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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허대짜수짜님!

 

영화의 장르는 노동개그판타지였다. 어떤 장르든지 몇 개가 섞여들어오지만 개그도 재밌었고, 현실에 없는 꿈같은 내용도 중요하고. 그래서 노동/개그/판타지 영화.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노조 대의원까지 하며 평생 열심히 노동운동을 한 허대수님은 100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사측과 싸우다가 비정규직 20명만 자른다는 적정선에서 합의를 보고 투쟁을 끝낸다. 내가 사장이야? 내가 짤랐어? 하면서도 비정규직 동지들 보기 초큼 거시깽이하고... 그러던 와중 미운털 박힌 비정규직 직원이 애지중지하는 딸이 결혼하려는 자임을 알고 저지하려 하는데...< 더 쓰면 스폼

 

요즘 개인이 시대 앞에 정말 무력하구나 슬퍼하고 있는데 영화에도 나온다. 허대수님이라고 왜 고민이 없겠는가? 20명을 끌어안고 투쟁할 것인가 80명 안전하게 갈 것인가 계산이 필요할 것이다. 파업하면 손배 때리고 감옥에 쳐넣고, 20명 안고 가려다가 200명 잃는 거 아닌가 두려울 것 같다. 살기 위해 투쟁하는 건데, 정말 다 죽이려 들고. 현장에 없는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 거 같다.

 

10년 전, 산재 처리도 안 되는 근골격계 질환을 얻고 회사에서 쫓겨난 친구는 투쟁해 보고 싶다고 하지만, 다른 투쟁으로 바빴던 허대수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픈 동료를 가벼이 여긴 건 아니고 너무나 바빴겠지만 역시 소홀히 했으니까 일말의 도움도 주지 않은 거고, 그렇지만 허대수님이 초인도 아니고 모든 투쟁을 다 할 수는 없고 투쟁의 우선순위를 매겨야 했겠지. 그것도 참... 감히 말하기 힘들다.

 

갑갑할 수 있는 얘기를 보는 사람 불편하지 않게 풀어낸 것 같다. 정규직vs비정규직 문제의 세밀한 결들을 다루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문제를 축소/단순화시키고자 함이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관객이나 정규직을 공격하지 않고 진짜 연대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하에 쓰는 지적은 앞으로의 더 좋은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거다. 내가 상업영화를 쉽게 막말하는 것과 다르단 걸 글로 나타내야 하는데 잘 못해서 비겁하게 적어둠.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관계자분이 보시고 실망할까봐;

 

 

영화가 어떤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걸까. 전단지에 써있는 신문기자의 말처럼 정규직에 대한 호소인지 계몽인지. 이 문제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근데 비정규직이랑 정규직이 뭐가 다르지?"라는 의문을 자아내고, 좀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이 너무 허황된 거 아닌가.

 

갈등도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비정규직 사윗감은 너무 훈남이다. 훈남을 넘쳐서 대인배... 또 마지막에 허대수씨가 (자초한)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다른 사람 의견 듣지도 않고 벌떡 일어나는 건 뭐지. 노조가 원래 대의원 개인 변덕 하나에 좌우되는 건가? 사실 노조 활동에 대해 전혀 몰라서, 실제로는 안 그렇겠거니 싶으면서도 진짜 실제로는 그러는 건가 싶다. 영화적 과장이라고 보기에는 그렇게 개인적인 마음으로 결정하고 벌떡 일어나는 건 영화에서 아무 역할이 없다. 오히려 영화의 말미를 급하게 끝내버린다. 옛날 선전 영화에서나 볼 법하지 않은가. 

 

또 문제를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도로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딸과 엄마의 관계는 부차적인 게 아니고 3차적으로 나온다. 단지 엄마의 비중이 적은 게 아니고 엄마와 딸의 관계는 아예 없어 보이는... 그냥 자연스러운 대화나 제스쳐 몇 개만 넣어줘도 좋았을텐데.

 

그리고 이것은 지적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훈남 사윗감의 옷 메이커가 써스데이 아일랜드였다. 그 라벨이 자꾸 신경쓰였다. 어깨에 붙은 그 상표, 떼고 찍었으면 좋았을 걸.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써스데이 아일랜드 못입는다는 건 아니다. 거기도 파격세일하면 2,3만원에 티셔츠 살 수 있고, 좀 비싸도 입을 수도 있는 거지. 다만 캐릭터랑 걸맞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내 자신에게 그럼 비정규직의 한 '전형'을 보여주게 완벽히 가다듬어져야 했냐는 의문이 드네. 흠... 그건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만 써스데이 아일랜드 사입는 삘이 전혀 아니었다, 캐릭터에 안 맞았다가 맞는 말이겠다. 전형적인 인물상으로 그러라는 게 아니고.

