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아직 다 못 읽었지만 처음부터 역시 재미있어!!! 작가의 명성에 기대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보았는데 다짐이고 나발이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재미있다.

 

티없이 맑은 영혼을 가진 순수한 여자주인공과, 태생적으로 어느 공동체에서나 거부당하지만 그 능력만은 엄청난, 툴툴거리지만 엄청 물러터진 남자주인공이 일정한 목적을 갖고 여행을 하며 사연을 가진 여러 사람을 만나 함께 요괴를 물리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설정=_= 그래서 나는 이렇게 여행하며 싸우는 판타지물은 안 본다..기보다는 궁금해서 1권을 봐보고 더는 못 보는데, 이누야샤는 견딜 수 없이 재미있다.

 

일단 두 개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데,

이누야샤의 아빠는 왜 인간을 위한 철쇄아를 만들었는가?

이누야샤 너는 키쿄우와 카고메 중 누굴 더 좋아하는 것인가?

 

정말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후자☞☜

 

이게 기존의 판타지랑 비슷하면서도 정말 쿨한 게, 하지 않아도 될 말은 하지 않고, 우정이나 믿음같은 닭살스러운 걸 고독자로서 받아들이지 않으려다 결국 인정하게 되는 챙피한 모습을 연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정말 귀여운 주인공들♡ 그리고 남자 캐릭터와 여자 캐릭터의 얼굴이나 신체가 뚜렷이 차이나지 않고 다 귀엽다. 너무 좋아

 

또 반요(인간과 요괴의 혼혈)이라는 흔들흔들한 정체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누야샤는 그렇다고 거기에 심하게 집착하고 자기 존재를 혼혈에서 구하지 않는다. 역시 쿨해. 내 생각엔 작가가 굉장히 쿨할 것만 같은디.

 

나도 이누야샤같이 내가 다른 차원에서 돌아오면 내 냄새를 맡아주는 남자친구 있음 좋겠다-_- 사실 나는 이누야샤도 귀여워 미치겠지만, 형님 셋쇼마루!!! 꺄아아 너무 멋있어. 잘 생긴 남자는 뭐가 달라도 달라서 이누야샤보다 머릿결이 엄청 많다!(머릿결이 많다는 건 보면 알 수 있음;) 나는 뭐가 어쨌든 역시 비정한 사람이 좋아욧

 

주인공 카고메의 전생의 혼 키쿄우는 무슨 일때문에 카고메에게서 떨어져나오고, 나라쿠(奈落)라는 무서운 이름(지옥, 나락)을 가진 악당은 자기의 정신과 육체를 자꾸 분리해 자신의 분신이며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내며 스스로는 수백만 요괴와 인간의 혼합체이기도 하다. 이런식의 분열이 결말에 가서 주제로 엮어질 것 같다. 아님 말구

 

이 만화가 너무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에피소드가 몽땅 재미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볼만한만화기근의시대를 구가하던 나로서는 엄청난 발견이다. 이 대작가의 란마1/2은 어릴 때 재미있게 봤었는데, 돈되는대로 봐야지. 그림체의 굴곡이 굉장히 옛날만화같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지만, 오히려 깨끗한 펜선을 좋아하던 나는 요즘 나오는 만화들의 깨끗한 펜선이 천박하게 느껴질 지경에 이르렀다. 그 세련되지 못한 굴곡이 너무나 좋아라. 대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능숙한 연출마저 좋아 죽겠다.

 

이누야샤 감상은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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