴어 쪽도 아니다). 하지만 이후 소설들이 만화와 단절적인 건 아니다. 존재와 존재의 사랑이란 테마는 소설에서 더욱 극단까지 밀어붙여져 사이비 종교 같다는-ㅁ- 평가마저 있었다. 또 육신을 초월한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이란 주제는 "난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 널 좋아할 뿐인데 근데 니가 남자다"라는 비엘 장르의 주요 판타지와도 맥이 닿아 소설 쪽에도 매우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요소도 많다).

 

나는 다른 여자 고딩들과 달리 일본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았었고 때문에 비엘의 존재조차 몰랐다. 나 고딩 때 이미 팬픽이 융성했는데 그런 것도 몰랐다. 한국 만화책도 읽을 게 넘나 많아서 다른 데에 관심이 미치지 않았다. 이정애 쌤 절필 소식을 들은 뒤 미친듯이 소식을 찾아헤매다 옥션에서 절필 후 작품을 구할 수 있단 얘길 들었고, 그렇게 해서 이 동인지를 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프리미엄으로 구했다 썩을) 그 다음 수순은 자연스레 성인동 입tothe성으로 이어졌다. 물론 그 전에, 그니까 동인지를 본 후에, 이런 신세계가 있었어...라며 다양한 일본 비엘 만화를 섭렵했고 그러다 몇 년 뒤 흘러들어간 거지만 여튼.

 

이 단편을 아끼고 가끔 펴본다. 소설로라도 창작 활동을 이어주셔서 팬으로서 고마운 마음이지만 아무리 봐도 만화가 훨씬 좋다. 만화에서 간결하게 연출한 장면들이 소설에서는 구구절절 묘사되기 일쑤다. 혹시 잡지 연재라는 지면의 제약이 없다는 그런 문제도 있을라나. 여튼 자야 되니까 쌤이 다시 만화 그려주시면 좋겠다고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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