 

그렇지만 이건 상업영화는 아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대중영화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큰줄기 위주로 부드럽게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 영화적 완성도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으음... 그러나 영화의 스타일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보다는 내용 면에 고민의 무게를 두는 것 같다. 그래서 뭐 스타일을 가지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 일반관객인 나로서는 수십 수백억 들이는 상업영화의 때깔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만 더 흥미롭게 찍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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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 등록일
    2008/08/28 11:52
  • 수정일
    2011/02/16 01:16
  • 분류
    마우스일기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책벌레, 2000

  



이 노래는 모어댄아캔세이... 저자랑 가수랑 이름이 가터 이름만 레오
 

난 영화를 볼 때도 드라마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밌으면 화면이고 연출이고 디테일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 비평도 못하고 드라마에 흠뻑 빠져가지고 등장인물 거의 모두에게 완전 감정이입하면서 넋을 놓는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엄청 약하다.

 

자본주의가 봉건주의에 어떻게 승리했는지, 자본주의가 붕괴할 모순이 무엇이고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이런 사회과학적 주제를 이야기책처럼 술술술술 너무나 재미있게 써버린 이 책도, 두 번 읽었는데 볼 때마다 정신을 빼놓고 너무너무 재미있어!!!! 이게 뭐야!!!! 너무 재미있어서 넋과 혼과 백이 자꾸 빠져나가는 바람에 붙드느라고 힘들었다. 그래가지구 두 번째에는 메모하면서 봤는데 정리하자니 너무 많자네...; 정리의 압박...;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뀐 게 나는 상품이란 것에 거의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_-;;

자본은 이윤을 남기고 되팔기 위해 상품과 노동을 산다. 자본주의의 상품들은 사용하기 위해 생산되는 게 아니고 자본가 이윤 남기라고 생산된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해도 돈이 안 되면 생산되지 않고, 이미 생산된 것들을 폐기처분하기도 한다. 폐기처분해서 상품 가격 조절하라고 정부가 보조금 주기도 하고.

 

(이런 얘기가 옛날에 드라마 <여인천하>에 나왔었다. 대상인 백도주;가 비단 등 비싼 상품들을 불태운다. 아깝다고 난리치는 소녀(?)에게 단호하게 매운맛을 보여주며. 그것도 참 인상 깊었다 저 아까운 물건들을... 미친 거 아냐? 미친 게 아니고 합리적인 거지 여튼 그게 나한텐 미친 거임)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용에 중점을 두고 구매하지만 일단 내 맘속이 불쾌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불쾌하긴 한데 기존에 '사용'과 '이윤을 남기기 위해 생산된다는 것'을 섞어서 상품을 증오했는데, 자본주의 하의 상품만 증오하자. 전/후 자본주의의 상품까지 증오하진 말자. 결국 현상태에서 크게 변하는 건 없지만 사상적으로 쩜...;

 

지금도 미래사회에도 나는 기성상품 구입보단 자력갱생=자가생산=자초위난(잉>??)을 중시하지만 내가 사용할 모든 걸 내가 생산할 수는 없고, 그걸 어찌할 수 없이 타협/포기의 영역으로 보지 않고 지극히 온당하게 보자. 돈이 매개된 계산적인 관계로 보지 말고 사회를 이루는 나자신과 다른 인간들의 음유로운 조화라고 하자. 음 좋아 근데 음유가 뭥미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자본이 축적되는 과정이 이해가 안 갔다. 제3세계를 정복/약탈/수탈(=무역)해서 자본을 축적?? 울타리를 쌓아서 양을 쳐?? 아무튼 무에서 유가 나올 순 없고 그 전에 없던 자본이 어쩌다 폭발적으로 축적이 되었냐고. 바로 지구의 파괴의 시초인 거로다. 석탄 캐고 광물 다 캔다고 광산 만들고... 전에 없던 방식으로 전에 없던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 폭발적인 노동 착취 뿐 아니라 자연 수탈도 시작된 거임 맨틀까지 뚫어버리지?? ㅋㅋㅋㅋ<

 

 

이 책의 한국어판 번역자는 30년대 소련과 관련된 21장은 오늘날에 비추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책에서 제외했다고 말한다. 뭥미... 30년대 소련과 2000년(번역연도) 한국이야 당근 다르고... 뭘까... 소비에트 죠낸 찬양했을까?? 암튼 그냥 번역해 두면 독자가 알아서 판단할 거 아녀!!!!!

 

책에 대한 온갖 찬사를 쳐바르고 싶은데 엄... 아 맞다 내가 어린 시절에 세계사를 무지 좋아했는데 읽고 또 읽고 초딩시절부터 많이 읽었다. 근데 항상 산업혁명 전까지만 읽었다. 산업혁명 이후는 도저히 천하고 재미없어서 읽어줄 수가 없었다. 이야기의 측면에서 그랬던 거 같다.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를 어찌나 재미있게 얘기해 주는지 정말 우리 할아버지 삼고 싶다니깐?? 할아버지가 옛날 얘기 해 준 적은 없고 할머니만 해줬지만 남자니까 특별히 할아버지 삼고 싶다고 말해줌 아 지독한 나의 성별구분<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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