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쉬(숭어의 영화감상)


  <크래쉬>라고 굉장히 야한 영화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제목만 듣고) 얼른 빌려본 기억이 난다. 아니나 다를까. 첫장면부터 화끈한 거시기였다.

 

 비행긴가, 자동차에 몸을 치대고 있던 데보라 윙거를 어떤 남성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뒤에서 말도 안해주고 슬그머니 다가선다. 오예~ 그러나 데보라 윙거는 처음엔 흥겨워하다가 곧 짜증을 낸다. 너 같은 거 싫어! 나는 비행기가 좋아! 라는 투의 눈빛을 보내며.

 

 데보라 윙거의 취향은 그런 쪽이었다. 그의 남편도 마찬가지. 그 부부는 서로의 불륜을 장려하는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남편 역할은 제임스 스페이더였는데, 제임스 스페이더는 어느날 차를 몰고 가다가 홀리헌터의 차와 충돌한다. 그 사고로 홀리헌터는 옆에 타고 있던 남편을 잃는다.

 

 제임스 스페이더는 미안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사고로 충격을 받고 헤롱헤롱한 홀리 헌터에게서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급기야 그 둘은 매우 친밀해지는데-데보라 윙거는 역시 즐거워하며 이 불륜을 용인해준다. 흐흐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불륜 영화가 아니었다. 불륜만 계속 된다면야 볼 때는 좋고 나중에는 기억에도 남지 않았겠지만 이 영화는 크래쉬- 충돌에 관한 영화였다. 제임스 스페이더 부부는 홀리 헌터의 인도에 따라 자동차 충돌에 쾌감을 느끼는 무리들을 잇따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충돌과 연관된 쾌감을 이론화시키고 실험을 진행해갔다.

 

 급기야 충돌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러나 역시! 남은 사람들은 사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충돌실험을 계속해 간다. 원래 사고를 노리는 이들이니...

 

 그러다가 제임스 스페이더 부부가 몰고가던 차가 언덕을 구르는 사고가 일어난다. 떼굴떼굴 굴러서 피를 흘리는 부인 데보라 윙거. 제임스 스페이더는 부인에게 아주 아주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사고 직후 부상당한 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제임스 스페이더

 

 속도에 미친 사람들이 저들 뿐이랴.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끝장이다.

 문명도. 자본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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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딩 때 굉장한 사람의 추천으로 봤는데, 나랑 세계가 너무 달라서 몽땅 변태라고 생각했다. 추천한 사람까지-. 숭어의 마지막 말 멋지다.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끝장이다. 문명도. 자본주의도.

으에에 무서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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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숭어의 영화감상)

 9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본 영화.

 나와 펜팔하던 혜화여고 성악하는 여성과 함께 보게 되었다.

 신고나갈 운동화가 너무 볼품없다고 생각한 나는 리틀보이의 신발을 빼앗아 신고 극장을 간다.

 보충 수업을 쨌던 건 당연지사.

 

 고2는 펜팔의 전성시대였다.

 모 한범이라는 사람과 모 현근이라는 사람이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바람에

 나에게도 몇 통의 떡고물이......ㅋㅋㅋ

 

 하긴 이런 적도 있었다.

 ㅅㅈㄴ의 사진. 박광식의 편지내용. 나의 글씨체. 등을 조합한 가상의 고2남학생을 만들어 펜팔을 하기도 했던 것이었던 것이다! 두둥! 

 

 여하간 약속장소는 시내 타워레코드. 음악 얘기 좀 하다가(걔는 클래식 재즈. 나는 헤비메탈 따위)

 영화 얘기 좀 하다가~~ 그 여자애는 영화 겁나게 많이 보는 인간이었는데, 편지에도 노상 영화이야기가 주구줄창 써 있었다. 밥을 사먹고 영화를 보고 노래방에 갔다. 성악부와의 노래방......아아 그것은......

  그 얘는, 모든 노래를 성악으로 부르는 뚝심을 보여주었다. 

  

 만나고 나서 3번 정도 편지가 오갔고, 고3이 되었고, 서로 바쁜 척! 연락이 끊겼다. 아마 영화 봤던 것이 서로에게 큰 심적 타격을 준 것이리라. 그 애 집안이 엄격하여 내 이름 대신 '미정'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네.

 

 영화는 재밌었다. 심은하가 참 예뻤다. 그 때는 마냥 좋았는데 이 영화가. 다음날 두들겨 맞을 것을 싹 잊게 만들만큼.

 

 나이를 먹고 심은하 또래의 여자들을 가만히 살펴보며

 두루두루 접해본 결과.(이상한 뜻 결코 아님)

 저 나이에 심은하처럼 살기란 참말 힘든 것이다. 꿈 같은 것이다. 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빨을 잘 안닦고 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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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가 하도 좋아해서 2001년인가 같이 봤는데 오오 생각과 너무 달랐다.

워낙 로맨스 영화는 안 좋아하는데(로맨스 만화, 드라마는 다 좋아함) 숭어가 추천해 준

해리 샐리랑 미술관은 상당했다. 해리 샐리는 미국영화의 힘을 느끼게 했다. 그 옛날 영화를

나는 티비로도 다 본적이 없는데, 햐~ 음악도 해리코닉쥬니어가 맡구 아니 10년 넘게 흘러도

구성이 탄탄한 것이, 뭔가 훨씬 재미나는 스토리의 다른 영화를 많이 봤는데도 이것이

문화가 축적된다는 것이구나, 하고 확연히 느꼈다. 흡인력이 엄청나다.

미술관은 뭐 전혀 비슷한 건 없구 그 홍선미 맞나? 그 연기자를 아직 기억하는 드라마 모델

때문에 바보라고 알고 있었는데-_-; 와~ 그 분 출연하는 장면장면마다 다 좋았다.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는데 기억은 안 난다. 그 갈림길에서 만나기 전에 뭔가 삐걱했는데-

 

숭어가 처음 사준 씨디가 해리샐리 OST인데 째즈도 거의 스탠다드스러운 것만 좋아하는

나는 특별히 좋지 않았다. 음... 선물받은 거라서 특별히 많이많이 들었어도 그렇게 좋은 줄

몰랐다. 씨디 껍데기에 써있는 감독이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는 좋았지만.

흠.. 근데 얼마 전에 오랜만에 듣다가 정말 화들짝 놀랐다. 너무 좋아서.

해리코닉주니어 얼굴은 별로 맘에 안 든다. 미남이라고 칭찬이 자자하길래 그냥; 

 

아무튼 미술관 옆 동물원도 좋았다는; 그러고보니 거기 소풍갔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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